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받아 미술관으로 갑니다.
큰 딸이 동행해 주었습니다.
전시회 명칭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기간 : 2022 4.28~8.28, 관람일 [2022.8.27]
동행 : 큰딸
전시회 마지막날을 하루 앞두고(Ending 전야라고 해야 하나..) 관람에 성공했습니다.
오~ 이런 기쁜 일이...
전통 조각상들
민머리에 귀가 길게 늘어져 있어서 부처상처럼 보이지만, 부처상과 다른 것이 주먹코에다가 눈이 퉁방울처럼 튀어나와 있습니다. 부처님이 저리 생기시진 않았으니 부처님 형상을 닮은 건 아니고.. 아마도 추정컨대 전염병을 불러오는 잡귀로부터 마을을 지키거나 풍수지리상 약한 곳을 메워주는 장승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신령한 존재를 친근하게 표현한 옛사람의 속뜻을 헤아려 봅니다.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그릇, 굽다리 접시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왜지?
전시회를 채워줄 작품이 부족해서 생색내기용으로 가져온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예로부터 인간은 자연에서 얻은 기본 소재인 흙으로 사람과 동물 모양을 만들어 토기를 장식하거나 무덤에 넣었습니다. 삼국시대 원통형 그릇 받침대에 부착된 도망가는 개구리와 쫓는 뱀 토우는 생사를 오가는 냉혹한 자연 현장을 보여줍니다. 이에 반해 더벅머리 총각, 소와 말 한 쌍씩을 소박하게 만든 조선시대 백자 명기에서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삶이 느껴집니다.
보름달 뜬 강가 풍경이 병 전면에 그려져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풍만해지는 병의 형태와 강에서 뱃놀이하는 유유자적한 그림이 잘 어울립니다. 이 병은 떡 칠 때 사용하는 몽둥이처럼 생겼다 하여 '떡메병'이라고 하며 화병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가요? 떡 치는 몽둥이라..
어떻게 보면 혓바닥을 길게 늘어내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어머니에게 매달린 아이, 아버지 뒤로 숨은 아이 형상에서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삶이 전해집니다. 이 작품이 제작된 1990년대에서는 4인 가족 비율이 30%를 차지해 가족 형태의 표준이었습니다. 1960년대에는 2남 2녀가 표준이었던 시대였구요, 지금은 1인 가구 비율이 40.3%에 이릅니다. 가족의 형태는 변화하지만, 변치 않는 소망은 가족이 함께하고 그 시간이 행복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묘한 구도, 구성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설명에 따르면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김씨 가족'을 지켜낸 기와집과 주름진 노부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노부부의 신체가 붉은 흙과 하나 되어 따뜻하고 튼튼한 기와집의 토대가 된 것처럼 누워 있습니다. 저 정도 기와집에서 살았으면 부자였을텐데... 누워있는 인물은 소박하게 묘사되어 있을 뿐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굳건하게 터전을 일구고 살아간 윗세대들의 삶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화가가 자신의 아내를 그린 이 그림에서 전통적으로 중시된 정숙한 여인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어두운 실내지만 얼굴과 상체 위로 밝은 빛이 부드럽게 들어오고 있어서 인물의 온화함이 강조되었습니다.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유화를 그린 박득순은 여인과 정물을 사실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즐겨 그렸습니다.
화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위엄이 넘치는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기고 콧수염을 길렀으며, 양복과 넥타이를 갖추어 입은 모습에서 높은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짐작할 수 있고 날카로운 눈매와 굳게 다문 입에서 근엄하고 엄격한 성품이 느껴집니다. 이종우는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화가가 되었고, 1925년 한국 화가 최초로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1920년에 그린 초상화. 이종우는 부친을 모델로 앉혀 놓고 초상화를 그렸을까요, 아니면 사진을 놓고 초상화를 그렸을까요. 아마도 후자가 맞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정해 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할까요?
그런 것 필요 없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점을 세련되게 전달한 작품입니다. 좌우 대칭의 형태, 부드러운 볼륨과 우아한 선을 전체의 형태 안에 하나의 덩어리로 연결해 사랑의 본질을 표현했습니다.
김정숙은 한국의 첫 여성 조각가이자 추상 조각의 선구자로
주로 단순한 형상의 조각상을 제작했습니다.
아이는 태어난 후에도 엄마에게 한 몸과 같은 존재입니다. 적어도 인생 1년 차를 지나기 전까지는..
