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미술관 순례

서유럽 여행 - 체스키 크롬루프 에곤 실레 미술관 / 실레와의 조우

hittite22 2025. 1. 1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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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 미술관

 

 

1. 에곤 실레 미술관(Egon Schiele Art Centrum) 개요

 - 에곤 실레 아트 센트럼은 1992년 체코, 오스트리아, 미국인 그룹에 의해 설립.

 

1) 주요 전시정책

- 1993년부터 피카소, 달리, 클림트 등의 20세기 미술 작품을 매년 전시하며

- 에곤 실레 작품의 상설 전시회를 열고 있음. 

2) 건축

- 이전 마을 양조장의 16세기 건물 단지가 계획된 문화 센터 사용

3) 입장료 

- 성인 : 250 CZK(체코 코루나) 

- 학생 / 65세 이상 : 180 CZK(체코 코루나) 

4) 개관일

   2025.4.15일까지 CLOSE

- 화요일~일요일 : 오전 10시~오후 6시

5) 휴관일 

- 월요일

                  

 

2. 위치

 

프라하에서 스튜덴트 에이전시 버스로 편도 3시간 소요

에곤 실레 미술관의 위치

 

 

 

.....................

 

 

 

(들어가며)

 

 

히타이트는 프라하에서 당일치기로 체스키 크롬루프를 다녀오기로 했다.

그곳에는 에곤 실레 미술관이 있다. 

에곤 실레 어머니의 고향인 체스키 크롬루프에서 에곤 실레가 머무르며 남긴 흔적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미술관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경유하거나 프라하에서 당일여행을 하는 2 가지 방법이 있다. 

당일 여행을 계획한 히타이트는 프라하 아델(Andel) 역 인근에 위치한 스튜덴트 에이전시 버스 정류장에서 체스키 크롬루프 행 직행버스를 타기로 했다.

 

 

 

메트로 노선도 : A(그린), B(주황), C(빨강)

 

Prague Na Knizeci Bus Station
체스키행 스튜덴트 에이전시 버스 앞에서

 

히타이트가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롬루프로 가기 위하여 이용한 버스의 출발지는 Prague Na Knizeci Bus Station이고, 도착지는 Cesky Krumlov Spicak Bus Station이었다. 편도 3시간, 당일 왕복여정이라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차편을 예매해 두었다. 

 

히타이트 부녀의 에곤 실레 미술관 순례는 이를 테면 거의 의지의 한국인 수준이었다.

아, '의지의 한국인'은 옛날 대본소 만화방에서 보았던 시리즈 만화인데...

아는 사람이 있으려나?

 

버스 안에서

 

날씨는 흐리다 못해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고, 히타이트 부녀는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서두른 탓인지 버스 안에서 잠을 때리며 체스키 크롬루프를 향했다. 가는 동안에 날이 개이기를 희망하면서..

 

버스정류장에서 에곤 실레 미술관으로..

 

무사히 버스 정류장까지 당도하여 버스에서 하차했다. 그곳에서 체스키 크롬루프 다운타운으로 접근하려면 10 여분 정도 걸어야 했다. 가면서 마을을 끼고 흐르는 강을 본다. 체스키 프롬루프는 블타바 강물이 굽이지며 흐르는 만곡부를 가진 강변도시였다. 그럼, 블타바강은 체스키 크롬루프를 지나 어디로 흘러갈까? 짐작하는 바대로 강은 프라하 시를 관통하여 북해 쪽으로 향하는 루트를 가졌다. 

 

고개를 넘어 체스키 크롬루프 마을로..
체스키 성이 보이는 골목에서

 

이발사의 다리로 이어지는 골목길이다.

이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이발사의 다리 앞에서 좌측으로 꺽어져서 시계반대방향으로 걸어가면 에곤 실레 미술관이 나온다.

