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나라-유럽

Marc Chagall(마르크 샤갈) / 9 - 풍경화

hittite22 2025. 3. 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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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에 이어서)

 

 

 

풍경화라는 카테고리로 샤갈의 작품을 구분, 분류하여 보았습니다.

인위적인 구분이므로 실제 작품을 그린 의도와 다르게 그룹핑된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Sabbath, 1909~1911, oil on canvas, 91 x 95 cm [Wallraf-Richartz-Museum & Fondation Corboud, Cologne, Germany]
Ateliér, 1910, oil on canvas, 60 x 73cm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Paris]
Birth, 1910, oil on canvas, 65 x 89cm
The Bread Merchant, 1910, oil on canvas, 65.4 x 75cm [Private Collection]
Russian Village Under the Moon, 1911, oil on canvas, 126 x 104 cm [Neue Pinakothek, Munich]
Rain, 1911, oil ( and charcoal? ) on canvas, 86.7 x 108cm [Peggy Guggenheim Collection, Venice]
The Burning House, 1913, oil on canvas, 107 x 120.6cm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City, NY, US]

 

<버닝 하우스>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평면의 형식적인 구조를 가진 특이한 그림입니다. 단순한 약어로 표시된 중앙에는 지붕을 통해 서까래를 볼 수 있는 견고하게 지어진 집이 있습니다. 그것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언덕을 덮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타오르는 하늘을 배경으로 날카로운 실루엣을 만듭니다.

 

집 오른쪽으로 언덕 능선의 경사가 체크 무늬 평원으로 확장됩니다. 그 뒤에는 별도의 평면으로서 시원하고 투명한 별이 빛나는 창공의 한 부분이 하늘의 불길한 빛을 가리고 있습니다. 거기에 여자가 떠오르는 달처럼 나타나 집을 쳐다보고 있으며, 왼쪽으로 하늘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황홀한 몸짓을 하는 농부가 앉은 수레를 이끌며 녹색 말이 불타는 눈부심 속으로 뛰어듭니다. 그는 누구일까요? 하늘의 광채로 치솟는 엘리야입니까, 아니면 재앙 이후 심연으로 뛰어드는 사람입니까? 위협에 처한 집에서 뛰쳐나온 한 남자가 자신의 소지품을 컨테이너에 싣고 달아나는 이 장면을 놀란 제스처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Apothecary in Vitebsk, 1914, watercolour, gouache and tempera on paper [Private Collection]
Lamp, 1951, gouache, pastel, brush and ink and wash on paper, 70.3 x 57.4cm [Private Collection]

 

아프로디테의 거울이 자아도취(자뻑)의 거울, 해리 포터의 거울이 소망의 거울이라면, 샤갈의 거울은 행복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왼쪽 하단의 노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작은 여자가 보랏빛 톤의 신비한 거울을 평화롭고 따뜻하게 느끼게 해 줍니다. 작품 속에서 저 작디작은 여자의 존재감은 대단합니다. 작품 전체에 훈기를 불어넣고 있는 여자가 없다면, 저 거울은 신비하기는 하되 공허롭기만 했을 것입니다.

 

여자가 내뿜는 온화한 기운이 작품으로 발길을 끌여들입니다. 거울은 사람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에 사물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믿기 어렵습니다. 그림에서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된 것은 거울 테입니다. 거울 속에는 램프가 켜져 있습니다. 램프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은 거울 자체가 생을 밝혀줄 램프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남부에 정착하여 만들었던 것으로 오르피즘적인 색채 등 파리 아방가르드 운동이 남긴 영향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입체파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샤갈 고유의 스타일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The Grey House, 1917, oil on canvas, 68 x 74cm [Thyssen-Bornemisza Museum, Madrid]
The Blue House, 1917, oil on canvas, 96.8 x 66cm [​Musée des Beaux-Arts, Liège, France]

 