아기를 키워 본 사람은 다 아는 얘기입니다. 여기 그 이야기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듯 어린아이가 여인의 목에 감긴 포대에 싸인 작품이 관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포대에 싸인 아이와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머리를 옆으로 돌린 어머니의 형상은 백영수가 그려내는 모자상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우리 문화의 색깔이 있느냐, 우리 나름의 문화정체성이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건희 에세이에서
이건 추상 수채화라 불러야 하나요?
색감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곽인식은 흡습성이 좋은 얇은 화지에 색점을 무수히 많이 칠해 물감이 번지는 효과를 내는 기법으로 활동을 작가입니다. 물감 농도에 따라 색점이 다르게 보이며, 관점에 따라 색점이 서로 밀치고 흩어지는 느낌입니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Monet's Water Lily Pond)
클로드 모네(Clude Monet, 1840~1926)는
'빛이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평생 고수했습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채를 야외 현장에서 생생하게 포착하여 연작으로 제작했습니다. 야외 작업의 영향인지 1908년부터 그의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졌고, 그의 아내와 아들이 세상을 뜬 후 그는 실의에 빠졌습니다.
1917년부터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모네는 이전과 다르게 수련과 물 표면의 변화에만 집중하여 다른 대상은 모호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후대의 평론가들은 이러한 모네의 작품을 가리켜 '추상화의 출현을 예고하는 표현법'이라고 평했습니다.
클로드 모네는 1883년 파리 근교 지르베니에 정착하여 연못이 있는 정원을 가꾸었습니다. 모네는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원풍경을 사랑했습니다. 모네는 자신의 250여 점의 수련 연작을 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크기와 제작 시기 면에서 2021년 5월 뉴욕소더비(Sotheby) 경매에서 낙찰된 <수련>과 비슷하여 비교감사해 볼 만합니다.
1실에서 2실로 넘어가는 중간에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리 없죠..
제주도를 그린 서양화다운 그림 중 하나, 이중섭의 유화입니다.
힘든 시기 자연의 아름다움은 나약한 인간에게 위로가 됩니다. 한국전쟁기간 제주도 서귀포로 피란 간 이중섭은 아마도 섶섬이 보이는 바다를 보며 피란살이의 고난을 잊었을 것입니다. 가난했지만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서인지 다른 작품에 비해 평온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이중섭의 유명한 황소가 붉은 바탕 앞에서 포효하고 있습니다. 우웨에에엥~
한국에서, 아니 이젠 시대가 변했으니 조선과 근대 한국사회에서 소는 인내와 끈기의 상징이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인 자신에 곧잘 비유되었습니다. 또한 황소는 이중섭 작가의 자화상과도 같았습니다. 그림 속 때로는 힘차고, 때로는 힘겹고, 때로는 슬프게 피 흘리는 소는 변화무쌍한 삶을 살았던 이중섭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기도 합니다.
소의 주름과 근육의 결을 드러내듯 그은 힘찬 선은,
특징적이고 독특한 트레이드 마크처럼 대부분의 한국인들 뇌리에 깊숙하게 각인되었으며
실제로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장치로 기능하였습니다.
이중섭의 '황소'를 감상했으니 김기창의 '소'도 살펴봅니다.
결이 다르고 느낌이 다릅니다.
그래서 미술은 영원한 Art로 인류와 운명을 함께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단해 봅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소'이고 어디가 '여인'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습니다.
자연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이 그림에서 '소'와 '여인'은 검은 선으로만 암시되어 있습니다.
김기창은 1960년대에 추상미술을 시작했는데, 종이를 구긴 채 거칠게 붓질을 하거나 구긴 종이에 물감을 묻혀 찍는 독특한 기법을 선보였습니다.
기마인물 부분만 close up 하여서 보니 여성기수의 허벅지가 꽤 두껍습니다.
그런데 여인은 발가벗은 상태로군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과 도전 정신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큰 암석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산을 향해 한 여인이 말을 타고 달려가는 장면을 묘사하였습니다. 여인의 얼굴에 비치는 남청색은 세속과 동떨어진 맑은 기운을 드높이는 상징색이라 하네요. 그런데 말의 대가리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도통 가늠이 안 됩니다. 작품은 '산의 정기'를 뜻하는 제목처럼 신비롭고 활기찬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박래현작가의 수묵화는 뜻밖입니다.