 

에곤 실레 아트 센트룸 가는 길

 

중세도시는 바닥을 작은 사이즈의 돌로 깔아 사람이나 마차가 다니기 쉽도록 한 듯하다. 실제로 길을 걸으면 발바닥이 편안하지는 않다. 시골길보다 더 편안하지 않은 길. 그러나 운치는 있어 보인다.

 

에곤 실레 미술관 앞, 기념품 점

 

체스키 크롬루프는 거의 대부분의 주민이 음식점업을 하거나 상점을 열거나 숙박업을 하는 등 관광으로 먹고사는 도시인 듯했다. 관광지화된 도시다. 그래도 주홍색 지붕이 아름다운 예쁜 도시임은 틀림없다. 

 

드디어 에곤 실레 미술관에 도착

 

에곤 실레 미술관에 당도하니 담벼락에 에곤 실레가 독특한 포즈를 취한 크로키 작품이 히타이트 부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암튼, 3시간 넘게 걸려서 잘 도착했다.

 

Otto Placht (오토 플라흐트) 전시회도 열린다.

 

이곳은 16세기 양조장 건물을 개조한 곳이데 내부에는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실레의 작품 전시실, 상점, 카페가 입점해 있다. 아트 센터룸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에곤 실레의 삶과 작품에 관한 상설 전시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인데 히타이트 방문 당시에는 20세기 및 21세기 예술 전시회의 일환으로 체코 화가 Otto Placht(오토 플라흐트)의 특별 전시회도 같이  열리고 있었다.

 

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마음에 드니?"

"네"

 

도대체 딸은 어떤 경로를 통해 에곤 실레를 알게 되었을까? 대학에서 미술 공부를 하면서 교수나 친구들을 통해 접하게 되었나? 사실 히타이트는 딸 한나를 통해 에곤 실레를 알게 된 허접한 남자였다.

 

실레 짜식의 사진을 들여다보더니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르네상스 도시 중 하나인 체스키 크룸로프는 실레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곳이다. 그는 어린 시절 친척들을 방문했을 때부터 이 도시를 알고 있었으며 크루마우(Krumau, 체스키 크롬루프의 옛 지명)에 있는 아카데미에서 근무하는 동안 휴가도 보냈다. 실레의 초기 풍경화  "크룸로프의 버드와이저 문"은 이곳 크루마우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다시 한번 미소를 짓는다

 

실레는 비엔나의 명문 미술학교에서 학업을 마친 후 자신만의 예술적 형식과 내용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재정적인 성공도 못 이루었고 사회적 인정도 얻지 못했다. 비엔나 생활에 지친 실레가 새로운 "예술가의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 찾은 곳이 바로 크룸로프의 Masná Street(Fleischgasse) 133번지였다. 그는 동료인 Erwin Osen(에르윈 오센), Anton Peschka(안톤 페슈카)와 함께 파격적인 예술활동을 선보여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블타바 강변의 작은 마을 크루마우(Krumlov)에는 서로 맞물린 집들과 오래된 성벽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었다. 마을은 실레에게 무언의 예술적 자극을 주었고, 그는 계속해서 마을 위 높은 지점에서 자신의 모티프를 확인하고자 애썼다. 마침내 그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 풍경화 다수가 이곳에서 탄생하였다.

티켓. 사진촬영 가능한..

 

실레는 1910년 가을 비엔나로 돌아와 그곳에서 겨울을 보낸 후 다시 1911년 5월 크루마우로 돌아왔다. 이때 실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전 모델이자 이젠 그의 여자친구가 된 발리 노이질(Wally Neuzil)과 함께 이주했다. 여자친구? 실제는 애인사이였지 아마.. 그들은 예술을 사랑하는 세일즈맨 Max Tschunko(맥스 춘코)의 집으로 이사했고 그곳 정원에서 Schiele는 야외작업을 시작했다. 일견 목가적인 생활을 추구한 것으로 여겨지던 커플의 여정은 갑자기 막을 내리게 된다.

