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또 등장했습니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다행스럽게 이 작품은 생물을 이용해서 만든 것은 아닙니다.
이른바 스핀 페인팅(Spin Painting)인데요, 스핀 페인팅은 회전하는 플랫폼 위에 캔버스를 올려놓는 과정을 말한다고 하네요. 허스트는 붓기(pouring), 드리핑(dripping), 또는 스프레이(spraying) 방식으로 캔버스에 물감을 바릅니다. 캔버스가 회전하면서 작용하는 힘에 따라 물감의 움직임이 결정되어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패턴이 탄생합니다.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Jade Fadojutimi(자데 파도주티미)의 <Foliage Appropriation(잎새의 차용)>이라는 작품입니다.
도대체 어떤 화가이길래 가고시안에서 작품을 내걸었는지 정보조회를 해 봅니다.
Fadojutimi는 1993년 런던에서 태어나 거주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2015년 런던 슬레이드 미술 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2017년 런던 왕립 미술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파도주티미는 격자, 레이어, 이질적인 표시 등 20세기 회화의 주요 시각적 요소를 작품제작에 활용하는 아티스트로 식물, 미생물 또는 해양 풍경을 암시하는 듯이 보이지만 지속적으로는 추상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영감을 얻는 곳은 특정 장소, 문화, 사물 및 소리,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의류 및 사운드트랙 등으로 다양합니다. (그녀는 Slade를 졸업한 후 일본을 여행했고 현재는 1년에 여러 번 일본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일본 마니아인가요? 일본문화와 일본인들이 호기심 자극하는 소재를 만들어내는데 일가견이 있으니 젊은 여성이 혹했나 봅니다. 글쓰기 역시 그녀의 창작활동의 핵심을 이루는데 때때로 그녀는 자기 그림의 미묘함을 표현하는 데 글쓰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시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운영하는 부스에 내걸린 작품입니다.
Thomas Houseago(토마스 하우즈아고, b.1972)는 영국의 현대 미술가인데, 현재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으며 미국 시민권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미술의 메카는 미국이고 뉴욕이나 LA가 그들의 주요 무대가 되고 있으니 이런 경향이 보이는 듯하네요. 그의 작품은 대부분 석고, 청동 또는 알루미늄으로 된 비유적 조각품이라고 합니다.
야마구치 하루미(b.1941)는 시마네현 마쓰에시에서 태어나 도쿄예술대학 유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세이부 백화점 홍보부에서 근무한 후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해 1969년 개업한 PARCO의 광고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1972년부터 야마구치는 에어브러시 기법을 사용하여 여성 인물을 그려내며 단숨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신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아저씨가 그리는 iPad화도 걸려있습니다.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아티스트는 무얼 하든 다 뉴스가 되고 대중의 주목을 받습니다. 피카소가 그 길을 거쳐간 것이죠. 이제 데이비드 호크니도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Raphaela Simon(라파엘라 시몬, b. 1986)은 독일 빌링겐 태생으로, 현재 베를린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단색 배경을 배경으로 단순하고 구별되지 않는 형태의 그림으로 유명합니다.
이를 위해 시몬은 느리고 지속적인 과정에서 요소를 덧칠하고 수정하면서 여러 단계로 작업합니다. Simon은 다양한 레이어를 통해 빛나는 색상을 사용하여 구성에 뉘앙스를 추가하는 팔림프세스트(palimpsest) 형태를 생성합니다. 종종 초상화를 연상시키는 사이먼의 작품은 평범한 사물과 모티프의 이름을 따서 제목이 붙여져 잠재적인 비유적 잠재력을 암시합니다.
프란시스 피카비아(1879~1953)는 다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프랑스의 아방가르드 화가, 작가, 영화감독, 잡지 발행인, 시인, 그리고 타이포그래퍼였습니다.
에릭 피슬의 작품도 내걸려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미처 그의 이름을 알아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김구림이란 화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단지 이 작품에 끌린 것은 거뭐 안철수상이 노래 부르고 다녔던 '융합'을 미술에 접목시킨 사례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추상과 구상의 융합입니다. 시도는 좋았는데 자세히 뜯어보니 기술(테크닉, 기교)이 좀 딸리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기교가 딸린다고 언급한 이유는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추상 속에 구상화 작품을 오려 넣은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게 눈에 거슬리거든요.
작가가 시도한 효과가 아주 많이 반감되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추상과 구상 사이의 경계선 처리가 보다 세밀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현대 한국 추상미술의 태두, 김환기 작품을 특별 전시하는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이제 김환기 점화는 너무 보아서 식상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진짜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보고 또 보아도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발견해낼텐데 저는 아직 눈이 여린 모양입니다. 점화이전의 작품을 보니 은근하게 아름다운 요소가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접하는 일본화가의 작품입니다.
추상은 그닥 호감을 못 느끼는데 색상배합이 묘하게 아름답습니다.
줄리안 오피의 인물들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얘네들은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요?
Gallery 1957은 가나에 기반을 두고 있는 갤러리입니다.
아프리카 미술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프리즈 서울 2023에 참여한 듯합니다.
