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나라-유럽

Edgar Degas(에드가 드가) / 6 - 풍경, 누드화

hittite22 2025. 4. 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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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회에 이어서)

 

 

 

1880년대부터 시력이 본격적으로 나빠진 드가는 유화보다 파스텔화를 선택합니다.

1892년에 이르러서는 파스텔화만을 그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시력이 악화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사물을 세밀하게 관찰한 그림보다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미지와 사진의 이미지를 대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탄생한 걸작이 10여편으로 이루어진 '목욕하는 여인들' 연작 파스텔화입니다.

드가가 그려낸 목욕하는 여인들은 파스텔화의 매력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기존의 규격화되고 이상화된 누드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움직임이 살아있는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이는 파스텔화로 이룰 수 있는 성과이기도 하지만 그가 이전부터 보여준 발레리나와 승마 그림에서 동작을 살려낸 작법을 계속 추구해온 이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목욕하는 여인들의 연작에는 물, 비누와 살 냄새가 고스란히 풍기는 듯한 살아 있는 여인들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그려진 그림의 시선을 따라가면 어디선가 숨어서 지켜보며 그린 듯합니다.

"나는 열쇠 구멍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림의 대상이 된 이가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못 느끼게끔 말이다." - 에드가 드가.

앞에서 발레리나의 그림들은 여성의 아름다움이나 매혹적인 모습을 묘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니며 이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전가받은 이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의 반영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하지만 말년에 이르러 시력이 퇴화하여 파스텔로 그림을 그린 <목욕하는 여인들> 연작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왜 이렇게 매력이 넘치는 것일까요?

 

 

목욕하는 여인들

 

Woman in a tub c. 1883, pastel
Kneeling Woman, 1884 [Pushkin Museum, Moscow]
Woman Drying Her Arm, 1885~1890, Pastel and charcoal on paper, 30.5 x 44.5 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이 파스텔은 Degas가 1880년대 후반과 1890년대 초반에 만든 구성의 18가지 변형 중 하나이며, 이미지 복제 및 증가에 대한 그의 매력을 입증합니다. 그는 또한 장면 내에서 형태를 반복했습니다. 모델의 구부러진 왼쪽 다리는 그녀가 뻗은 팔의 모양과 선을 밀접하게 반영합니다.

 

Nude Woman Drying Her Foot, 1885, Pastel
Nude Woman Bathing in a Shallow Tub, 1886, Pastel
Woman Bathing in a Shallow Tub. 1885, Pastel, 81.3 x 56.2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NY, USA]

 

드가가 1886년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인상파 전시회에서 파스텔화 <얕은 욕조에서 목욕하는 여자>을 포함한 자신의 "누드 모음"을 선보였을 때 비평가들은 목욕하는 사람들의 추악한 포즈를 맹렬히 공격했습니다. 전시회가 끝난 후 드가는 Mary Cassatt에게 그녀의 그림을 주는 대가로 <Girl Arranging Her Hair(머리를 정리하는 소녀, 워싱턴 국립 미술관)>라는 그림을 주었습니다. Louisine Havemeyer는 결국 두 작품을 모두 인수했습니다.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미국.

 

Woman Leaving Her Bath, ca.1886 [Private Collection]
Woman in a Tub, 1886 [Hill-Stead Museum, Farmington, Connecticut]

 

하지만 드가의 그림이 발표된 당시에는 드가가 저속한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며 비난했고 그의 작품들은 관객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가 그린 누드화는 일하는 여성(직업여성?)이 씻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것인데, 대중들은 이를 매춘부의 그림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특히 실내를 배경으로 둥근 양철 욕조에서 씻고 있는 여인의 자세는 상당히 도발적인 묘사롤 인식했었다고 합니다. 격세지감이란 이런 것이군요...

The Tub, 1886 [Musée d'Orsay, Paris, France]
The Bath: Woman Supporting her Back, c.1887, Pastel on paper [Honolulu Museum of Art]
Woman at her Toilet, c.1887 [Private Collection]
Nude lady. The Morning Bath​, ca.1887~1890, Pastel on off-white laid paper mounted on board, 70.6 × 43.3cm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Edgar Degas는 욕조에 들어가는 여성을 보여주는 이 작품을 포함하여 약 200개의 목욕하는 사람 파스텔화를 그렸습니다. 이 매체의 부드럽고 부서지기 쉬운 성질 덕분에 그는 색상을 혼합하고 뚜렷하게 남아 있는 보다 적극적인 표시를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이러한 효과의 조합은 전체의 다양한 직물을 다루는 데 효과적입니다. 여자는 중간 단계에서 왼쪽 다리가 이미 욕조 안에 있고 오른쪽 팔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커튼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흐트러진 침대 시트와 구겨진 베개가 관객과 여성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사적인 아침에 대한 관음증 느낌을 증폭시킵니다.