 

내부 전경


"마을 사람들에게 쫓겨난 거지."

히타이트는 에곤 실레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딸과 공유했다. 왜냐하면 에곤 실레 미술관은 실물작품을 소장한 것이 거의 없고 대부분 대형 사진 전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딸이 실망하는 사단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쫓겨나다니, 왜요?"

한나가 묻는다. 히타이트와 한나, 두 사람의 위치가 역전된 건가? 한나가 모르는 걸 히타이트가 알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노력한 사람이 인정받는다라고 할까..

"실레가 어린 소녀들을 누드모델로 삼은 것에 충격을 받은 마을주민들이 커플을 내쫓았어."

"그래요? 크루마우 사람들이 꽤 보수적이었나 보네요."

​그건 모르는 일이다.

실레 부부의 추문이 어떤 수준까지 내려갔는지 증거를 확인해보지 못했으니.

 

Jaroslav Hnevkovsky(야로슬라프 흐네프코프스키)作

 

에곤 실레 미술관에 들어서자 먼저 다른 전시작품이 히타이트 부녀를 맞이한다.

"지렁이를 그린 건가?"

히타이트는 눈을 비비며 그림을 살펴본다. 자세히 보니 지렁이가 아니라 뱀이었다.

"그럼, 방울뱀인가 아니면 보아뱀인가?"

 

작가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히타이트는 에곤 실레에 집중하기 위해 야로슬라프 흐네프코프스키의 작품은 대충대충 둘러보기로 했다. 체스키 방문목적이 에곤 실레 미술관에만 있는 게 아니니까.

 

이쪽으로 들어가시오.

 

"넵"

히타이트 부녀는 말을 잘 들었다.

 

Town and River, 1916, oil on canvas, Viewpoint from Upper Gate Hill over Roosevelt Street
크루마우 풍경화 앞에 선 딸

 

"원본 작품이 아니네요.."

"응, 그러네.."

짐짓 히타이트는 몰랐던 사실인 척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에곤 실레 Art Centrum에서는 원본 작품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 사진촬영본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그것도 크루마우를 그린 풍경화로 채워져 있었다. 만약 오직 에곤 실레 미술관을 보기 위해 체스키 크룸로프를 방문하겠다고 결심한 바보가 있다면 꼭꼭 알아두어야 할 사안이었다.

디스 하는 것 아님.

그냥 팩트!

 

주황색 계열로 처바른 크루마우 풍경화- Yellow Town, 1914,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실제 풍경- Viewpoint from the Regional Museum over the Latran Diatrict

 

"근데 전시한 풍경화 작품 사진을 참 잘 찍었네."

"..."

"대형 사진으로 보니 풍경이 근사하지 않아?"

히타이트는 진땀 흘리며 둘러대었지만 꼭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진을 확대 인화하는 경우, 저렇게 선명한 품질로 뽑아내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초록색으로 처바른 풍경화나 주황색으로 처바른 풍경화 모두 치명적으로 아름다웠다. 도시 풍경화를 이렇게 아름답게 그린 화가는 에곤 실레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었다고 말하면 과장일까? 

 

Suburban House with Washing, 1917, oil on canvas
해당작품의 실제 모습이 사진으로 함께 게시되어 있다.

 

"이건 빨래가 널려있는 집 풍경이네."

빨래 널은 모습을 보며 히타이트는 옛날 시골에서 살던 추억이 떠오르는 듯했다. 인간 사는 세상은 다 거기서 고기.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에곤 실레의 작품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그리지는 않았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위대한 화가 고흐의 작품을 봐도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더라. 화가들은 있는 사물 그대로를 보지 않고 숨겨져 있는 보이지 않는 장면을 끄집어내는 능력을 가진듯해.."

"중세 종교화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잘 재현해 내느냐가 관건인 것 같은데 언제부터 달라졌을까요?"

