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이어)작품감상 "야, 이 정도의 작품이라면 현대 미술도 감상해 줄 만한 거 같아."다음 전시실에 들어간 히타이트가 한나에게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한다.현대미술관에 입장하자마자 추상화가 융단포격하듯 쏟아져 들어왔으니 얼굴밝아진 히타이트의 반응은 충분히 고개 끄덕여질 법한 일이었다. 장르가 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극사실화일 것 같긴 한데.."사진이에요?"딸이 묻는다. 그러고 나서 딸은 작품 옆으로 가더니 포즈를 취한다.따라쟁이.이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속성이 아닐까? 독일 드레스덴 출신인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라고 한다. 사진과 회화를 넘나들고, 구상과 추상이나 채색화와 단색화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며 회화를 재해석하고 영역을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