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인데 선사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과 유적이 산재해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립니다.
그중에서도 온수리 한옥성당은 강화 읍내에 있는 성공회 한옥성당과 함께 한옥에 들어선 서양식 성당건물로 유명합니다. 서울에서 접근성측면에서 읍내의 성공회 성당보다 더 좋아 성공회 한옥성당을 가려다가 찾아가게 된 곳입니다.
바로 인근에 전등사가 위치해 있어 '일타 쌍피'할 수 있는 곳이라 하겠습니다.
전등사 역시 강화 관광에서 찾아볼 만 곳으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유명 사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사찰이기도 하죠. 일단, 온수리에 가서 한옥성당의 아름다움을 맛보도록 해보겠습니다.
강화도 여행지
강화도는 육지와 거의 붙어있는 섬이나 다름없어 섬이라기보다는 육지라는 생각이 더 익숙합니다. 또한 강화도뿐 아니라 대모도나 석모도까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육지처럼 드나들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석모도와 교동도까지 여행이 가능한 셈이니 시간을 내어 석모도 보문사도 불러 보면 좋을 것입니다.
가시는 길
강화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2개가 있는데
저는 김포골드라인 구래역에서 하차하여 70번 버스를 타고 초지대교를 건너 온수리 한옥성당에 당도하였습니다.
하차 정류장이름은 '길상보건소'입니다.
온수리 한옥성당 개요
관람 시간: 09:00 ~ 17: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1900년대 중반, 강화성당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이 화발하게 이루어져 온수리에 성공회 신자가 급증합니다.
이에, 당시 교구장이었던 아서 터너주교는 힐라리 신부(Frederick Hillary, 1868~1937)에게 성당 건축을 지시합니다.
1900년 사제관이 건립되고 1906년 가을에 본당을 준공합니다.
온수리 성당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인 대만 단수이의 홍마오청과 닮은 꼴이라고 해서,
영화 팬들은 ‘한국 속 단수이’로 부른다고 합니다.
풍경이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워 '인생샷'을 남길만한 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붉은 벽돌 건물과 푸른 잔디밭,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고즈넉한 풍경은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킵니다.
온수리 성당(溫水里聖堂)은 1906년에 건립된 대한 성공회 서울교구 소속의 한옥 성당입니다.
2003년 10월 27일 인천광역시의 유형문화재 제52호 강화 온수리 성공회성당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온수리 한옥성당 본당
온수리 한옥 성당의 본당에 해당하는 성 안드레 성당입니다.
제일 윗부분을 보니 지붕에 연꽃 모양의 돌십자가가 세워져 있습니다. 진흙 연못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는 연꽃에 주목하여 그 문양을 반영하였다고 하는데.. 저건 어쩌면, 천주교가 전래될 당시 조선사회가 불교문화에 젖어있었기에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도록 한 조치가 아닐까 여겨졌습니다.
암튼, 단층 한옥으로 지어진 성당이기 때문에 만약 지붕 위에 십자가만 없었더라면 절간의 사찰건물이라해도 하등 이상하게 여길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성 안드레 성당은 무료입장이고 상시 open입니다.
비사를 집전하지 않습니다.
이곳은 1906년 영국인 주교 조마가(Mark N. Trollope, 나무위키 설명과 다르네요. 현장 팻말기준입니다.)가 지은 성당 건물로 우리나라의 초기 서양 기독교 교회 양식의 건축물입니다. 성당은 정면 3칸 측면 1칸이며 중앙 1칸을 2층 종루로 삼은 문루와 정면 9칸 측면 3칸의 본당(위 사진)으로 이루어진 건물인데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기법을 활용하여 종교적인 성당 건축 방법과 공간 구성을 확립한 동서 절충식 강당형의 목조건물입니다. 당시 대한 성공회 주교였던 조마가 주교에 의해 정면 3칸, 측면 9칸의 규모의 한옥으로 지어졌습니다. 본당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되어있고,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용마루 양 끝에는 각각 연꽃 모양으로 된 돌 십자가가 달려 있습니다.
온수리 성당은 성당 주보성인이 성 안드레아라서 성 안드레 성당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안드레아 성인의 옛 번역어가 성 안드레였기 때문입니다.
뭐, 한끗 차이에 불과하네요.
출입문 지나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신발장이 놓인 성당 입구 사이의 공간, 일종의 전실 같은 곳이 나오는데 그곳 벽면 상단부, 처마 바로 밑에 역대 주보신부들의 초상사진이 줄지어 걸려있습니다. 제일 왼쪽이 초대 주보신부입니다.
최근래 주보신부 3인의 초상만 컬러사진이고 나머지는 전부 흑백사진입니다.
본당 안으로 들어가니 초기 온수리성당과 마을 전경을 그린 유화액자가 떠억~ 걸려있습니다.
이 그림을 그린 인물은 예수원(Jesus Abbey) 공동체 창립자인 대천덕 신부의 아내인 현재인(Jane Grey Torrey)여사입니다.
