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에 이어서) 1880년대부터 시력이 본격적으로 나빠진 드가는 유화보다 파스텔화를 선택합니다. 1892년에 이르러서는 파스텔화만을 그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시력이 악화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사물을 세밀하게 관찰한 그림보다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미지와 사진의 이미지를 대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탄생한 걸작이 10여편으로 이루어진 '목욕하는 여인들' 연작 파스텔화입니다.드가가 그려낸 목욕하는 여인들은 파스텔화의 매력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기존의 규격화되고 이상화된 누드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움직임이 살아있는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이는 파스텔화로 이룰 수 있는 성과이기도 하지만 그가 이전부터 보여준 발레리나와 승마 그림에서 동작을 살려낸 작법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