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나라-북미

Hernan Bas(헤르난 바스) / 2 - 커밍아웃 화가

hittite22 2025. 3. 11. 23:33
728x90

 

 

 

 

(전회에 이어서)

 

 

 

 

 

The Party Crasher(불청객), 2014, acrylic on Linen, 182.9 x 152.4cm

 

바스는 복잡한 구성과 현란한 색채, 환상적이거나 잘 알려진 테마를 주제로 삼되 그 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성장과정의 소년(청년) 내면을 표현하는 일관된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작가의 연륜이 쌓이면서 테크닉은 더욱 세련된 형태로 업그레이드되는 한편 인물의 내면묘사에서도 또 다른 관점에서의 질적 성장을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그런 특징과 발전지향성이 그를 현대 미술의 중심으로 올려놓은 것이라 판단됩니다.

 

Case study (Oliver, Vampire enthusiast), 2014, Acrylic on linen, 127 x 101.6 cm
The Guru, 2013-2014, acrylic on linen, three canvases, each: 213.4 x 182.9 cm
The Guru, 2013-2014 [detail]

 

이 작품에 붙여진 제목은 왜 <영적 스승(The Guru)>일까요? 아마도 바깥 세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시켜 주는 방향타는 '자연'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 같습니다. 그런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Secret Hideout of the Flamingo Gang (Abandoned Paddle Boats), 2014, acrylic on linen 182.9 x 152.4 cm.

 

바스의 작품에는 플라밍고가 많이 등장합니다.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플로리다는 미국 내에서 플라밍고의 서식지로 잘 알려진 지역입니다.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신비로운 핑크색을 띤 이 새는 동성애를 대표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퀴어 축제의 상징물로 자주 등장합니다. 플라밍고는 집단생활을 하며, 수컷 커플이 공동육아를 통해 새끼를 기르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고 합니다. 헤르난 바스는 일찌감치 커밍아웃한 화가였습니다.

 

Case study (Kyle, flamingo incident), 2014, Acrylic and starfish on linen, 127 x 101.6 cm
Case study (Harvey, Palmist/glove collector), 2014, Acrylic on linen, 182.9 x 152.4 cm
Private Bouquet (Three Daisies), 2015, Acrylic, silkscreen, colored pencil, chalk and oil pastel on paper, 153.7 x 145.7 x 5 cm
A Rising Fever, 2015, acrylic on linen, 127 x 101.6 cm.
Young man practicing for the cherry pit spitting contest, 2015, Acrylic, silkscreen, colored pencil, chalk and oil pastels on paper, 215.9 x 130.8cm
Semi-Private Bouquet, 2015, Acrylic and silkscreen on linen, 152.4 x 121.9 cm
Wilting, 2015, Acrylic, silkscreen, colored pencil, chalk and oil, pastel on paper, 147.3 x 129.5 cm
Bobbing, 2015, Acrylic on linen, 152.4 x 121.9 cm

 

'Bobbing(보빙)'이란 권투에서 상대방의 펀치를 피하려고 고개를 숙이는 동작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닌 듯하고 단지 술취한 젊은이들이 오버이트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에 대해 동작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붙인 이름이로 여겨집니다.

 

The Rare Orchid Collector, 2015, acrylic on linen, 213.4 x 182.9cm
Country house weekends, 2015, Acrylic on linen, 213.4 x 182.9 x 3.2 cm
The Flamingo Kid, 2015, acrylic on linen, 213.4 x 182.9 x 5.1cm

 

플라밍고(홍학)는 헤르난 바스가 태어나고 자란 플로리다 지역을 대표하는 새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성소수자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사실입니다. 헤르난 바스는 성소수자인데요, 21세기 화단을 주름잡는 화가그룹이 성수소자들입니다. 

 

Champagne Corks Bobbed in the Pool That Morning, 2016.


이 작품은 <그날 아침 수영장에 샴페인 코르크가 튀어나와 있었다(Champagne Corks Bobbed in the Pool That Morning)>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술 취한 저녁 숙취의 여파를 보여주는 미묘하면서도 화려한 그림입니다. 그야말로 광란의 20대를 묘사한 것입니다!

House Training(South American Blue Flamingo), 2016, acrylic on linen, 152.4 x 121.92 x 3.5 cm

 

생동감 넘치는 붓놀림과 아르데코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추상적인 구절을 갖춘 회화 <House Training>은 두 젊은이가 소라 껍질이 쌓여 있는 테이블에 앉아 물 냄비에서 파란색 플라밍고를 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Bas의 캔버스 주위에 흩어져 있는 인물들은 애완용 플라밍고를 길들이는 것부터 수영장 표면에 떠 있는 터진 샴페인 병을 세는 것까지 평범하면서도 타협할 수 없는 특권적인 활동으로 혼합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종종 차분하지만 혼란스럽고 방향 감각을 잃은 것처럼 보이며, 전날 밤의 숙취를 달래거나 묵상을 위해 잠시 멍 때리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심오하고 볼륨감 있는 색감을 우아하게 표현해내며, 한편으로 추상적인 기운이 물씬 풍기는 화면을 통해 예술을 꽃피웁니다. 바스는 그의 초기 작업에서 추상화 속에 자신의 모델을 위치시켰지만 이후에는 추상화가 구상화에 몰입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Pulling Lashes, 2016, Acrylic on linen, 152 x 121 cm
The party is over (clamming up), 2016, Acrylic on linen, 213.4 x 182.9 x 3.5 cm
Pink plastic lures, 2016, acrylic on linen, 303.5 x 504.8 x 5.1 cm

