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에 이어서)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 1928~1999)는 프랑스의 화가입니다. 파리에서 출생하여,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나치스가 점령하고 있는 파리 시 야간 학교에 나가며 데생을 익혔습니다.
18세부터 본격적인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여, 20세 때 크리틱상을 받았습니다. 1948년부터 파리 화단에서 널리 알려졌으며, 1949년부터 10년간 세계 여러 곳에서 50회 이상의 개인전과 전람회를 열었습니다. 독특한 선과 우울한 분위기의 표현주의적 화풍으로 유명하며 의외로 좋아하는 미술 애호가들이 많습니다.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면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ㅎㅎ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신구상주의(Nouvelle Figuration)"를 대표하는 작가로, 추상이나 초현실주의에 물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만합니다. 그러나 현대적이면서도 인간의 고독과 사회적 소외를 강렬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거칠고 부담스러운 화풍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대표 작품으로 <소녀 키키>, <어느 화가의 초상>, <나비>, <물방울무늬 넥타이를 맨 광대>, <에코르셰>등이 있습니다.
가국현 작가(b.1958)는 한남대 미술교육과, 세종대 미술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하고 이른바 감성 정물화를 집중적으로 그려온 화가입니다. 꽃과 도자기를 그린 아름다운 색채의 작품들이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장에는 정물화 대신 풍경화가 출품되었습니다. 색의 마술사라 불리는 명성에 걸맞게 풍경화 역시 멋진 색감으로 표현해 낸 것이 시야에 바로 들어왔습니다.
Julian Opie(b.1958)는 조각과 회화의 영역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영국의 유명 팝 아티스트입니다. 초기에는 일상과 예술로 간주되는 사물간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였지만, 점차 인물에 주목하여 새로운 팝 이미지를 창조하였습니다. 유화나 조각과 같은 전통적인 매체의 경계를 넓히기 위해 작품에 전자 매체를 사용하였으며, 이처럼 사진과 비디오 영상에서 얻은 이미지를 컴퓨터에서 선과 면으로 단순화해 낸 그의 작업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피는 자신의 작품에 단색과 짙은 검은 윤곽선으로 독보적인 화풍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작품에는 보이지 않지만 동그란 검은 점으로 표현한 눈은 현대인의 익명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깔끔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아주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는 작품에서 주로 가족, 친구, 스튜디오 직원들뿐만 아니라 익명의 행인들을 묘사하였습니다. 그는 또한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도로 표지판, 광고판, 기업 로고 등의 미학에서부터 일본의 명작, 고대 로마 그리스와 이집트 조각, 만화까지 다양한 현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정영주 작가(b.1970)는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프랑스 에콜 데 보자르를 졸업하였습니다. 두 학교 모두 미술계에서 유명한 곳입니다. 추상화를 그리던 그녀는 2008년 무렵부터 판잣집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이후 15년 동안 달동네를 그려왔습니다. 무슨 삘이 꽂혔는지 신기하군요.. 판자촌과 달동네에 올인한 화가시라니...
캔버스에 독특한 질감으로 입체감을 부여한 방법은요?
먼저 캔버스에 스케치를 하고 나서 지붕이나 벽 등의 형태에 한지를 잘라 구겨서 붙입니다. 그리고 조각도를 사용하여 지붕에 기와 모양을 부조 형식으로 표현해냅니다. 이렇게 하여 완성시킨 집들이 빼곡하게 채워진 작품을 말린 다음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 고유의 불빛을 그려 넣습니다.
본인만의 독창적인 기법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 많은 공력이 들였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 노력이 배어 있어서인지 작품 앞에 모여든 사람들이 좋아라합니다.
M.Chat(Monsieur Chat, 무슈 샤, b.1977)의 본명은 Thoma Vuille(토마 뷔유)입니다.
요즘 뜨는 색채 화가 니콜라스 파티와 같은 스위스 태생인데요, 토마 뷔유는 프랑스에서 스트리트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트리트 아티스트는 어떻게 먹고살까? 문득..
그가 탄생시킨 웃는 고양이 캐릭터는 프랑스의 중부 도시 오를레앙 예술디자인학교에서 한 파키스탄 소녀가 그리고 있던 고양이 일러스트레이션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어낸 것입니다. 아, 그 파키스탄 소녀가 자신의 권리를 챙겼는지 모르겠군요.
암튼, 토마 뷔유는 오를레앙의 한 벽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고양이 그림을 그렸고, 1995년부터 2001년까지 그는 여러 번의 반복된 작업을 통해 현재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고양이, 무슈 샤(M. Chat, 미스터 고양이)라는 그래피티 캐릭터를 탄생시켰습니다.
낸시 랭.. 남자 문제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었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군요.
그녀는 회화에서 양식의 융합을 시도한 인물로 제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저 역시 만약 그림을 그린다면 한 화폭 안에다 추상과 구상 혹은 인상주의 기법과 표현주의 기법 등 서로 다른 기법을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그리는 시도를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낸시 랭이 구상과 일러스터를 융합시킨 작품을 제작했더라구요. 아하, 참...
Nancy Lang(한국명 박혜령, b.1976)은 한국계 미국인 팝 아티스트이자 방송인입니다. 무남독녀 외동딸로 미국에서 태어나 이중국적 상태에 있다가 만 22세 이후에 미국 국적을 선택했습니다. 미국 국적이지만 태어난 후에는 한국에서 성장했습니다. 고등학교는 필리핀의 마닐라 국제 학교를 졸업하였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에 '재외국민 특례입학'으로 입학한 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숱한 가십거리를 제공했던 사항에 대한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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