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에 이어서)
인물화
<쥘 리슈몽의 초상화>는 실내 배경으로 편안하게 앉아 있는 정장차림의 쥘 리슈몽을 그린 작품입니다. 나비넥타이를 매고 손목 사이로 흰색 셔츠 커프스가 보이는 짙은 정장을 입고 있어 세련미를 풍기는 이 인물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암튼 화가 앞에서 모델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조명은 피사체의 얼굴과 손의 윤곽을 강조하여 초상화에 부드러운 사실감을 더합니다. 작품은 인상주의의 전형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제작된 것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빛과 색상의 일시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붓터치로 우아한 일상을 포착하여 작품화하는 데 성공한 사례입니다.
<피아노 레슨>은 음악을 만드는 행위에 몰두한 두 여성의 친밀한 순간을 포착한 작품입니다.
두 인물 중 한 명은 피아노에 앉아 건반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음악 연주나 연습하는 순간인 듯하며, 피아니스트 옆에 서 있는 다른 인물은 악보를 주의 깊게 바라보며 음악 연습에서 안내자 또는 동반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의 시선은 모두 열린 악보를 향하고 있습니다. 두 여성의 우아한 복장과 잘 꾸며진 배경으로 볼 때 이들은 중산층 혹은 상류층에 속하는 인물들로 추정됩니다. 카유보트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화가인 귀스타프 카유보트와 어떤 사적인 관계망을 형성하는데 기여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모델들에 대한 정보는 전반적으로 드러난 것이 거의 없습니다.
동양어 학교의 교사인 <Henri Cordier의 초상화>는 앙리 코르디에라는 인물이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책에 집중하고 있는데, 손에 뺨을 대고 있는 모습은 깊은 생각이나 숙고의 순간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코르디에는 당시 유행하던 복장으로 격식을 차린 스타일이며, 교육자로서의 직업적 지위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배경은 학자로서의 삶을 나타내는 실내 공간으로 다양한 책으로 가득 찬 책장이 있어 그가 지적 추구에 열심이었던 인물인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장식용 갓이 달린 램프를 비롯하여 흩어져 있는 종이와 필기구 등이 여느 범생이들(먹물?)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풍경화
<6층에서 본 알레비 거리>는 당시의 활기찬 파리 도시 풍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알레비 거리에는 19세기 파리의 특징적인 건축물들이 서 있는데 거리를 따라 늘어선 오스만 스타일의 건물이 보입니다. 작품의 분위기는 평온함이 뒤섞인 역동성이 잘 드러나보입니다. 관람객은 멀리서 파리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아래 거리를 가로지르는 그들의 하루를 공유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색상 팔레트는 차분하지만 다양하며, 파란색, 노란색, 흰색이 그림에 깊이와 볼륨감을 더합니다.
<Rising Road>는 고요한 야외를 배경으로 데이트 혹은 산책 중인 한 커플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남자는 세미 정장차림에 친근감이 느껴지는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고, 여자는 햇빛을 가리는 빨간 우산을 들고 따라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양쪽 길에는 완전 초록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무성한 덤불이며, 나무며, 잘 가꾸어진 잔디밭 모두가 초록초록합니다. 시간적으로는 늦은 오후인 듯 빛이 나뭇잎 사이로 비치며 길과 인물에 무늬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한 번 걸어보고 싶은 길입니다.
여러 인상파 화가들이 드가의 급진적인 프레이밍에 대한 관심을 보였을 때 구스타브 카유보트가 프레이밍의 혁신가로 언급된 적은 없었습니다. 드가보다 10년 이상 어린 카유보트는 1876년 두 번째 인상파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M. Richard Gallo가 개를 산책시키는 그림은 원래의 프레임이 있는데, 금박을 입히지 않고 청동 페인트로 마감한 단순한 플루트 모양의 프로필이었습니다.
카유보트와 마네는 파리에서 온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아르장퇴유 풍경에 새로운 차원이 추가된 방식에 주목했습니다. 이때 제작된 작품이 <쁘띠 젠빌리에의 리샤르 갈로와 그의 개 딕>(1884)으로, 검은 모자와 긴 코트를 입은 도시 신사가 아르장퇴유 강 건너편에 있는 마을에서 개와 함께 센 강을 따라 걷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쁘띠 젠빌리에(Petit Gennevilliers)는 Caillebotte가 애용했던 교외 지역입니다.
<젠빌리에의 노란 들판>은 현재 독일 쾰른의 발라프-리하르츠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곳을 다녀온 기억은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 작품을 감상했던 인상은 남아있지 않네요.
광활하고 차분한 하늘 아래 펼쳐진 노란 들판의 시골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유럽들판의 전형이랄까..
암튼, 멋진 풍경화입니다.
<꽃이 핀 사과나무>는 푸른 가지에 섬세한 꽃이 피어 있는 만개한 사과나무를 그린 작품입니다. 나무는 작품의 중앙에 위치하여 보는 사람의 시선을 끌어들입니다. 녹색 잎과 하얀 사과꽃 사이로 붉은 지붕의 건물들이 보입니다. 나뭇가지 뒤편으로 집그림이 드러나게 표현하는 것은 꽤나 수고스러운 붓놀림을 요구할 듯싶습니다.
<정원의 장미>에서 Caillebotte는 인상주의 기법을 훌륭하게 사용하여 여름 오후의 덧없는 아름다움을 전달합니다. 그의 붓놀림은 가볍고 통풍이 잘 되어, 잎사귀 사이로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과 꽃잎에 비치는 햇살의 놀이를 포착합니다. 녹색과 분홍색 음영이 지배하는 생생한 팔레트는 평온함과 평온함을 불러일으킵니다.