1917년 여름에 샤갈은 비테프스크의 집에서 두 달간의 휴가를 보내면서 의미심장한 일련의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작품 <The Blue House>의 전경에는 거칠게 깎은 통나무로 만든 러시아 목조 주택 중 하나가 있는데, Dvina 강의 좁은 제방에 서서 붉은 벽돌벽으로 경사면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현관문을 열면 집 앞을 지나는 트랙이 나옵니다. 뒤쪽으로 강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양쪽으로 경사진 초원이 있습니다. 멀리 더 높은 제방 위 높은 강물에 반사된 배경에는 비테프스크 중심부에 중산층 석조 주택이 서 있으며, 그 꼭대기에는 따뜻한 분위기에 맞서 거대한 왕관처럼 서 있는 수도원의 수많은 탑이 바로크 양식의 실루엣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통나무 오두막은 매우 사실적이어서 완전히 추상적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서까래였을 것이 순전히 추상적인 패턴이 되어 사실적으로 처리된 굴뚝과 놀라운 대조를 이룹니다. 오두막의 모서리에 있는 통나무의 수직 교차점은 작은 원형 형태의 리드미컬한 열이 되며, 오두막의 오른쪽 모서리에서 즐겁게 증식하여 매달려 있는 원의 전체 클러스터를 형성합니다. 

 

The Marketplace, Vitebsk, 1917, oil on canvas, 66 x 97.5cm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Window over a Garden, 1917~1920, tempera on paper, 45.5 x 61cm [Museum of Joseph Brodsky, Saint Petersburg, Russia]
Snow-covered Church, c1927, pencil and gouache on wove paper, 67.3 x 51.4cm [Detroit Institute of Arts, MI]
The Pot of Earth and the Pot of Iron, 1937, gouache on paper, 51 x 40.5cm
Street in the Village, 1940, oil on paper laid down on canvas, 51.9 x 64.2cm [Private Collection]
A Wheatfield on a Summer's Afternoon, (Study for backdrop for Scene III of the ballet Aleko), 1942, gouache, watercolour and pencil on paper, 38.7 x 57.2cm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A wheatfield on a summer's afternoon, 1942, 914.4 x 1524cm [Philadelphia Museum of Art, Philadelphia, PA, US]
Country Scene, 1947~1948, oil on canvas, 46.9 x 38.8 cm [Private Collection]
The Black Glove, 1948, oil on canvas, 111 x 81.5 cm [Private Collection]
Blue Landscape, 1949, Gouache on paper, 77 × 56 cm
Green Landscape, 1949, gouache on paper, 77 x 56 cm [Markus Diener Collection, Basel]

 

작품 <Blue Landscape>이 내포하는 상징성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푸른색은 고독, 상념, 슬픔과 관련이 있으며 이 작품에서 샤갈이 푸른색을 사용한 것은 내면의 감정과 정신적 상태를 표현하기 위함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샤갈에게서 푸른색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탐구하는 도구로 사용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반면, Green은 일반적으로 생명력, 자연, 희망, 재생 등을 상징하며, 샤갈의 작품에서는 삶의 기쁨과 연대를 나타내는 색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자연의 회복력을 강조하며, 삶의 재기와 연속적인 성장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여진 듯합니다. 

Evening at the Window, 1950, gouache on aper, 65 x 50cm [Collection Rosengart, Lucerne]
Pont Neuf(새 다리), 1953, oil on canvas, 100 x 82cm [Private Collection]
Place du Tertre(테르트르 광장), 1953~1954, oil, brush and ink on paper laid down on canvas, 50 x 61cm[Private Collection]
Red Roofs, 1953~1954, oil on paper laid down on canvas, 229.7 x 112.9cm [Private Collection]
Night, 1954, oil on canvas, 55 x 46cm
Sunday, 1954, oil on canvas, 173 x 148cm [Private Collection]
Bridges over the Seine(센 강위의 다리), 1954
The Opera, 1954, colour lithograph on wove paper, 38.1 x 27.9cm
The Red Horse, c1954, colour lithograph on wove paper
Le Champ de Mars(화성의 들판), 1954~1955, oil on canvas, 149.5 x 105cm[Museum Folkwang, Essen, Germany]
The Farm, 1954~1962, oil on canvas, 60 x 73cm [Private Collection]
Place de la Concorde, 1960, colour lithograph, 38.1 x 30.5cm
Quai de la Tournelle(투르넬 부두), 1960, colour lithograph on paper, 38.1 x 58.4cm
The Woman-Bird, 1961, oil on canvas, 108 x 159cm [Private Collection]
Paravent, 1963, colour lithograph on paper laid down on wood ( 4 panel folding screen ), 144.8 x 45.1cm each
La Vie(인생), 1964

 

샤갈이 해석한 인생인데, 그 속에 음악과 춤, 은혜와 움직임이 있고 신화와 기억이 모두 얽혀 있습니다. 너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는 사랑과 희망의 따뜻한 색이 있습니다.