 

 

머리빗는 여인

 

Seated Woman Combing Her Hair, c.1887~1890, pastel [Musée d'Orsay, Paris, France]
Woman Combing Her Hair, 1887~1890
Woman Combing Her Hair, 1888~1890, Pastel on paper, 61.3 x 46 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이것은 드가가 1885년경에 창작한 두 가지 변형 작품(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 중 두 번째 작품입니다. 이 버전에서 그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여 파스텔을 여러 겹 연속해서 적용하였는데 안료가 윤이 나고 밑에 있는 종이를 문질러서 섬유가 느슨해지고 작은 털처럼 표면에서 많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드가는 또한 인물의 분홍색 살을 모델링할 때 반자연적인 연두색과 녹색을 강조했는데, 아마도 쇠라(Seurat)나 반 고흐(Van Gogh)와 같은 젊은 동시대의 작품에서 보색 대비를 사용하는 데 영감을 받았을 것입니다.

 

 

다시 목욕하는 여인들

 

Bather Stepping into a Tub, 1890, Pastel and charcoal on blue laid paper, 55.9 x 47.6 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NY, USA]

 

물에 들어가는 나체의 모티브에 대한 드가의 관심은 학생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미켈란젤로 이후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Marcantonio Raimondi)의 판화에서 강둑 위로 기어오르는 남자의 모습을 모방한 듯합니다. 이것은 드가가 주제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일곱 가지 파스텔 중 하나입니다. 아연 욕조 위에 아슬아슬하게 팔과 다리를 벌리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작가의 목욕객 묘사 특징인 육체적 어색함과 관능미의 결합을 강력하게 드러냅니다.

 

Woman with a Towel, 1894/1898, Pastel on cream-colored wove paper with red and blue fibers throughout, 95.9 x 76.2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NY, USA]

 

드가는 손가락, 붓,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이 파스텔을 문지르고 긁고 광택을 내면서 움직임과 질감을 만들어내고 화려한 색상의 레이어를 드러냈습니다. 파스텔 위에 그려진 검은 윤곽선은 근육질과 기념비적인 누드의 콘트라포스토 전환을 강조합니다. 시트에 새겨진 드가의 날짜는 전통적으로 1894년으로 읽혔지만 1898년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Woman Seated on a Bathtub Sponging Her Neck, 1880-95 [Musée d’Orsay]
Woman at Her Bath, ca.1895, Oil on canvas, 71.1 × 88.9 cm [Art Gallery of Ontario (AGO), Toronto]
After the Bath, Woman Drying her Nape, 1898, Pastel on paper [Musée d’Orsay, Paris]
Femme à sa toilette, c.1895~1900, pastel on paper mounted on board, 47 x 52cm
Woman at Her Toilette, c.1895~c.1900, pastel
Femme A Sa Toilette 4
Woman at Her Toilette, 1900~1905, Pastel on tracing paper, 75 x 72.5cm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에드가 드가(Edgar Degas)는 목욕 후 몸을 말리는 여성의 친밀한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여성이 앞으로 구부릴 때 오른쪽의 커튼은 그녀의 하체를 가리고 있습니다. Degas의 느슨한 파스텔 처리와 그림 전체에 걸친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의 따뜻한 색조 사용은 여성의 몸과 주변 환경을 시각적으로 연결하지만 여성의 얼굴과 감정과 같은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보이지 않습니다.

 

Woman Drying Herself, After the Bath, 1906, Pastel on paper, 66.1 x 51.8 cm [Museo Soumaya, Mexico City]

 

 

풍경화

 

드가는 발레, 승마, 목욕하는 여인에 관심을 기울인 탓인지

풍경화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Olinde et Sophronie, c. 1860, Pastel on paper, 55.3 x 43.8cm
Landscape, c.1890~c.1893, Style : Impressionism [Private Collection]
Rue Quesnoy, Saint-Valery-sur-Somme, c.1895~c.1898, Style : Impressionism, pastel [Private Collection]
View of Saint-Valery-sur-Somme, c.1896~c.1898, Oil on canvas, 50.8 × 61 cm, Style : Impressionism

 

파리 북서쪽 피카르디 해안의 중세 도시인 생 발레리 쉬르 솜(Saint-Valéry-sur-Somme)을 그린 드가의 프로방스 그림은 높은 전망대에서 현장을 조망한 것입니다. 옥상과 정면은 물론 뒷마당과 정원의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풍경화는 화가의 스튜디오에서 그린 것입니다. 모호한 전경과 배경의 균열된 요소는 현장에서 스케치한 두 개의 화면을 합성한 것으로 추론하게 해줍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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