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지 추천

전남 신안 - 섬티아고

hittite22 2025. 2. 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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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천사섬 섬티아고..

이곳에 순례길을 따라 조성된 ‘12 사도 예배당’이 있습니다. 3년 전 알게 된 곳으로 언젠가 다녀오겠노라 다짐하였지만 '아직'입니다. 그런데 국내 여행지로 추천한다구요? 아, 이거 참 난감하지만 사실입니다. 원래 얼굴이 두껍지는 않은데 익명의 공간이라 그런지 용기가 났습니다.ㅎ

 

그동안 - 제가 다녀오지 않은 동안 - 이곳에 잠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순례길을 조성하고 각 포스트를 겸하여 12사도의 기도하는 집(작은 예배당)이 건축되어 있는데 불교계의 이의제기로 그 명칭이 바뀌어졌다는군요. 내용인즉슨 불교계의 종교차별이라는 민원으로 표지판이 교체되었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첫 번째 '베드로의 집'이 '건강의 집' 이런 식으로요...

그러다가 1년이 지난 작년(2024년) 상반기에 다시 12 사도 본래 명칭을 되찾았다고 하는군요.

 

전남 신안군 천사섬 주민들이 3개월간 제작한 12사도 예배당 표지판. [출처] 국민일보

 

국민일보에 보도된 위 사진이 다시 설치된 12사도의 집 표지판들입니다. 지역 주민 10여 명의 모금과 천사섬 숙박업소 직원의 재능 기부로 제작되었다니 주민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 불교계엔 쏘리쏘리..^^)한 셈이 되었습니다.

 

순례길이 조성된 내력을 찾아보았습니다.

신안군 증도면 주민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며 한국 성결교 최초의 여성 순교자 문준경(1891~1950) 전도사가 섬마을 전도를 위해 찾던 길이란 것에 착안했다고 전해집니다. 신안이 고향인 그는 1년에 고무신이 8켤레나 닳았을 정도로 열정적인 선교를 했다고 합니다. 저두 옛날 교회 학생회 다닐 때 길거리 전도를 여러 번 해봤는뎅~ㅋ

'사영리'란 소책자 들고서..

 

뭐, 개인적으로 추정해보니

표지판이 바뀐 후 기독교계 관광객 발걸음이 줄어들지 않았나 싶군요.

그래서 주민들이 12 사도 표지판으로 복귀시킨 듯.

 

암튼, 

얼굴에 철판 깔은 전직 철강맨 히타이트 씨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으면서 

신안 섬티아고를 국내 여행지 1호로 추천합니다.

 

................................

 

신안 섬티아고 개요

 

접근하는 법 - 대기점, 소기점, 소악도 선착장이 있습니다.

 

 

신안군은 2017년 ‘섬티아고’ 프로젝트로 신안군 대기점도, 서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 5개 섬을 연결하는 12km 둘레길을 조성했습니다. 최초의 발안자가 누구인지는 모릅니다.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암튼, 그렇게 순례길 곳곳에 12개의 작은 건축물(예배당)을 지었고 각기 예배당에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빌립, 바돌로매, 도마, 마태, 야고보, 다대오, 시몬, 가룟유다 등 예수님의 열두 제자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전체 LAY OUT은 위 지도를 보시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에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다면 한국에는 '섬티아고' 순례길이 있습니다.'

 

이렇게 호기로운 관광안내를 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로 비견될 규모는 절 대 아닙니다. 하지만 섬 사이의 길을 따라 걸으며 '힐링'하기 원하시는 분께는 이곳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보다 더 최적화된 여행지라 할 수 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본질을 마주하기 위한 길이므로 이곳 힐링의 순례길과 결이 다른 것이지요.

 

이곳은 한국-프랑스-스페인 건축가들이 머물며 성경 속 12제자를 모티브로 하여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지었는데 각기 예배당마다 11명의 공공조각과 설치미술 작가들의 열정이 담겨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강영민, 김강, 김윤환, 박영균, 손민아, 이원석 작가가 참여하였고, 외국에서는 장 미셀 후비오(프랑스), 파코(프랑스·스페인), 브루노 프루네(프랑스), 아르민딕스(포르투갈), 에스피 38(독일) 등이 함께 했습니다. 이처럼 외국 작가들이 참여하였기 때문에 그리스 산토리니의 성당, 프랑스의 몽셀 미셀 교회, 러시아 정교회의 둥근 모양 등 여러 나라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안 비밀입니다.

 

섬티아고 가시는 길

목포에서 송공항으로 가서 여객선 터미널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배편이 섬티아고의 세 곳 선착장을 모두 거치기 때문입니다.

