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전람회 후기

예당 한가람미술관 2024/06/21 - Beyond The Scream展(6)

hittite22 2025. 5. 28. 22:44
728x90

 

 

 

 

 

 

Madonna(마돈나)

 

 

마돈나 앞에서..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여자를 사랑과 공포의 대상, 이르바 ‘팜므파탈’로 봤습니다.

19세기말 상징주의와 표현주의 화풍을 이끈 작가는 그리하여 여자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을 화폭에 가득가득 담아냈습니다. 누가 채근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작품 <마돈나>는 사랑이 불안을 잉태하고,

불안은 다시 죽음을 낳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가 아닙니다. 전시장에 걸려있는 작품 속의 여성 (마돈나)은 황홀한 듯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런 마돈나를 검은 어둠이 감싸고 있고 머리의 후광만이 성스러운 여성의 이미지를 간신히 지켜내고 있을 뿐입니다.

 

Madonna(마돈나),1895, hard colored lithograph, 65.5 x 48.5 cm [Private Collection, Norway Courtesy of Peder Lund]

 

<마돈나>는 뭉크를 대표하는 작품이고 시리즈입니다.

회화작품과 비교할 때 판화로 제작된 마돈나의 가장 큰 특징은 가장자리에 태아와 정충을 그려 넣었다는 점입니다. 풍만한 상반신을 가진 여성 나체, 긴 머리카락, 두 손을 뒤로 젖힌 갸름한 얼굴이 황홀경에 빠진 모습인데 이는 회화작품과 동일하게 묘사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석판화이면서 채색된 작품이기 때문에 '유일한' 지위를 가집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이번 전시회는 실질적 의미에서 'Beyond The Scream'이라기보다는

뭉크 판화전, 또는 뭉크 채색 석판화전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다고 여겨집니다.

 

정충과 태아가 보이죠?

 

뭉크는 1895-1902년에 걸쳐 여러 개의 마돈나 석판화를 그렸는데, 이 석판화 왼쪽 아래 귀퉁이엔 태아가 그려져 있고 전체 테두리에 정충이 움직이는 모습을 그려 넣었습니다. 좌측 아래에 그려진 갓 태어난 아이는 겁먹은 표정으로 여자(엄마)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뭉크는 이 채색 석판화에서 숙명적으로 사랑과 출산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여성 심리를 검은색과 베이지색으로 대비시켜 표현했습니다.

 

한편, 회화작품 마돈나에는 태아와 정충이 없습니다.

대신 배가 약간 불룩한 모습의 마돈나가 그려져 있기 때문에 '임신한 마돈나’라고 해석하는 미술 평론가도 있습니다.

 

마돈나 석판화에는 붉은색 '후광'이 있습니다.

 

기독교(가톨릭) 성화에는 후광이 묘사된 경우를 보게 됩니다. 뭉크가 그린 마돈나의 머리 뒤에도 후광이 있습니다. 회화역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금색 후광이 아닌 붉은 색 후광입니다. 아마도 이것은 황홀경에 빠진 인간 마돈나를 표현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Madonna, 1895/1902, hand colored lithograph, watercolor and goauche, 58.2 x 42.6cm [Reitan Family Collection, Norway]

 

이 작품도 채색 석판화인데 위 작품과 다른 버전입니다.

어떻게 그리 판단하냐구요?

위에 소개한 작품과 비교해 볼 때, 오른쪽 테두리에 그려진 정충의 모양, 궤적이 선명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아마도 채색하는 방식에서 수채화와 구아슈를 사용한 것 때문에 이러한 차이점이 생겨난 듯싶습니다.

 

대아의 표정을 읽어봅니다.

 

앞서 소개한 작품의 태아와 마찬가지로 표정이 불안에 빠져있고 한편으로 주눅들은 듯 엄마의 안색을 살펴보는 모습입니다. 태아의 눈동자와 눈매에 그런 인상이 잘 드러납니다. 비록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여성이 성서에 등장하는 성모 마리아를 묘사한 것은 아니지만 작품명을 '마돈나'로 낙점한 측면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비시켜 보면, 이 장면은 태아 예수를 그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설마.. 설마입니다.