<센 강둑의 해바라기>는 센 강변에 피어난 무성한 해바라기 군락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분위기는 조용하지만 해바라기의 커다란 잎사귀는 대담하고 생동감 넘쳐나고 있습니다. 해바라기는 이미 만개했고, 큰 원반 모양의 얼굴은 관객을 향해 모습을 드러냅니다. 무성한 녹색 잎 줄기는 꽃잎의 밝은 노란색과 선명하게 대조됩니다. 그와 반대로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센 강의 조용한 강둑이 보이고 그 뒤로 강의 부드러운 흐름이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느낌입니다.
물 표면은 빛을 반사하는 인상파 기법을 능숙하게 구사하여 드러내 보이며, 작고 섬세한 붓놀림을 수없이 반복하여 열린 하늘 아래 센 강의 반짝이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멀리서 펄럭이는 프랑스 국기는 예술 작품에 국가적 정체성과 위치 감각을 심어줍니다. 전반적으로 "센 강둑의 해바라기"는 자연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카예보트의 기술과 인상파 운동에 대한 그의 공헌을 증명합니다.
작품 <Nasturtiums(한련속)>를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관점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Caillebotte는 날카로운 각도, 확장된 관점, 기울어진 관점을 사용하여 예술 작품에 깊이와 차원성을 더했습니다. 이러한 요소가 모두 모여 꽃 그 이상의 흥미로운 해석을 제공합니다.
<아르장퇴유 다리>는 캔버스의 중앙부를 우아하게 가로지르며, 아래의 물에서 울려 퍼지는 우아한 아치로 두 강둑을 통합합니다. 배경은 건물이 자리 잡은 완만한 언덕으로 펼쳐지며, 강가 너머의 도시 생활을 암시하는 따뜻한 색조로 칠해졌습니다. 그 위의 하늘은 넓고 밝은 느낌으로 표현되어 구성에 통풍이 잘되는 느낌을 더합니다.
전반적으로,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아르장퇴유 다리"는 인상파 풍경화의 본보기로, 인공 구조물과 자연환경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을 공명 시키며, 모든 것이 빛과 분위기에 대한 민감성으로 포착되어 장면에 생명감과 즉각성을 불어넣습니다.
정물화
작품 <꽃병에 담긴 노랑장미>는 흰색 꽃병에 꽂힌 노란 장미의 화려함을 포착해 낸 정물화입니다.
장미는 인상주의 스타일의 특징인 즉각성과 신선함을 잘 표현해 낸 듯합니다. 이는 모든 사람이 인지하듯이 빠르고 눈에 띄는 붓놀림과 빛의 변화에 대한 관찰이 기반으로 깔려있어 가능했던 것입니다. 즉, 인상파 작법의 기본이 잘 갖추어진 화가였다는 말입니다.
<스탠드에 진열된 과일>은 알베르 쿠르티에(Albert Courtier)가 자신의 식당을 위해 의뢰한 작품입니다. 시장 스탠드에 쌓인 과일을 가까이서 본 구성은 특별하지 않지만 생생한 색상에 기인한 것일까요? 과일이 모두 싱싱해 보입니다.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하면서도 페인트 적용 요소인 붓질과 색상 선택을 통해 관능미를 기르면서 놀라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카유보트의 능력을 잘 보여줍니다. 사실적인 묘사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하네요. 그것에 동의하려면 저의 보는 눈이 그만큼 더 깊고 예리해져야 하는 데 아직은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Caillebotte는 평생 정원사(a lifelong gardener)였지만, 꽃에 대한 관심은 1880년대까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1893년에 그린 이 작품은 파리 북서쪽 센 강의 작은 마을 Petit-Gennevilliers에 있는 자신의 부지에서 재배한 꽃을 캔버스에 담은 것입니다. 당시 국화는 화려한 색상과 이국적인 연관성으로 인해 프랑스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빽빽하게 뭉친 꽃을 근접묘사한 이 특이한 작품은 식물 이미지로 장식된 식당 문에 대한 Caillebotte의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개념은 인상파 화가이자 친구인 모네(Monet)가 Giverny 정원에 기반한 장식 시리즈와 유사합니다.
누드화
<소파에 누워 있는 누드여성>은 파스텔화로 인상주의 운동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부드러운 질감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인물을 감싸는 패브릭과 쿠션의 렌더링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의 조화로운 상호작용은 신체의 윤곽을 강조하는 효과를 얻게 해 주는군요. 여성의 편안한 포즈와 감긴 눈은 지금 상황이 개인적인 성찰의 시간(나체로?)을 가지는 것이거나 휴식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 작품은 목욕을 준비하거나 끝내는 남자의 모습을 뒤에서 포착한 그림입니다. 관객은 차분한 색상의 장식 없는 실내에서 흰 수건으로 몸을 말리는 남자에게 시선을 보냅니다. 이 남자 말고는 볼 게 없는 화폭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남자의 자세는 자연스러운 듯하고 오른쪽에 있는 구리 욕조가 방에 스며드는 자연광을 반사하고 있어 시선을 분산시킵니다.
작품 <소파 위의 누드>는 꽃무늬 소파에 누워 있는 누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성이 누워있는 소파의 풍부한 질감과 섬세한 디데일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불러일으킵니다. 누드여성은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듯한 장면이라 오히려 꽃과 장식 모티브가 아름다운 소파에 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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