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발라프-리하르츠 뮤지엄 개요
- 정식명칭 : Wallraf-Richartz-Museum & Fondation Corboud
1)주요소장품
- 세계 최고 수준의 중세 회화 컬렉션.
- 대표작 : 슈테판 로흐너(Stefan Lochner)의 "장미 정원의 마돈나(Madonna of the Rose Bower)"
2)건축
- 2001년, Oswald Mathias Ungers(오스발트 마티아스 웅거스, 1926-2007)
3)입장료
- 성인 11유로(18세 이하는 무료)
4)개관일
- 화요일 ~ 일요일 : 오전 10시 – 오후 6시
- 매월 1, 3번째 목요일 : 오전 10시 - 오후 10시
- 공휴일 : 오전 10시 – 오후 6시
5)휴관일
- 월요일
2. 위치
3. 주요작품(그림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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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루드비히 뮤지엄을 나서니 블랙 콘돌 대성당은 여전히 날개를 한껏 펼치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었다.
'저놈을 한 장의 사진 안에 담으려면 수평거리가 너무 부족해.. 쾰른인들이 대성당을 157m까지 높이 세울 것만 생각했지 널따란 광장 조성할 엄두는 내지 못했던 모양이야.'
히타이트의 머리속에서는 납작하게 땅바닥에 엎드린 한옥 궁궐을 짓고 나서 허허벌판 같은 공터를 널브러지게 배치하였던 오백 년 도읍지 풍경이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며 떠올랐다. 그러고 나서 블랙 콘돌이 뒤쫓아 올까 봐 힐끗힐끗 뒤를 훔쳐보며 대로 쪽으로 걸어 나왔다. 그런데 딸은 루드비히 뮤지엄에서의 감동이 사라지지 않았음일까? '하이! 히틀러!' 같은 포즈를 취한다.
그걸 본 히타이트가 얼른 달려가서 말렸다.
"얘, 얘, 독일에서 하이 히틀러 포즈를 취하면 큰일 나. 게슈타포에게 잡혀갈 수도 있어."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리고 이건 '하이 히틀러' 포즈가 아니에요."
히타이트는 사진을 찍고 나서 민주 독일 시민이 쫓아와서 항의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딸은 다른 얘기를 한다.
그럼 뭐란 말이냐? 하이, 히타이트였냐?
두 사람은 발라프-리하르츠 미술관을 찾아가려고 아랫쪽으로 길을 따라서 주욱 내려갔다. 그 길목에 종교시설을 하나 발견했다. 갈 길이 바쁘지 않았다면 들어가 보았을 텐데.. 유럽의 성당은 십중팔구 대중에게 오픈되어 있으므로 그냥 들어가면 된다. 그러나 딸의 성향은 이름과 달리 비종교적이었고 우선은 미술관 방문이라는 미션이 있었으므로 그냥 지나쳤다.
비록 그러하다 하여도 눈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요소요소에서 볼만한 것들을 찾아 볼 수가 있다. 이름 모를 계단을 오르며 목격하였던 감동적인 부조는 여행이 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히타이트는 다음 목적지 Wallraf-Richartz Museum(발라프-리하르츠 뮤지엄)에 가려고 일직선으로 내리 걸었는데 쉽게 찾을 것 같았던 뮤지엄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찌어찌하여 간신히 찾아내고 보니 건물이 성냥갑같이 너무나 평이하여 쉽게 눈에 띄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도 목적지를 찾으면 이 아니 반갑지 않은가!
두 사람은 빌딩 사이에서 고만고만한 높이로 수줍은 듯 서 있는 발음하기어려운 뮤지엄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루드비히 뮤지엄이 현대미술관이라면, Wallraf-Richartz Museum(발라프-리하르츠 뮤지엄)은 중세 성화부터 인상주의까지의 미술작품을 모셔둔 곳이었다.
작품감상
이곳도 슈테델 뮤지엄처럼 벽체의 색감이 예쁘고 친근감 있어 좋았다. 히타이트는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이나 쾰른의 루드비히 미술관과 발라프-리하르츠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다. 미술관 벽체의 색상에 따라서 작품 감상의 품질 차이가 생긴다는 점이다.
"원색을 피하고 중간톤의 색상이 칠해지면 눈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딸은 그렇게 말하지만 히타이트는 작품에 따라 강렬한 원색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그것까지는 인식하지 못했는데.. 암튼, 그런 내막을 아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 작품보다 튀지 않는 색상을 선택할 때도 또는 반대로 아주 강렬한 색상을 선택할 때도 그때그때 작품 감상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일 미술관은 대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멋진 색상으로 배경을 깔아 놓은 듯했다.
발라프-리하르츠 뮤지엄에 입장하자 히타이트는 순간적으로 21세기 현대세상에서 중세시대로 이동한 느낌이 들었다. 타임머신이 존재할 리는 없는데... 암튼 이 작품을 그린 안젤름 포이어바흐는 1860년, 로마의 가난한 지역인 Trastevere(트라스테베레)에서 초상화 모델 Anna Risi를 만났다고 한다. 안나 리시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초상화의 주인공은 위엄이 있어 보인다. 여성의 우아함과 오래된 고상함이 잘 표현된 작품이라고 할까...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19세기 독일의 중요한 조각가 Hildebrand(힐데브란트)의 작품을 마주하였다. 이 작품에서 흉상의 잘린 방식은 15세기 이탈리아 조각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작품을 감상하던 히타이트가 조용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듯했다. 딸이 쳐다보니 그가 불쑥 이런 말을 내뱉는다.
"난, 말이다. 이 조각상을 보니 네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히타이트는 먼저 떠나보낸 아내가 있었다. 그의 아내는 딸에게 자신의 모습 상당 부분을 물려주었다. 그런데 히타이트는 이 작품에서 딸이 아닌 아내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딸 한나는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이렇게 대꾸하였다.
"아버지는 미술작품을 보면서 다른 사람을 떠올리는 재주가 있는가 봐요? 어제 슈테델에서는 채색 조각상을 보고 사유리를 닮았다고 하더니 이번엔.."
"어, 그러네? 이것도 직관의 일종인가?'
히타이트는 썩소를 지었다.
"거의 초능력 수준 같아요.. 이건."
이 작품을 보면서 히타이트는 그의 큰 딸 학생시절의 모습을 떠올렸다. 중고딩시절의 큰 딸 모습이 여기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ㅋㅋㅋ. 동행했던 둘째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쯤이면 히타이트의 자뻑기질은 말릴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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