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나라-유럽

Marc Chagall(마르크 샤갈) / 7 - 사랑(3), with 바바

hittite22 2025. 3. 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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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에 이어서)

 

 

 

 

 

Couple with Chandelier, 1954, oil on canvas, 27 x 22cm, Private Collection
For Vava, 1955, Gouache, Private Collection

 

검은 배경으로 맑고 까만 눈동자의 여인이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뒤에 모습을 드러낸 동물은 마르크 샤갈 자신인가요?

65세에 25세 연하의 바바와 재혼하지만 벨라와 나누었던 달달한 사랑의 표현은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나이가 있으니 만큼 수긍할만한 표현인지, 아니면 벨라와 결이 다른 여인이었던지...

 

Portrait of vava, 1953~1956, oil on canvas, 95 x 73cm, Private Collection

 

Primitivism Style로 그려진 초상화입니다.

모델로 등장하는 Vava는 그의 두 번째 아내 발렌티나 브로드스키(Valentina Brodsky)입니다.

 

Two Heads in the Window, 1955~1956, gouache, pastel and ink wash on paper laid down on canvas, 62.6 x 46.5cm, Private Collection
Newlyweds and Violinist, 1956, oil on canvas, 100 x 81cm, Private Collection
The Concert, 1957, Original Lithograph, 56 x 38 cm

 

Primitivism(원시주의) Style로 그려진 <The Concert>는 그림으로 표현한 자신의 작품이 일종의 음악연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걸까요?

 

한 쌍의 배를 싣고 강을 따라 표류하는 보트가 보이고 강변에는 도시가 무성한 이파리처럼 자라나 있습니다. 그림 속에 실제  음악가 그룹도 왼쪽 편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연인들의 벌거벗은 몸은 머리 너머까지 뻗어 있는 빛나는 붉은색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 색상 밴드와 평행을 이루는 두 개의 다른 파란색 스트립은 물에서 음악가까지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보트는 오른쪽 하단에서 왼쪽 상단으로 이동하는 궤적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보름달이 떠 있고 그 달 아래서 낭만적인 보트 여행이 이루어지는 형국입니다. 콘서트실에서 음(소리)의 잔치가 울려퍼지듯이 캔버스 위에서 아름다운 색상의 퍼레이드가 한창입니다.

 

사랑을 주제로 한 그림으로 분류했는데

다른 카테고리에 집어 넣는 것이 더 합당하다 할 수도 있는 그림이라 여겨집니다.

 

The Lovers of Vence, 1957, oil on canvas, 72.5 x 99.5cm
Big Sun, 1958, oil on plywood, 44 x 54.4cm, Private Collection
The Lovers and Marguerites, 1959, oil on canvas, 73 x 47cm, Private Collection
Happy Birthday, 1959~1960
The Eiffel Tower Lovers, 1960, colour lithograph on Arches Wove paper, 66.5 x 50.5cm
Flowers and Love, 1960,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The Night Wedding, 1961, oil on canvas, 55 x 46cm, Private Collection
Couple with Sled at Sils, 1961, gouache and pastel on paper, 65.6 x 47.8cm, Private Collection
Lovers with Green Faces, 1964, oil on canvas, 46.2 x 38.3cm, Private Collection
Romeo and Juliet, 1964, Original Color Chagall Lithograph, 101 cm x 65cm

 

<Romeo and Juliette(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태리 연인입니다. 베로나 지역인가요? 아마도..

그런데 샤갈에 의해 프랑스 파리로 '소환'되었습니다. 위대한 기념물 개선문이 보이는 하늘 위를 나르고 있습니다.

 

오른쪽 달빛에 둘러싸인 연인도 한몫을 거들고 있습니다. 로맨스와 시그니처 건물과 파리이미지를 결합하여 영원한 사랑, 불멸의 사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듯합니다. 여기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누구를 대표하는지 불분명하군요. 샤갈 자신과 연인이라고 추정하면 시기상으로는 바바가 여인으로 대체되어야 하는데... 확신은 없습니다.