이 거대하고 소용돌이치는 구성은 화가의 생생한 경험과 꿈을 묘사합니다. 그의 랍비 할아버지, 벨라 바바와의 결혼, 이다의 탄생, 러시아에서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두 차례의 탈출, 배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음악가, 곡예사, 무용수, 모두 파란색의 파리, 그리고 궤적의 끝에서 팔레트를 든 샤갈은 방대한 여정을 묵상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위에 팔을 감싸고 있는 Vava는 그의 동반자이자 동맹자로서, 마치 그림을 그린 작가의 불안과 고통을 달래기라도 하듯 그림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Le Jardin de Pomone(포모나 정원), 1968, colour lithograph on Arches wove paper, 66 x 49.5cm

 

저는 포모나 정원이 실제 존재하는 장소인 줄 알고 이 작품을 풍경화로 분류했는데 실수한 것 같습니다. 신화작품이네요. Pomona는 고대 로마 신화에서 과일과 식물의 여신으로, 풍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샤갈의 작품 <Pomona의 정원>은 자연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내포한 상징적 공간으로 그려졌다고 보아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The Sun of Poros, 1968, oil on canvas, 160 x 160cm [Private Collection]
Orpheus, 1968~1971, mosaic, 302.9 x 517.8 cm [National Gallery of Art Sculpture Garden, Washington, DC]

 

1968년, 마크 샤갈은 친구이자 후원자인 에블린과 존 네프(Evelyn and John Nef)의 워싱턴 D.C. 집을 방문하여 그들의 정원을 위한 모자이크를 디자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후 이 작품은 에블린(1913–2009)이 국립 미술관에 기증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모자이크는 영적인 인물 오르페우스가 리라로 동물을 매료시키는 장면을 담고 있으며, 3명의 그레이디스와 날개 달린 종마 페가수스가 함께합니다. 모자이크의 왼쪽 아래 모서리에는 사람들이 큰 수역을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는 유럽인이 미국으로 이주한 역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도 암시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입니다. 오른쪽 아래 모서리의 녹지 속에 자리잡은 연인은 아마도 에블린과 남편 존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Le paysage d'hiver(겨울풍경), 1971, watercolor, gouache and pencil on paper, 76 x 59 cm

겨울풍경이라는 수채화인데, 개인적으로는 화면 중앙을 화려한 꽃병과 과일바구니가 배치되어 추운 느낌은 그다지 전달되어오지 않습니다. 오른쪽에 묘사된 여성은 말년을 같이한 바바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불멸의 사랑으로 그의 인생 전체를 관통했던 연인 벨라 로젠펠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The Four Seasons, 1974

 

<사계절(The Four Seasons)>은 1974년 시카고 내셔널시티뱅크 앞 광장에 설치된, 그의 마지막이자 가장 아름다운 모자이크 중 하나입니다. 250가지가 넘는 색상의 수천 개의 상감 칩으로 구성된 모자이크 <The Four Seasons>는 시카고의 6개 장면을 묘사합니다. 새, 물고기, 꽃, 태양 및 연인과 같은 샤갈의 초현실주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샤갈의 러시아-유대인 유산에 대한 이미지의 어휘가 특징입니다.

The Four Seasons, 1974 [detail]
The Four Seasons, 1974 [detail]
The Four Seasons, 1974 [detail]

 

샤갈은 "계절은 서로 다른 시대의 육체적, 정신적 인간의 삶을 나타낸다"고 주장했습니다.

모자이크의 디자인은 프랑스 샤갈의 스튜디오에서 만들었고, 전면 패널로 옮겨져 숙련된 모자이크 전문가들에 의하여 시카고 은행광장에 설치되었습니다. 시카고 내셔널 시티뱅크는 시카고미술관에서 직선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미술관을 방문하는 미술애호가들이 반드시 다녀가야 할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View of Paris, 1978, oil on canvas, 100.4 x 81.3cm [Private Collection]
Deux anes verts(두 마리의 녹색 당나귀), 1980, Oil on canvas, 100.1 x 81.0 cm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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