(전회에 이어서)
라오 푸는 23세에 중국을 떠나 독일로 이주하여 드레스덴 미술 아카데미에서 회화와 그래픽을 공부했습니다.
독일 미술관에서 그는 자신이 영향을 받게 되는 거장들의 회화들을 접합니다.
라오 푸는 풍경에 관심이 많아서 그 강렬함과 광대함을 작품에 표현해 왔습니다. 이중 또는 삼중 원근법을 사용하여 풍경의 웅장함을 배가하고 한 그림 안에 여러 시각 영역을 포함시켜 보는 이에게 매혹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그의 거대한 풍경화에 등장하는 유령 같고 투명한 인물들은 하나의 환경 속으로 녹아들어, 그들의 감정과 화가의 감정을 거울처럼 비춰줍니다.
라오 푸에 따르면, 그의 풍경은 그의 내면세계를 반영하지만 동시에 자유롭게 해석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의 서사적이고 신비로운 세계 속에서는 시대와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그는 인간의 본질과 순수한 표현을 담아내고자 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초월하는 보편적 예술을 창조하고자 합니다. 아직까지 저는 작품을 통해 그가 설명하는 것들을 공감해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상력이 너무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자꾸 접하다 보면 시각이 바뀌게 될는지도 모르지만...
'In the Rain'은 붉은색과 초록색 나무가 늘어선 언덕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작품은 괴기스럽고 기이한 환상적 풍경이 묘사되지 않아서 보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첨탑, 집들, 그리고 저 멀리 뻗어 있는 길이 펼쳐져 있는 풍경입니다. 비가 내리는 모습은 식별이 안 됩니다. 'Am Ufer'보다 더 고요한 그림인 이 언덕들은 반 고흐의 그림처럼 흔들리고, 그늘진 언덕은 온통 파란색과 남색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흙빛과 파란색에 거의 녹아든 듯, 비가 오고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우산을 든 인물이 전면에 보입니다. 이 인물 묘사에 기이함이 담겨 있군요. 역시나 라오 푸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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