아니, 신부가 아내를?
성공회 또는 성공회의 한 분파는 아내를 둘 수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예수원이라 하니 옛추억이 솔솔 돋아납니다.
고딩말인가 다니던 교회에 외부도움을 주러 온 장신대 신학생이 있었는데 예수원에 다녀왔다며 그곳 소속원의 상징인 나무십자가를 보여주던 모습이 아스라이 떠오릅니다.
암튼, 제인 그레이 토리 여사가 그린 작품, 초가집 사이로 드러난 기와 성당에 운치와 품위가 있어 보이는군요.
그런데 건너편 산중턱에 기계충처럼 파인 곳이 네 군데 있습니다.
뭘까요?
하, 이것 참.. 아마도, 조선인의 산소(묘지)인 것 같습니다.
본당 안에 전시되어 있는 주교좌입니다.
주교좌는 주교의 권위를 나타내는 의자로 영국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온수리 교회 선교 초기부터 주교의 순방 시 사용하였던 의자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주보좌 좌우측에 사제들의 예복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의는 색상이 화려한 것과 흰색 위주의 수수한 디자인으로 제작한 것 2종류가 있는데 용도까지는 파악 못했습니다.
원래 성공회 예배는 1인 좌석을 사용하는 것 아닌가요?
사진 속의 긴 의자는 개신교에서 사용하였던(7,80년대.. 그리고 오늘날에도..) 예배용 의자입니다. 대체적으로 한국 기독교에서는 예배용으로 긴 의자가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듯합니다. 물론 유럽 성당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천장에 달려있는 조명등은 무슨 꽃망울처럼 보입니다.
강화도에 있는 두 곳의 한옥성당 중에서 강화성당이 영국 성공회의 도움으로 건축된 것에 비하여 온수리 성 안드레 성당은 지역 평신도들의 힘으로만 지어진 한국 최초의 성당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외국 선교사들의 선교에 의해 기독교가 전래된 것이 아니라 자체 학습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유일한 국가입니다. 이곳 성당은 아마도 그와 같은 성격의 연장선에서 해석이 가능할 듯싶습니다.
대단합니다...
고해소는 고해성사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개신교에는 없는 구조이죠.
아마 오른쪽이 고해성사를 받는 사제가 자리하는 곳인 듯합니다.
1898 온수리 교회 탄생, 1906 성 안드레 성당 탄생, 2004 성 베드로 성당 탄생...
마치 삼위일체처럼 디자인된 패널입니다.
십자가도 3가지 종류가 디자인되어 있군요. 가운데가 그리스 십자가 좌측이 안드레아 십자가, 우측이 라틴 십자가입니다. 개신교에서는 대부분 길이가 긴 라틴 십자가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십자가가 거꾸로 서 있군요. 아, 이건 그러면 라틴 십자가 중에서도 성 베드로 십자가입니다. 베드로가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지 않습니까?
본당을 간단하게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본당은 바깥에서 보는 모습도 아름답고 단아합니다.
이제 본당에서 종루를 향합니다.
온수리 한옥성당 종루
온수리 성당 출입구는 누각식 외3문으로 종루를 겸하고 있습니다.
이 종각은 1906년 성안드레 성당의 건축과 함께 단아덕(A.B. Turner) 주교신부에 의해 축성되었습니다.
예배 30분 전에 치는 종을 초종
예배시간에 치는 종을 재종이라 부릅니다.
신자 죽음을 알리는 조종은 신자의 나이만큼 친다고 하네요.
초기 제작된 종은 일제강점기에 군수물자로 수탈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종은 그 이후 새로 제작, 설치된 것입니다.
기둥에 걸려있는 하얀 밧줄을 잡아당기면 종이 쳐지겠지요?
종 치는 밧줄에 어떠한 시건장치도 안 되어 있으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상상입니다. 그러나 아무 허락 없이 종을 쳐보는 무도한 일을 해볼 한국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통제와 지시에 길들여진 민족인데.. 아, 표현 miss입니다. 예의와 범절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민족이라 그런 것입니다. 잠시 종소리를 들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대한성공회는 세계 개신교의 교단 중 하나인 세계성공회공동체의 일원입니다.
대한성공회도 1개 관구와 3개 교구로 구성된 회원교회로서 다른 국가별 성공회와 동등합니다. 이는 각 국가별 성공회가 자율성을 가지며 서로 명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 그렇다면, 이곳은 성당이라 부르기보다 교회라 부르는 게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계속)
'국내여행지 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 - 온수리 한옥성당 (2) / 삼종길과 성 베드로성당 (1) | 2025.04.13 |
---|---|
경기 한탄강 - 주상절리길(잔도) (0) | 2025.04.02 |
서울 - 청와대 (2) / 개방원년 방문기, 대통령관저 (1) | 2025.03.31 |
서울 - 청와대 (1) / 개방원년 방문기, 본관 집무실 (6) | 2025.03.30 |
부산 송도 - 용궁구름다리 (2) | 2025.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