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에곤 실레의 대표작이 아니다. 그리고 이 그림의 모델 발리 노이칠이 실레의 아내가 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가 그린 그림 중에서 이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든다. 눈은 마음의 등불이라 하는데 에곤 실레는 그가 애인관계로 지냈던 이 여인의 마음을 꿰뚫어 본 걸까? 그녀의 마음은 촉촉이 젖어있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에곤 실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알아도 그의 그림에 적잖은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내가 보는 견지에서도 그의 작품을 부담없이 감상한다는 일은 보통 사람으로 하기 어려운 일이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그를 대표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적나라한 나체인 데다가(포즈도 촘 그렇고..) 어떤 작품들(주로 자신의 자화상)은 뼈다귀만 붙어 있는 형상이어서 시선을 몹시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