항차 출발 도착
송공 당사 소악 소기점 대기점 병풍 소악 당사 송공
1 06:50 07:18 07:35 07:51 08:01 08:08 08:34 08:51 09:17
2 09:40 10:08 10:25 10:32 10:42 10:49 11:06 11:23 11:49
3 12:50 13:18 13:35 13:42 13:52 13:59 14:16 14:33 14:59
4 15:30 15:58 16:15 - 16:39 - - 17:16 17:42

여객선 시각표(3/1~5/31)

 

입도하실 땐 늦어도 9시 30분 배를 타시고,

출도 하실 땐 소악도에서 15시 55분에 출발하셔야 합니다.

12 사도 예배당 순례에는 3~4시간이 걸리며 물때를 피하셔야 하니까 시간 배정을 잘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풍도 물때

 

밀물(만조)-썰물(간조) 시간표를 첨부합니다.

섬티아고 인근 병풍도의 물때이며, 2025년 3월 기준입니다.

  1 2 3 4 5 6 7 8 9
만조         06:15 07:06 08:04 09:17 10:52
간조 08:31 09:10 09:50 10:30 11:13 12:02 13:06 15:12 17:00
만조 15:43 16:21 16:59 17:37 18:17 19:01 19:56 21:14 22:57
간조 20:57 21:33 22:09 22:47 23:27        
  10 11 12 13 14 15 16 17 18
만조                  
간조     06:35 07:15 07:50 08:23 08:53 09:23 09:52
만조 12:17 13:14 13:56 14:32 15:04 15:30 15:55 16:18 16:41
간조 17:55 18:36 19:11 19:44 20:14 20:42 21:08 21:33 21:59
  19 20 21 22 23 24 25 26 27
간조                 06:00
만조 05:14 05:46 06:22 07:08 08:06 09:25 11:00 12:14 13:06
간조 10:21 10:53 11:30 12:16 13:44 16:27 17:21 18:02 18:40
만조 17:08 17:38 18:14 19:00 20:05 21:32 23:09    

 

가시기에 앞서서...

위의 지도를 보면 보이듯이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으로 이어지는 5개의 섬이 하나의 '순례길'로 묶음처리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다리는 없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밀물 때면 각 섬이 바닷물로 막힌다는 것입니다. 각 섬은 갯벌에 돌을 쌓아 만든 징검다리인 노두길(지금은 시멘트 포장된 상태라네요)로 연결되어 있는데 밀물을 피해서 방문해야 섬에 갇히지 않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썰물 때라야 5개의 섬이 시멘트길로 연결되니 방문 시간을 잡을 때 필히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십시오.

 

섬 주민들이 군수에게 노둣길 높이를 1미터만 높여달라고 건의했지만 군수 가라사대 “거기 섬들은 물로 막혀야 더 낫다”라고 거부했다고 전해집니다. 

 

 

섬티아고 12 사도의 길

 

베드로의 집(좌)과 안드레아의 집(우)

 

첫 번째 예배당 ‘베드로의 집’(김윤환 작가)

대기점항 방파제에 세워졌습니다.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이 그리스 산토리니 지방의 건축과 비슷하여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냅니다. 작은 종탑 옆에 세워진 것은 화장실인데 똑같이 눈부시게 하얗습니다. 깔끔해서 아름다운 예배당이라고 할까요? 코발트블루 사파이어색 둥근 지붕 아래 흰 회벽으로 마감처리하였는데 바다와 어울리는 산뜻한 색감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예배당인데 순례할 마음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수행합니다.(갠적 상상력임). 예배당 내부에 특별한 장식은 없습니다.

 

두 번째 예배당 ‘안드레아의 집’(이원석 작가)

병풍도와 연결되는 노둣길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입구에 서 있습니다. 두 개의 높고 둥근 지붕이 있는 건축물로, 단단하고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합니다. 흰 외벽에 짙은 청옥빛의 둥근 지붕, 첨탑에 하얀 고양이 두 마리를 얹은 모양이 독특합니다. 고양이가 보이시나요?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하시면 더 재미있겠군요..

 

야고보의 집(좌)과 요한의 집(우)

 

3번 "야고보의 집"(김강 작가)

300m 지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5분 더 가면 언덕에 빨간 지붕과 하얀 벽으로 차려입은 야고보의 집을 만납니다. 논둑길을 따라 안착한 작은 호수 주변 숲 속의 예배당인데, 심플한 디자인에 로마식 기둥을 입구 양쪽에 세워 안정감이 살아 있습니다. 마을 이장 김영근 씨가 기증한 밭 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4번 작품 "요한의 집"(박영효 작가)

첨성대를 닮은 예배당입니다. 건물 안팎에 생명ㆍ평화를 염원하는 작가의 바람이 타일아트로 채워져 있습니다. 세로로 길게 열린 바람 창 너머로 소박한 들판과 무덤 하나가 보입니다. 타일로 작업된 입구에 염소 조각상이 예배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염소를 키우는 오지남 할아버지가 땅을 기증했고, 작가는 조각으로 보답한 것입니다. 할아버지의 순애보가 예배당 안에 남아 있습니다. 창은 바다를 향하지 않고 밭쪽을 바라보고 있고, 그곳에 먼저 떠난 할머니 봉분이 보입니다.

