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미술관 순례

서유럽 여행 -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1) / 젊은 괴테

hittite22 2025. 1. 1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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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델 미술관 전경

 

 

1. 슈테델미술관 개요

 -정식명칭 : Städel Museum

 

1) 주요 전시정책

- 중세부터 현대 미술까지의 3000여점 소장 및 상설 전시

- 사진촬영 허용

2)건축 

- 최초 : 1878년, Oskar Sommer(오스카 조머) 

- 개축 : 2009~2012, 건축사무소 Schneider + Schumacher(슈나이더 + 슈마허)

3)입장료  

- 성인 18유로 ( but, 화요일 15시 이후 9유로)

- 12세 미만 어린이 무료.               

4)개관일

- 화, 수, 금, 토, 일 : 오전 10시~오후 6시

- 목 : 오전 10시~오후 9시(와우~)

5)휴관일 

- 월요일

                

2.위치

슈테델 미술관 가는 법(from 뢰머광장)

 

 

3.주요 작품(사진출처 : Wikipedia)

Female Ideal Portrait (Portrait of Simonetta Vespucci as a Nymph) by Sandro Botticelli, ca. 1480–1485
The Garden of Eden by the Upper Rhine Master, ca. 1410–1420
Venus by Lucas Cranach the Elder, 1532
The Courtyard of the Orphanage in Amsterdam (Free Hour in the Amsterdam Orphanage) by Max Liebermann, 1881~1882
Two Girls by August Macke, 1913
Sonnenuntergang von Eugène Delacroix, ca.1849~1850
The pond and the chestnut tree avenue at Jas de Bouffan by Paul Cézanne, ca.1878~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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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그해 봄이 돌아오자 히타이트는 서유럽 뮤지엄 순례여행을 떠났다. 그전 해 섣달 그믐날, 30여 년간 다니던 직장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두고 해가 바뀌면서 시도한 첫 여행이었다. 동행은 20대 후반의 딸 한나. 두 사람은 강서구 방화동의 살던 집에 반려묘 만두를 남겨놓은 채 홀연히 인천공항을 거쳐 유럽의 관문 프랑크푸르트로 진입했다. 프랑크푸르트는 히타이트가 직장 생활할 때 방문한 적이 있어 낯설지 않은 도시였다. 여행이란 맨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낯선 나라, 눈에 설익은 공항으로 잠입을 시도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나홀로 여행이 아닌 동행이 있을 때라면 사소한 일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게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히타이트가 그런 입장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첫 기착지로 프랑크푸르트를 낙점한 것은 지극히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곳 프랑크푸르트에는 슈테델 미술관이 있었다.

 

 

카이저 돔이 보이는 거리

 

슈테델 미술관은 프랑크푸르트 중심가, 카이저 돔이 있고 뢰머 광장이 펼쳐지는 강변 북부에서 암 마인 강 남쪽 지경으로 건너가면 바로 만나게 된다. 다리를 건너 강변을 걸을 때 나뭇가지가 울퉁불퉁한 처음 보는 듯한 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그 나무들은 햇살을 받아 역광에 의한 어두운 그늘을 만들어내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사하게 보였다.

 

플라타너스가 열병해 있는 암 마인 강변도로

 

히타이트가 말했다.

"저 나무들 좀 봐, 굉장하지 않니? 마치 외계행성의 수도를 걷는 느낌이야.."

한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무슨 나무인데요?"

그의 딸 한나는 히타이트만큼 나무에 진심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와 달리 히타이트는 목소리에서부터 약간 흥분한 듯한 모습이었다.

"글쎄다. 처음 보는 나무같아. 가로수로 심어 놓은 것일 텐데 수종(樹種)을 적은 태그가 안 보이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나무는 코레아에도 서식하고 있는 플라타너스였다. 그가 살고 있는 강서구 방화동 인근의 등촌동 거리에도 이곳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강변처럼 가로수 삼아 플라타너스를 줄줄이 심어놓은 거리가 있었다. 단지 코레아 서울 등촌동 거리의 플라타너스보다 이곳의 나무는 꼬불거림의 정도와 횟수가 더 심했다. 그래서 히타이트는 처음 보는 나무라고 오해했던 것이다. 단순히 오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색다른 나무가 이곳이 자신의 유일한 지경임을 알리며 번성해있는 게 매우 인상적으로 받아들여졌다. 50대 중반을 넘긴 동아시아의 아저씨 히타이트는 '오, 슈테델 미술관에 오니 거리의 가로수마저 멋지네!'라며 홀로 감탄했다. 

