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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나라-아시아 9

김환기(金煥基) / 2 - 뉴욕 시대

(전회에 이어서)     서울시대(1960~1962)    는 개인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 그림으로 김환기가 당시 즐겨 다루던 소재인 여인, 항아리(도자기), 사슴, 새(학)를 망라한 대작입니다.인물과 소재가 평면적으로 그려져 있어 장식적인 느낌이 납니다. 비엔나의 클림트 작품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한 것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은 유화로 제작된 것이지만 파스텔톤을 띄고 있어 밝은 느낌이 강합니다. 이건희 컬렉션에 들어가 있다가 국가에 기증된 작품입니다.      뉴욕시대(1963~1974)   이 작품은 김환기가 뉴욕으로 이주한 후 첫 작품으로 이전의 서울에서 타구했던 반추상과 70년대 뉴욕시대의 특징인 점화 사이를 이어주는 과도기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작품 중에 점화의 point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김환기(金煥基) / 1 - 동경, 파리 시대

김환기는 누구인가?  김환기는 한국의 작은 섬마을에서 태어나 서울과 동경 유학을 하였고 파리를 거쳐 뉴욕에서 미술인생을 개척하고 마감한 한국 현대화단의 태두라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1913년 2월 전라남도 신안군 기좌도(현 안좌도)에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이 섬이 있는 지역은 최근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보라섬(퍼플섬)과 섬티아고가 인접해 있는 중요한 곳입니다. 김환기는 어려서부터 섬아이지만 부모의 뒷배가 든든하여 미술을 전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환경에서 자란 셈입니다. 하지만 섬은 섬인가 봅니다. 김환기는 육지가 그리워 그쪽을 향하여 목을 빼내다 보니 키가 커졌다고 농담을 할 정도 큰 키가 컸는데 거의 190cm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지주 집안 자제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는데 그는 중..

이은새(leeeunsae) / 3 - 물과 원효대사와 정물

(전회에 이어서)       As usual : 늘 마시던 걸로   ‘회한의 옆통수’에는 후회의 감정을 담았다. 이전에 그렸던 이미지들을 겹치고, 칠한 물감을 닦아내고, 뒤섞으며 장면을 연출했다. 짧은 문장처럼 시작된 이미지들이 여러 감정을 거치면서 완성된 작품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했던 생각과 가장 겹친다. 작업 활동을 해오는 동안 의도에서 벗어난 상황이 있었다. 이를테면 나는 지난 몇 년간 여성의 신체를 많이 그렸다. 당시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나름 전복적인 태도로 만든 이미지였지만 시간이 지나 이런 작업이 유통되는 과정,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여기저기 떠다니는 모습을 봤다. 죄책감 없이 소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런 이미지를 만든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나 역시 그냥 그리고 싶어서 그린 것은..

이은새(leeeunsae) / 2 - 밤의 괴물들

(전회에 이어서)   그녀의 작품 속에는 담배 피우는 여성, 술 취한 여성, 토하는 여성 등이 등장합니다.일반 대중들의 눈에 비치는 그녀들의 모습은 '괴물'들입니다.그러나 그녀들은 자신을 사냥감으로 삼는 도시의 사냥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괴물'이 된 것입니다. 마치 '헐크'처럼 분노의 에너지가 극을 치달으며 불을 뿜는듯합니다. 그런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이상스럽게도 '힐링' 또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발 머리에 흰색 상의만 걸친 한 여성이 어정쩡한 자세로 앞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얼굴에 입과 코는 없지만 하얗게 빛나는 눈빛이 위협적입니다.  밤의 괴물들 "그림 속 인물들은 밤을 배경으로 활동한다. 젊은 여성들에게 밤은 두려운 시간이다. 술에 만취한 여성들은 어..