나무둥치에 걸터앉아 피리를 부는 소년의 모습은 한가롭기 그지없습니다. 구불거리며 뻗어나가는 나뭇가지가 피리소리에 맞추어 흔들리는 듯합니다.
이처럼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는 그림이지만 실제 일상에서의 박래현은 시간을 쪼개어가며 집안일, 육아와 그림 그리기를 병행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시간과 싸우면서 대작을 남긴 셈입니다.
천경자가 이런 작품도 남겼군요. 색의 선택이 고상하고 터치가 부드럽기 그지없습니다.
배에 가득 실린 물고기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풍요로움입니다. 입자가 굵은 석채 안료를 여러 번 덧칠하여 질감 표현 또한 풍부합니다. 천경자는 석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환상적인 색채 감각을 펼쳐 보였습니다.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회화작품 사이에 고대, 중세 골동품을 배치한 것이 구색 맞추기 용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아, 이건.. 우리 미술품으로 수집가가 초대하는 것이로구나...
청동은 본래 황색 광택이 있지만 표면에 청록색 녹이 잘 슬어서 '푸른 동', 즉 '청동'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향로는 불교 의식에서 잡귀를 쫓고 잡념을 없애려고 향을 피울 때 사용한 기물입니다. 이 향로는 형태가 간결하고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고르게 핀 청동녹이 아름답습니다. 향로 표면에 새겨진 글씨로 고려 태조 어진을 모신 봉업사(奉業寺)에서 제작된 향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천수관음보살은 무수히 많은 손과 눈을 가지고 있어 중생을 구원할 능력을 가진 보살로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천수관음보살 신앙은 <삼국유사> 기록이 전해질 정도로 역사가 깊지만, 그림으로 전하는 천수관음도는 이 작품이 유일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초현실적이거나 SF적인 상상력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던 모양인가요?
이 천수관음보살에는 얼굴 11면과 손 44개가 있고 각각의 손에 좋은 의미가 담긴 물건이 들려 있습니다.
광배에 많은 눈을 그려 '천안(天眼)'을 상징적으로 나타냈습니다.
천수관음보살좌상이 들고 있는 물건의 의미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면,
달의 보배구슬은 '고열을 내려주기 바람', 약그릇은 '모든 질병 치료를 바람', 화살은 '좋은 벗을 빨리 만나기 바람', 도장은 '말을 잘하게 해 주기 바람', 먼지떨이는 '모든 어려움을 털어주기 바람', 칼은 '도깨비나 귀신을 제압해 주기 바람', 포도는 '곡식과 과일이 잘 열리기 바람', 밧줄은 '온갖 불안을 묶어 마음이 편해지기 바람'을 내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 마이갓!
범종은 부처의 진리를 소리로 전달해 지옥의 중생까지도 구제한다는 상징을 지닌 의식구입니다.
한국에서는 통일신라 이래로 웅장하고 균형 잡힌 범종이 제작되었습니다. 뭐, 초딩 때 학교 교과시간에 배운 에밀레 종은 아직도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으니...
이건희 전 회장이 수집한 이 범종은 통일신라 범종 형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 작품입니다. 종을 걸기 위한 용유 하나와 음통, 유곽과 아홉 개의 유두, 비천상 부조는 통일신라의 전통이고, 천판과 상대 사이의 모서리에 표현한 연잎 모양 장식은 고려 10~11세기 범종의 특징입니다. (뭔 소리래?)
채용신 화가는 조선조 초상화형식의 그림도 그렸었군요.
하긴, 전환기 시대를 살았으니..
여든 살의 전우를 황색 평상복과 장보관(章甫冠) 차림으로 그린 초상입니다. 완고한 선비의 느낌이 잘 전달됩니다. 전우는 근대의 격변기에 마지막까지 성리학을 수호하고 서구 문물을 배격한 도학자였습니다. 채용신은 최익현과 전우를 비롯한 우국지사의 초상을 여러 점 그려 그 정신을 기렸다고 합니다.
앗! 깜짝이야.
송시열 초상화인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복건을 쓰고 심의를 입고 있는 일흔아홉의 권상하 초상입니다.
여기서 복건(幅巾)은 조선시대 남성들이 쓰던 한 폭의 천으로 만든 모자를, 심의(深衣)란 유학자들이 입던 겉옷을 가리킵니다. 복건은 주로 유학자나 사대부들이 착용했으며, 관례, 상례 등 예복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한 폭의 천으로 뒤통수 부분을 약간 둥글게 만들고 이마 부분에 주름을 잡아 덮는 형태입니다.