Kwesi Botchway(보치웨이)는 흑인의 아름다움, 기쁨, 미래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블랙 아트 계보에 확고히 뿌리를 둔 가나 예술가는 초상화의 전통적 기반아래에서 설득력 있는 작업을 시도하면서 반흑인성에 대응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Nadia Waheed(Pakistani, b.1992)는 남아시아 여성의 생동감 넘치고 헌신적인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입니다.
작가가 그려내는 초현실적인 캔버스에는 수련, 울창한 숲 식물, 끝없이 펼쳐진 물이 가득한 광활하고 꿈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으며, 종종 그 속에 회색과 갈색 톤으로 렌더링 하는 근육질의 여성 나체를 포진시킵니다.
그녀의 작품은 또한 기독교적 개념인 케노시스(신이 들어오도록 자신을 비우는 것), 불교의 수냐타 영적 공허 개념, 양면을 지닌 로마의 전환의 신 야누스 등 종교적, 신화적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뉴욕, 마이애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시드니, 시카고에서 작품 전시를 한 바 있습니다.
Tom Anholt(b.1987, UK)는 입체주의와 표현주의를 넘나드는 화면과 강렬한 색감으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입니다. 영국태생이지만 베를린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계 어머니와 페르시아계 유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탓인지 그의 작품에는 모더니즘과 페르시아 미술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스위스의 떠오르는 신예화가 니콜라스 파티의 이 작품은 느낌이 조금 다르네요.
아, 수채화 그림이라서 그렇게 보여지는 거군요. ^^
Kermit(커밋)이 뭔가해서 찾아봤습니다.
개구리 캐릭터 이름이군요.
아프리카 화가의 색상이 아름다운 작품들입니다.
한국 현대미술을 선도한 ‘단색화’의 대표적 작가 박서보 님이 등장했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화가는 무의식적인 행위와 반복, 체념을 통한 수행의 개념과 한지의 물성을 강조한 <묘법>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묘법’은 시기에 따라 재료, 기법, 색상 등에 변화를 보여왔는데 2022년부터 선보인 세라믹 묘법에는 아흔의 나이에도 끊임없는 변화를 모색하는 그의 투지가 깃들어 있습니다. 기존의 한지가 닥나무에서 비롯한 자연의 재료이듯, 세라믹의 주된 재료는 자연의 ‘흙’으로, 색, 물성, 재료 등의 모든 요소에서 자연과의 연결을 중요시하는 작가의 철학이 지속적으로 드러납니다.
한지 묘법에서 골을 만들기 위해 손과 도구로 한지를 밀어냈다면, 세라믹 묘법에서는 백자 흙으로 판을 만들고, 기본적인 형태를 잡은 후 나이프를 이용해 흙을 덧붙여서 벽을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한지 작품처럼 골과 벽의 모양, 간격, 사이즈가 모두 다른 한 점뿐인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초벌과 재벌을 거쳐 인고의 시간 끝에 완성되는 한국 도예의 맥과 묘법 특유의 정신성이 결합된 세라믹 작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창작세계를 확장해 온 박서보의 예술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시장을 목표로 삼고 스위스에서 생산된 자수 아카이브의 고해상도 사진 "The Japan Collection" 시리즈의 하나로 제작된 것입니다. 작가는 자수를 고해상도 사진으로 촬영한 후 이를 사람 크기만큼 다양한 크기로 불어넣습니다. 사진에는 천의 질감과 자수의 실뿐만 아니라 천에 쌓인 먼지 한 알까지 모두 드러납니다. 그리하여 이 사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자극하고, 패션과 유행, 소비와 욕망의 기저에 깔린 메커니즘에 대해 성찰하게 합니다.
미술의 작법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항상 가장 큰 힘과 울림을 전해주는 것은 정통적인 방법과 기교로 제작한 작품에 있습니다. 곁가지는 시간의 조정을 거쳐 다 걸러지게 되는게 미술세계의 법칙입니다.
앗, 퀴어작가 헤르난 바스의 작품도 한편 걸려있습니다.
재미있고 다양한 스토리텔링 작품으로 한국미술애호가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입니다.
Hernan Bas의 <진주의 왕자 본의 지루함>이라는 제목의 이 장엄한 작품은 허구의 젊은 남성 개념 예술가에 초점을 맞춘 시리즈 <개념주의자 Vol. Ⅰ&II>의 한 부분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Bas는 부조리로 이어지는 다양한 예술 관행의 친밀하고 기이한 순간을 포착합니다. 이를 통해 그는 현대 미술 관행의 어리석음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활용된 것은 미술사적 참고 자료입니다.
<진주의 왕자 본의 지루함>은 이태리 르네상스의 거장 'Sandro Botticeli'의 작품 <비너스의 탄생>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보티첼리는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가 바람에 날려 키프로스 해안으로 날아가 거대한 조개껍질 위에 서 있는 모습을 묘사한 바 있습니다. 반면에 Bas의 버전에서는 남성 인물 Vaughn이 진주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껍질에 앉아 있습니다. 그의 머리는 비너스처럼 옆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습니다. 본의 손과 팔은 샛별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며, 본은 머리카락 대신 진주 가닥을 쥐고 있습니다. 여기서 본이라는 이름은 비너스를 대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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