이은새(leeeunsae) / 1 - 한국 MZ 세대 작가의 발칙한 그림 감상

이은새는 누구인가?  이은새 작가를 소개하게 되어 기쁩니다.사실은, 저도 그녀를 잘 모릅니다. 모르지만 현재까지 알아낸 것을 중심으로 포스팅합니다. 작가는 주변에서 마주하는 불합리한 사건, 사고와 그것에서 비롯한 경직된 순간들을 포착하는데 기발한 능력을 발휘하는 듯합니다. 그야말로 MZ세대의 화가답습니다. 그녀의 작품에는 인터넷이나 언론 매체, 일상생활에서 목격한 장면과 이에 대한 작가의 반항적 상상력이 결합되어 모습을 당황스럽게 표출시키고 있습니다. 구세대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MZ 세대에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8)은 선명한 연두색으로 채운 배경 위에 두 개의 눈이 강렬하게 이글거리는 작품입니다. 눈 부위가 훼손된 정치인의 포스터를 소재로 삼았다고 합니다. 작..

Zhang Xiaogang(장 샤오강/张晓刚) - 중국 4대천왕의 한 사람

시대가 선택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으며 천정부지의 그림 값으로 중국과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장샤오강. 그는 탄탄한 실력, 엄격한 자기 관리, 대중적 재치를 고루 갖춘 타고난 세계적 스타입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이론가 못지않은 철학적 지식과 논리적 분석력을 지닌 그는 30대 중반부터 자신의 작업 시기 분류와 회고 정리를 시작한 실력파 화가입니다.    장샤오강은 현대 중국 상징주의자이자 초현실주의 화가입니다. 그의 Bloodline(혈통) 시리즈의 그림은 주로 중국인들의 단색, 양식화된 초상화로, 보통 크고 어두운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며, 1950년대와 1960년대의 가족 초상화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키는 딱딱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관점에서 동양인의 인물화는 표정변화를 묘사하거나..

Son Sang Ki(손상기/孫詳基) / 3 - 풍경화와 정물화

(전회에 이어서)       도시 풍경화   산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유영국의 추상작품 산 시리즈와 비교할 때 전달되는 느낌이 더 강하고 날카롭습니다. 알아보니 손상기의 작품은 이미 경매시장에서 한국 최고의 화가들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아, 한 발 늦었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음악은 슬퍼야 되고 미술은 소박해야 되는데 박수근 이후 가장 소박한 작가가 손상기다. 시커먼 그림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드문 그림이다.” 이것은 통영 출신 한국의 피카소로 불렸던 전혁림(1916∼2010)화가가 작품 을 보고 남긴 평가입니다. 저 개인의 취향으로는 전혁림 화가보다 손상기의 그림이 더 좋습니다.     정물화  서울 성경하여 그린 정물화 입니다.이..

Son Sang Ki(손상기/孫詳基) / 2 - 공작도시

(전회에 이어서)    공작도시​몇년 전(2022년?) JTBC가 수목드라마로 방영하였던 ‘공작도시’는 손상기의 연작 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 드라마를 집필한 작가 손세랑(44)은 요절한 천재 화가 손상기(1949∼1988)의 딸이라고 합니다. 는 손상기 화백이 1980년대 서울 아현동에 살며 그린 연작(시리즈)입니다. ​평생 척추장애에 시달리다가 만 39세에 세상을 떠난 손상기는 ‘한국의 툴루즈 로트렉’이라 불렸는데 이는 역시 척추장애로 키가 자라지 않은 로트렉과 닮은 꼴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톨루즈 로트렉과 달리 손상기는 가난, 고독과 싸우며 인간의 깊은 아픔을 화폭에 옮겼으며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 그의 그림은 요절한 이후 그가 영혼에서 ..

Son Sang Ki(손상기/孫詳基) / 1 - 그를 아시나요?

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그는 열 살 무렵 늑목에 매달려 장난치다가 떨어져 허리를 다쳤습니다. 그 사고로 인하여 ‘척추만곡’ 진단을 받은 손상기는 평생을 웅크린 채 살아야 했습니다. 이른바 꼽추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원래 타고난 능력자였던 것일까요? 원광대 미술교육과에 입학해 전주와 익산 등지에서 활동하던 그에게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 그는 수원으로 갔고 가르치던 여제자와 살림을 차렸습니다. 딸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가난으로 다툼이 잦았고 그를 허락하지 않았던 아내의 가족이 둘을 갈라놓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돌도 안 된 아이를 두고 떠나가버렸습니다. ​이후 크고 따뜻한 새 사랑을 만나 둘째 딸까지 얻게 됩니다. 사람들은 손상기를 이야기할 때 '한국의 로트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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