이 그림은 화원 김진여가 1719년에 그린 초상화를 18세기 후반 이명기가 다시 그린 것입니다. 권상하는 송시열의 수제자였습니다. 권상하의 후학들도 그의 초상화를 다시 제작하여 추모와 계승의 뜻을 이어갔습니다.
그 유명한 김득신 옹의 작품입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 외에도 일반인의 고단한 삶을 그린 조선시대 그림 중 하나입니다. 그림 속 부모는 생업에 여념이 없는데 아이는 배가 고파 입을 벌리며 엄마에게 기어갑니다. 짚신을 삼는 남성의 근육은 짧고 긴장된 선으로 묘사하고, 물레를 돌리는 여성의 옷주름은 부드러운 선으로 그려 동작에 어울리게 표현했습니다.
햇빛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빛에 매료된 오지호는 한국의 날씨와 사계절 변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항구 주변의 푸른 바다와 하늘, 정박한 배를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 화가는 화물선의 하얀 선채가 빛을 받아 반짝이는 효과를 실감 나게 표현했습니다. 스타일면에서 보면 오지호는 디테일 보다 그 대상이 빛의 효과에 따라 우리 눈에 어떻게 시각적으로 경험되는가 하는 문제에 더 집중했습니다.
자연의 매력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화가 유영국은 제한된 색과 도형으로 달밤의 정적을 표현했습니다. 어두운 푸른색을 배경으로 삼각형의 산, 달이 비치는 바다를 표현했습니다. 단순한 형태, 미묘하게 변주되는 제한적 색채가 절제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1950년대 서울에 살던 박수근은 날마다 길을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들을 즐겨 그렸습니다. 당시 서울에는 취미생활을 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사람들은 길가에서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민 화가 박수근의 우직한 손길을 거쳐 특유의 색감, 투박한 질감으로 탄생한 극빈국의 남정네들 모습입니다.
정면으로 얼굴을 드러내 보이는 2인 중에서 왼쪽 인물은 베팅을 포기할까 말까 고민 중인듯하고,
오른쪽 인물은 얼마를 베팅할까 졸라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며
뒤통수를 보이며 이들의 표정을 살피는 앞쪽에 앉은 인물은 대기모드로 보입니다.
박수근 미술의 아쉬움은 이러한 표정묘사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힘든 기법을 고집하고 끝까지 고수하면서 의미 있는 변화를 모색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색채조차 끼어들 여지를 두지 않았으니 대단한 진정성이었습니다. 무엇에 대한 진정성이냐 하면, 자신의 미학에 대한 진정성이라고 봐야겠지요.
대구가 배출한 천재화가 이인성이 그린 아내의 초상화입니다.
20세기 전반 인간을 향한 시선과 표현이 다양해지면서 근대 지식과 문물을 체험한 신여성이 그림에 등장합니다. 화가 이인성이 연인이자 훗날 아내가 되는 김옥순을 신여성의 대명사처럼 보이는 포즈로 표현해 냈습니다.
그녀는 대구유지의 딸로 당시 일본 도쿄에서 의상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던 신여성이었습니다.
대단한 자신감이 그대로 드러나 보입니다.
이 나체의 남성은 얼굴과 얼굴을 감싼 손이 어둡게 처리되어 있어 괴롭고 갈등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양손에 붓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남성은 화가 자신이 모델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김환기의 추상화는 한국 현대미술의 얼굴 마담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대형 화면을 점으로 가득 채워, 마치 밤하늘을 수놓은 광대한 별자리처럼 보입니다. 김환기는 광목을 바닥에 놓고 아교칠을 한 곳에 푸른 점을 무수히 채워 넣어 한지에 먹이 번지는 듯한 효과를 연출했습니다. 파란 점들이 이루는 파동이 합쳐져 광대한 우주의 에너지를 표현해 내는 형국이 되고 있습니다.
백남준은 1963년 독일에서 본격적으로 TV모니터를 사용하여 실험을 하는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예술가나 역사의 위인을 비디오 모니터, DVD 플에어 등으로 로봇처럼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피아노는 한자와 악보등을 덧붙여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확장하고 뻗어나가는 인류의 문화를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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