 

필립의 집(좌)과 바돌로매의 집(우)

 

5번 "필립의 집"(장 미셀, 후비오 등 3인)

대기점도 남측 끝머리에 위치한 5번 작품 ‘필립의 집’은 툴루즈에 거주하는 작가(장미셀 후비오)가 프랑스 남부 건축 양식으로 지었습니다. 바다와 접한 풍광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인근 바닷가에서 주워 온 갯돌로 벽돌 사이를 메우고, 주민이 사용하던 절구통으로 지붕을 마감하는 등 지역의 정서를 담으려 한 노력도 돋보이는 예배당입니다.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장미셀 · 얄룩 작가)

호수 위의 예배당으로, 물이 가득한 호수에 그림처럼 떠 있는 건축미술을 형상화하였습니다. 목조와 통유리로 자연을 흡수하는 우아한 형태인데,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보이지만 보는 위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색유리입니다. 다리가 없어 배를 타고 건너가서 기도할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토마스의 집(좌)과 마태오의 집(우)

 

7번 "토마스의 집"(김강 작가)

게스트하우스 뒤편 순례길에 위치한 새하얀 회벽에 비대칭 창문을 가진 예배당이 토마스의 집입니다. 잔디밭 언덕의 하얀 건물은 바다를 보고 있으며,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한 구슬 바닥과 진한 파란색 문과 창틀이 특징입니다. 정문을 장식한 신비한 빛깔의 푸른 안료는 신비감을 더하기 위해 모로코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8번 "마태오의 집"(김윤환 작가)

‘마태오의 집’은 소기점도와 소악도를 연결하는 노둣길 중간 갯벌 위에 터를 잡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를 닮은 황금빛 돔 지붕은 섬에서 많이 재배하는 양파를 형상화했습니다. 내부는 사방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바람이 관통하므로 매우 시원합니다.

 

작은 야고보의 집(좌)과 유다 다대오의 집(우)

 

9번 " 작은 야고보의 집" (장 미셀 파코 작가)

노두길 중간 갯벌 위 소악도 둑방에 ‘작은 야고보의 집’이 있습니다. 유럽의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어부들이 거친 바다로 나가기 전 기도하는 ‘어부의 기도소’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예배당입니다. 프로방스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동양의 해학적인 곡선과 서양의 스탠드글라스가 푸른 물고기 모형으로 어우러져 인상적입니다.

 

10번 "유다 다대오의 집"(손민아 작가)

진섬으로 넘어가면 산뜻한 외관의 ‘유다 타대오의 집’이 순례자를 반겨줍니다. 어구가 어지럽던 쓰레기장에 지은 파스텔 톤 예배당입니다. 톱니바퀴 같은 뾰족 지붕의 부드러운 곡선과 작고 푸른 창문이 여럿 있는 이 예배당은 하얀 건물 자체만으로도 몽환적으로 보입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오리엔탈 타일과 함께 액자처럼 바다를 찍는 창틀이 있습니다. 주변은 털머위와 해국 등 자생식물을 심어 작은 공원으로 조성했습니다.

 

시몬의 집(좌)과 가롯 유다의 집(우)

 

11번 "시몬의 집"(강영민 작가)

진섬 남쪽 언덕에 예배당 ‘시몬의 집’이 있습니다. 이곳은 일몰 사진의 포인트로 알려진 곳인데, 예배당 실내에 들어서면 바다와 한 몸이 되는 듯한 느낌을 얻게 됩니다. 두터운 흰 석회벽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만들어 내는 단단한 조형미가 압권입니다. 울창(?)한 해송을 배경으로 예배당은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모두 관통하는 듯한데, 이는 치유의 공간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입니다.

 

12번 "가롯유다의 집"(손민아 작가)

가롯유다의 집은 12개의 예배당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곳입니다. 대숲으로 난 길을 통과하고 작은 모래사장을 지나면 무인도인 딴섬에 마지막 작품 ‘가롯 유다의 집’이 세워져 있습니다. 바닷물이 만조일 때는 갈 수 없어서 딴섬이라 부릅니다. 모래 해변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프랑스의 ‘몽생미셀’의 늘씬 스타일을 연상시키게 합니다. 뾰죽지붕과 붉은 벽돌, 둥근 첨탑이 매력적이며 고딕양식의 예배당 앞에 붉은 벽돌을 나선형으로 돌려 쌓은 종탑이 특이합니다. 이것은 첫 번 순례지와 마지막 순례지에 각각 종을 배치해 놓아 수미쌍관을 이루려 함인가요?

작가는 ‘이곳에서 열두 번 종을 울리며 지치고 힘들고 뒤틀린 심사를 하나씩 허공에 날려버리고,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힘과 지혜를 얻으라’는 마음으로 종탑을 설계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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