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림에 친해져 가던 초기 시절, 나는 고흐에 빠져있었기에 고갱에 대해 일종의 비호감을 가졌었다. 고흐와 얽히고 엮인 고갱은 화가 친구로서 고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처세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인간으로 비쳤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솔직히 고흐를 아는 것에 비하면 고갱에 대해서 아는 바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단편적인 지식 혹은 연대기적으로 나열된 그의 삶에 대해 초보적인 이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명작 50%이상을 차지하는 타히티 시대의 그림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호감이다. 나는 왜 그런지 타히티 시대의 그림보다는 그 이전 시기에 그린 기독교적 문화에 기반을 둔 고갱 그림을 좋아한다. 고갱이 기독교적인 인물이라서? 노노.. 노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