아, 이거 너무.. 불경스러운 생각일까요?

 

Madonna, 1895/1902 [detail]
Madonna, 1895/1902, lithograph, 67.7 x 47.3cm [Private Collection, Norway Courtesy of Peder Lund]

 

태아와 정충이 없는 석판화도 있군요..

뭐든지 함부로 일반화시키면 안 됩니다.ㅎㅎ

 

꾸깃꾸깃한 마돈나
보입니까.. 후광. 앗, 그리고 눈동자도 보입니다.
Madonna, 1895/1902, lithograph, 74.5 x 54cm [Private Collection, Norway Courtesy of Peder Lund]
이 석판화의 특징은?

 

발견하셨나요?

이 석판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테두리에 존재하는 정충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흘려 넘기겠지만 제가 포착해 낸 이 석판화가 가진 차이점입니다.

 

정충은 빨빨거리며 움직이고 태아는 고집스러운 표정입니다.
마돈나 close up
태아 close up - 불안하게 엄마를 살펴봅니다.
마돈나 감상에 빠진 중년여성
Madonna, 1895/1902, lithograph, 64.8 x 47.2 cm [JHA Collection]

 

채색 석판화가 아닌 일반 석판화인데 분홍색이 눈에 들어옵니다.

분홍색은 광을 포함해서 정충이 움직이는 통로(마돈나의 자궁)를 채색하였는데 붉은색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부드러움은 분홍색이 아닌 검은색과 선에서도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마돈나 석판화입니다

 

Madonna, 1895/1902 [detail]
Madonna, 1895/1902 [detail - 인물]

 

 

On the Bridge

 

The Girls on the Bridge, 1918, woodcut, 61 x 47.9 cm [Reitan Family Collection, Trondheim, Norway]
The Girls on the Bridge, 1918, woodcut and zincograph, 67.6 x 56.5 cm [Private Collection, Norway Courtesy of Peder Lund]
The Girls on the Bridge, 1918, woodcut and zincograph, 64.8 x 50.5 cm [Private Collection, Norway Courtesy of Peder Lund]
The Girls on the Bridge, 1918 [detail]

 

뭉크는 <다리 위의 소녀들>을 1901년 회화로 처음 공개한 후 1935년까지 총 12점의 유화와 5점의 판화(목판화 2점, 에칭 1점, 석판화 2점)를 제작했습니다.

그는 1918년에서 1920년 사이에 제작된 목판화에서 다양한 홈 자국과 함께 미묘하고 역동적인 구도를 만들어냈습니다. 하늘의 거친 수직 줄무늬와 해안의 수평적인 땅과 만나는 다리의 날카로운 대각선이 어우러져 그의 가장 극적인 작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뭉크는 여름마다 방문했던 아스가르드스트란드(Åsgårdstrand)의 풍경에 깊은 애착을 느꼈고, 1899년부터는 그곳에 작은 집을 빌려 살았는데, 나중에 자신이 집을 소유하였니다. 세 소녀가 서로 가까이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다리는 사실 방문객들이 크리스티나를 오가는 페리를 탔던 부두입니다. 부두와 배경 속의 쾨스테루드(Kjøsterud) 건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언제 노르웨이를 여행 갈 일이 생기면 저곳을 찾아가 보게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습니다.

 

다리위의 소녀들에게 진심인 관람객
On the Bridge, 1912~1913, hand colored lithograph, 48 x 63.8 cm [Private Collection, Norway Courtesy of Peder Lund]
On the Bridge, 1912~1913, hand colored lithograph, 48.2 x 64.5 cm [Private Collection, Norway Courtesy of Peder Lund]

 

 

풍경화

 

풍경화와 다음에 소개하는 인물화에 대한 세부사항은 생략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거니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실천하지 않으면 갤러리 순례는 낭패로 귀착될 수도 있다는 사실,

저는 유념하고 있습니다.