 

슈테델 미술관 입구에서

 

바야흐로 서유럽은 미술관 천국이라 할 만하다. 그 중에서 진부한 중세 종교화가 가득 들어차 있는 미술관으로 피렌체의 우피치와 마드리드의 프라도가 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인 파리의 루브르 뮤지엄이나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에 버금갈 만큼 종교화로 채워진 성화 저장고였다. 우피치와 프라도는 향후 이어지게 되는 히타이트의 여정 목록에도 들어가 있는 곳들이었다. 이들에 비한다면 프랑크푸르트 슈테델미술관은 비교적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히타이트와 그의 딸 한나가 관심을 기울일만한 인상주의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은행가이자 미술품 수집상이었던 슈테델의 심미안이 히타이트와 우연히 일치한 것이었겠지. 암튼 히타이트는 뢰머광장에서 점심을 때운 후 마인강에 얹힌 여러 개의 다리 중 고고학 뮤지엄에서 가장 가까운 다리로 향했다. 그리고 웅장한 성채처럼 서 있는 슈테델 미술관 건물의 위치를 어림잡아 살펴본 다음, 강을 건너자마자 미술관의 정문이 있으리라 예상한 이면 도로로 앞서서 걸어갔다. 미술관의 입구가 강변을 향하고 있으리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넓은 미술관 외곽을 한 바퀴 둘러 가는 수고를 자초하게 되었다. 

 

 

작품감상

 

티슈바인(Johann Heinrich Wilhelm Tischbein)의 Goethe in the Roman Campagna, 1787, oil on canvas, 166 x 210.3 cm

 

슈테델 뮤지엄에 입장하여 처음 마주한 작품은 회색 중절모를 쓰고 있는 괴테 아저씨 그림이었다. 티슈바인(Tischbein)의 <로마 캄파나의 괴테>인데 아주 말쑥하고 스마트한 얼굴로 묘사되어 있다.

 

"아빠, 여기 괴테 그림이 있네요?"

히타이트는 딸이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 작품을 접신하였다. 말끔한 복장에 미남형인 괴테그림을 그린 화가는?

설명 딱지를 들여다 보니 교복 명찰처럼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 그에게 있어서 티슈바인(Tischbein)은 뉴프론티어 바깥에 존재하는 화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화가였다. 물론 미술애호가라면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히타이트는 이제 막 미술에 눈을 뜨는 초보자에 불과했다.

 

물론 프랑크푸르트의 슈테델에 괴테의 전신 초상화가 걸려있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조금 전 그가 건너온 마인 강 북변, 뢰머광장 인근에 괴테 생가가 자리 잡고 있으니 말이다.

 

"괴테가 맞긴 한데, 미화시켜 그려진 것으로 보이네.."

히타이트는 혼잣말처럼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생각해보면 문학사적으로 괴테(1749~1832)가 자신의 대표작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 것은 26세 때의 일이었다. 그럼 저 그림은 몇 살 때 모습일까?

 

딸이 재빨리 계산한다.

"1749년에 태어났고, 괴테의 친구 티슈바인이 작품을 그린 것이 1787년이니 37세 혹은 38세 정도 되었어요."

"오, 그러니? 그럼, 젊은 시절의 모습을 그린 게 맞네. 괴테가 젊었을 때는 미남이었나 보다."

실존의 최하층에 속하는 심미주의자 히타이트는 저급한 리액션을 스스럼없이 해낸다.

"괴테가 37살 때 2여년간 휴식을 겸한 이탈리아 여행을 결행했는데 그때의 모습을 그린 거라네요."

한나가 핸드폰을 들여다 보며 알려준다.

'세상이 좋아진 거 맞네. 해설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도 인터넷 검색으로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획득할 수 있으니...'

 

"그런데 <캄파냐의 괴테> 작품이 안주하기에는 슈테텔 미술관이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할 수 있어. 프랑크푸르트 하면 슈테델인데, 이곳에서 프랑크푸르트 출신의 대문호 초상화를 소장하는 것이 어울리는 그림이지."

히타이트는 딸에게 뭔가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시선을 돌리면서 혼잣말처럼 덧붙이기를,

"아, 이 작품이 티슈바인의 대표작이었구나. 내가 잘 모르고 있던 화가라는 게 놀랄 일은 아니었군. 암튼, 괴테가 잘생긴 모습으로 그려진 것은 괴테와 티슈바인, 그들 우정의 현란한 기념물인 것만은 틀림없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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