 

Portrait of vava, 1966, oil on canvas, 92 x 65cm, Private Collection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샤갈의 두 번째 아내 초상입니다.

이 작품은 야수파 (Fauvism, 포비즘) 스타일로 그려진 초상화인데, 당시 샤갈은 다른 화가들에 비하여 초상화가 훨씬 적었던 경향을 보였습니다. 대신 샤갈에게 초상화 모델이 되었던 여성은 그의 두 아내였습니다. 1966년, 샤갈은 두번 째 아내인 바바를 의자에 앉히고 왼팔을 등에 기댄 모습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녀의 플로트 앞에는 연인이 등장하고, 배경에는 붉은 동물의 머리, 마을 거리, 에펠탑 등 화가가 평생 즐겨 다루었던 레퍼토리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실제 그림을 그린 장소는 샤갈의 스튜디오의 내부였습니다.

 

Lovers over Paris, 1970, colour lithograph, 45.7 x 58.4cm

 

나이를 먹어가면서 파리가 비테프스크와 거의 대등한 지위에 올랐던 걸까요?

파리의 하늘과 대기를 배경으로 그려진 작품이 늘어납니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유명한 한국 트로트 가사가 떠오릅니다.

 

The Holy Family, 1970, colour lithograph on Arches Paper, 75.6 x 59.1cm

 

가족인데 어느 가족을 그린 걸까요?

남자아이를 출산한 여인은 결혼하지 않고 동거 생활로 관계를 끝낸  버지니아 해거드 맥닐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건 작품을 정해진 카테고리 안에 집어넣다 보니 생기는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

 

Lovers over Saint-Paul, 1970~1971, oil on canvas, 145 x 130cm, Private Collection
Lovers, 1971, colour lithograph, 73 x 55.2cm

 

인생 후반기에도 샤갈은 '연인'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남겼군요. 

그런데 그의 첫사랑이었던 벨라와의 사랑을 표현한 작품과 비교하면 확연히 순화(?)된 인상을 줍니다. 나이를 먹고 연로해진 화가의 변화된 모습이 반영된 탓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벨라와 비교할 때 사랑의 깊이나 열정에 차이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The Lover with the Red Profile and the Blue Donkey, 1971, Oil and coloured inks on canvas, 38.2 x 45.8 cm

 

그렇지 않은가요?

얼굴을 너무 크게 묘사하다 보니,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신체 제스처가 끼어들 여지가 없어진 느낌입니다. 이건 거의~ 플라토닉 러브에 가까운 느낌인데... 머리 위에 올라탄 염소 녀석은 거의 3층을 짓고 있습니다.

2층을 지어야 하는데 3층이라니.

 

Reflection, 1972, oil and tempera on canvas, 50.2 x 61.3cm, Private Collection
The Violet Cockerel, 1972, oil on canvas, 88.5 x 77.5cm, Private Collection
The Sky of Paris, 1973, oil on canvas, 100 x 73cm, Private Collection

 

손을 잡은 연인입니다.

ㅋㅋ

 

A Vision of Marriage, 1977, oil, tempera and pen and ink on canvas, 73.2 x 54cm [Private Collection]
The Painter and the Fiancés, 1978, acrylic on canvas, 60 x 50cm, Private Collection

 

화가는 아내를 아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부부인데..

 

The Married Ones, 1979, tempera on masonite, 110 x 80cm
Newlyweds with Paris in the Background, 1980, 116 x 89cm, Private Collection
Artist and His Bride, 1980, oil on canvas, 116 x 89cm, Private Collection

 

샤갈 할아버지,

연로해지니 인물묘사에 선명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 스타일 자체가 선명한 기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느껴지네요.

 

The Wait, 1980, oil on canvas, 115.9 x 89cm, Private Collection
Artists reminiscence, 1981, 116 x 89cm, Private Collection
Newlyweds with Eiffel Towel in the Background, 1982~1983, oil/canvas, 61 x 50cm, Private Collection

 

사랑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인생의 말년까지 사랑을 주제로 아름다운 작품을 남긴 화가에

경의를 표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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