ㅎㅎ

 

Spring Day on Jeloya(옐뢰야의 봄날), 1915, oil on canvas, 63.3 x 80 cm [The Gundersen Collection, Oslo]
Park in Kosen(쾨젠의 공원), 1906, oil on canvas, 81 x 70.5 cm [Private Collection]
Rugged Trunks in Snow(눈 속의 거친 나무줄기), 1923, oil on canvas, 73 x 92 cm [Private Collection]
Felling Area(벌목지), 1912, oil on canvas, 107 x 127 cm [European Collector]

 

 

인물화

 

Two Boys on the Beach(해변의 두 소년), 1911, oil on canvas, 94 x 99.5 cm [Morten Zondang Kunstformidling, Oslo]
선이 살아있네요.
엎드린 소년은 원숭이의 자세인듯
Christian Gierloff in Asgardstrand(아스가르스트란드에서의 크리스티안 기어로프), 1916, oil on canvas, 106.5 x 135.5 cm [Morten Zondag Kunstformidling, Oslo]
누드를 촬영하는 '손'
Kneeling Female Nude, 1919, oil on canvas, 100.3 x 120.7 cm [Sarah Campbell Blaffer Foundation, Houston]
누드화 벽면..
Inger Barth(잉게르 바르트), 1921, oil on canvas, 130 x 100 cm [Private Collection]
Maria Agathe Meier(마리아 아가테 마이어), 1927, oil on canvas, 92 x 73 cm [Private Collection]
Annie Stenersen(애니 스테너센), 1934, oil on canvas, 80.3 x 65.3 cm [Private Collection]
뭉크 씨의 어록 2
Man and Woman, 1913~1915, oil on canvas, 89.5 x 115.5 cm [Munchmuseet]
Model with Hat and Coat(모자와 외투를 걸친 모델), 1916~1917, oil on canvas, 90.5 x 68. cm [Munchmuseet]
Man and the Woman by the Window with Potted Plants(화분이 놓인 창가의 남녀), 1911, oil on canvas, 91 x 100 cm [ Munchmuseet]
The Kiss(키스), 1921, oil on canvas, 88.3 x 100.8 cm [Sarah Campbell Blaffer Foundation, Houston]
Kiss on the Hair(머리카락에 키스를), 1915, woodcut, 49 x 59.5 cm [Private Collection, Norway]
BrigitteⅢ(브리기테Ⅲ), 1931, woodcut, 68 x 55.9 cm [Courtesy Morten Zondag Kunstformiding]
The Res House(붉은 집), 1926~1930, oil on canvas, 45 x 55 cm [Private Collection]
Marat and Charlotte Corday(마라와 샤를로테 코르테), 1930, hand colored lithograph, 56 x 52.5 cm [JHA Collection]
Evening Mood(밤의 정취), 1932~1934, oil on canvas, 110.5 x 129.5 cm [Munchmuseet]
Uninvited Guests(초대받지 않은 손님), 1932~1935, oil on canvas, 75 x 100.5 cm [Munchmuseet]
Uninvited Guests(초대받지 않은 손님), 1932~1935 [detail]
Uninvited Guests(초대받지 않은 손님, 불청객들)은 허수아비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
초대한 일이 없었던 주인장의 대응방법이 과격합니다.
Self-Portrait, 1940~1943, oil on canvas, 58 x 78.5 cm [Munchmuseet]
Self-Portrait, 1940~1943 [detail]
Disturbed Vision(흐트러진 시야), 1930, oil on canvas, 80.5 x 64.5 cm [Munchmuseet]

 

 

Frieze of Life in Puzzle

 

나가는 길목에 있는 쉼터입니다. 퍼즐로 재 탄생시킨 뭉크 작품들인데 의외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두 몇 장 찍었습니다.

굿바이~ 뭉크!

 

 

 

 

 

 

- The End -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