 

동성애자 데이비드 호크니는 캘리포니아 분위기를 잘 표현했었다면 또 다른 동성애 화가 헤르난 바스는 가장 플로리다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대작 <분홍색 플라스틱 미끼 새>에는 마이애미 외곽에 버려진 주택과 캐딜락이 등장하며, 캔버스 화면에는 가짜 플라스틱 새들을 미끼로 삼아 불러들인 흰색의 진짜 플라밍고 새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녹슨 아메리칸드림 캐딜락에 기대어 제임스 딘 포즈를 취한 소년은 진짜 플라밍고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플라밍고는 성소수자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플로리다는 핑크 플라밍고의 천국입니다. 플라밍고는 동성끼리 새끼를 양육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힘이 강한 수컷끼리 새끼를 더욱 잘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 속의 진짜 플라밍고(흰색)는 가짜 플라밍고(분홍 플라밍고 인형)를 보고 달려왔다가 그물에 발이 걸려 난감한 처지에 봉착해있습니다. 그렇다면 작품 속의 소년(남자)은 흰 플라밍고를 구해줄까요?

 

Pink plastic lures, 2016 [detail]

 

가장 플로리다 다운 풍경을 묘사한 이 작품에서 우리는 막연하게 상상하는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의 마이애미를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캔버스는 멀리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막상 이루기 쉽지 않은 아메리칸드림을 묘사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Mixed Emotions, 2016, acrylic and enamel on linen, 182.9 x 152.4 cm
The haunters of first nights, 2016

 

바스는 그림에서 소년 티를 벗어나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내세웁니다. 그는 초기 작업에서 인테리어와 장식이라는 관심사와 함께 남성 패션 잡지에 나오는 모델의 자세를 많이 참조했습니다. 단독으로 또는 소그룹으로 묘사되는 젊은이들은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소년에서 성인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Bas는 이러한 과도기 상태를 "fag libo(호모 림보)"로 간주합니다.

 

Night swimming in Biscayne Bay, 2016, 182.9 x 274.3 x 6.4 cm
Two bathers (paper mask), 2017 , Acrylic on linen, 76.2 x 55.9 cm
The dry river bed (painted ferns), 2017. Acrylic on linen, 213.4 x 182.9 cm.
Two bathers by a river, 2017, Acrylic on linen, 213.4 x 182.9 cm
Four bathers by a river, 2017, Acrylic on linen, 182.9 x 213.4 x 3.2 cm

 

앙리 마티스의 <강가의 목욕하는 사람들(Bathers by a River, 1916)>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여성의 누드 대신 소년들의 여름을 그린 것입니다. 연작형태로 그려진 목욕하는 소년들 그림에 등장하는 소년들은 모두 깡마르고 연약한 몸매를 드러내고 있어 기존의 여성 누드화가 가지는 분위기와 사뭇 다릅니다.

 

울창한 수풀과 신비로운 강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배경 안에 우울함과 나른함이 드러나는 얼굴의 소년들이 서 있는 모습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헤르난 바스는 기존의 정통회화작가를 모방하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화폭은 매우 다양하고 입체적인 모습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빨아들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HIS is the only known species to mimic a flower, 2017, Acrylic and enamel on linen, 152.4 x 121.9 cm

 

 

Bloomsbury revisited(전시회)

헤르난 바스는 <Bloomsbury revisited>에서 Duncan Grant, Vanessa Bell, Virginia Woolf 및 E.M. Forster 등 작가, 화가, 철학자들이 포함된 Bloomsbury Group의 보헤미안 세계로의 탐험을 시작합니다. 이 그룹은 공유된 관심사, 틀에 얽매이지 않는 세계관, 관능에 대한 개방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형성된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찰스턴 레지던스와 같은 영국 시골 휴양지에서 만나 드라마 낭독, 예술 프로젝트 및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 저명한 예술가 그룹의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Hernan Bas는 사라진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되살리는 듯한 일련의 초상화, 다채로운 인테리어, 정물화를 탄생시켰습니다.

Hernan Bas는 전 세계 수많은 전시회에서 선보였습니다. 중요한 개인전인 The Other Side는 2012년 Kunstverein Hannover에서 René Zechlin의 큐레이팅을 받았습니다. 2016년에는 플로리다 주 레이크랜드에 있는 Polk Museum of Art에서 열린 그룹 전시회 A sum of it's Parts에 참가했습니다. 2015년 한국 서울 삼성미술관에서 열린 Tracing Shadows 전시회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Bloomsbury Revisited (The New Perfume), 2017 , acrylic on linen, 50.8 x 40.5 cm
Bloomsbury revisited (parroting), 2017, Acrylic on paper, 76 x 55 cm
Bloomsbury revisited (Bananas), 2017, Acrylic on linen, 122 x 152.5 cm

 

<Bloomsbury Revisited(앵무새)>와 <Bloomsbury Revisited(공기 식물)>에 묘사된 도자기 접시의 패턴이나 오브제의 배열은 찰스턴 거주지에 있는 Vanessa Bell의 스튜디오 내부를 연상시킵니다. <Bloomsbury Revisited(바나나)>를 자세히 살펴보면 Duncan Grant가 디자인한 린넨 원단의 기억에 남는 프린트 모티브가 떠오릅니다.

 

Bloomsbury revisited (fireplace, Little Havana), 2017, Acrylic on paper, 76 x 55 cm

 

 

 

 

(계속)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