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에 이어서) 르누아르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1893)는 에두아르 마네의 조카이자 베르트 모리조의 딸인 줄리 마네가 사촌인 폴 고비야르의 모자에 꽃 장식을 다는 모습을 담은 2인 초상화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인상파 화가들 사이에서 자란 줄리 마네는 부모를 잃은 뒤 르누아르가 후견인 역할을 해주며 각별히 돌봤다고 합니다. 르누아르라는 화가는 젊어서 가난으로 궁핍했지만 마음이 참 따뜻했던 인물이었던 듯합니다. 줄리 마네의 일기를 모은 (이숙연 옮김, 다빈치 펴냄)이 2002년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줄리 마네의 초상이 그려진 이 2인 초상화는 르누아르 특유의 풍요로운 색감이 그림 속 소녀들과 어우러져 관객의 시선을 빼앗는 따뜻한 작품입니다. 1890년대에 리소그래피(석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