"그건 인상파 화가들이 기준점이 된다고 하더라."

"아, 인상파.."

"그 시절에 사진기가 발명되면서 똑같은 모습을 재현하는 것은 카메라에게 넘겨주고 그 대신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화가들의 몫이 된 것 같아."

 

Egon Schiele, The Small Town Ⅲ, 1913, oil on canvas, 89.9 × 90 cm [Leopold Museum, Vienna]

 

"인상파 다음에 출현한 것이 표현주의야. 에드바르 뭉크라든가 에곤 실레 등이 이 계열로 분류되는 화가들인데 인상파 보다 한걸음 더 나아갔지. 사물을 그릴 때 실제의 모습을 그리기보다 화가 자신의 내면에서 떠오르는 심상이나 느낌을 작품에 표출해 내려는 시도를 하였지."

"그래서 저런 멋진 풍경화가 생겨난 거군요."

"아마도." 

 

Krumlov on thr Vltava(The Small Town Ⅳ), 1914, oil on canvas [Leopold Museum, Vienna]
Krumau - Crescent of Houses (The small City V), 1915, oil on canvas, 109.7 x 140 cm
Edge of Town (Krumau Town Crescent), 1918, oil on canvas, 109.5 x 139.5 cm

 

"무슨 말인지는 이해했는데, 그럼 왜 다른 화가들은 에곤 실레처럼 그려내지 못했을까요? 말로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는데 실제로 아름다운 작품으로 창작해 낸 사람은 에곤 실레 밖에 없잖아요."

히타이트는 한나의 의문에 동감을 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에곤 실레의 존재가치가 생겨난 거지. 비록 젊은 나이에 요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의 대표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거의 동격인 수준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잖니."

"정말 10년만 더 살았더래도 엄청난 업적을 남겼을 거 같은데 안타까워요."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즐겨 그린 에곤 실레의 풍경화를 주욱 살펴보니 여느 풍경화와 달리 그의 작품은 개성이 넘쳐흐른다. 선이 독특하게 그어졌을 뿐 아니라 사용한 색감도 범접하기 어려운 특출 난 재능을 내뿜고 있는 듯하다. 미술작품으로 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서 히타이트와 그의 딸 한나를 포함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애정하는 것이겠지..

 

소품들을 전시하는 벽면, 역시 원본 작품은 아니다.
그래도 딸은 싫지 않은 모습이다

 

이즈음에서 히타이트의 머리에 떠오르는 상념이 있었다.

체스키 크롬루프에 에곤 실레의 이름을 내건 아트 센트룸이 세워졌지만 실제로 에곤 실레의 작품 가치를 제대로 평가한 사람은 체스키 크롬루프 주민들이 아니었다. 일찍이 그를 알아보고 그의 그림 대부분을 수집한 사람은 따로 있었으니 이름하여 오지리의 콜렉터 레오폴트였다. 만약 에곤 실레의 대표작을 진품으로 감상하려면 그래서 레오폴트 뮤지엄이 있는 비엔나로 가야만 한다.

 

하지만 히타이트가 실망하지 않는 것은

서유럽 미술관 순례여정에 바로 비엔나 레오폴트 뮤지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히타이트는 이제 에곤 실레와의 가졌던 짧은 만남을 마무리하고 발걸음을 재촉하기로 했다. 하루 일정, 그중에서 왕복 버스 시간 6시간을 제외한 시간 안에 관람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기념품 샵에서

 

 

기념품샵에서 에곤 실레 작품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한 후 히타이트 부녀는 미술관을 나왔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

 

아트 센트룸 맞은 편에 자리잡은 예쁜 상점
프라하로 복귀하기 전 요기를 하러 들른 현지 식당
딸은 메뉴 고를 때 언제나 진심이다
딸의 주문품
공동 주문품-야채 샐러드
히타이트의 주문품
맛있게 먹기
식당 분위기
체스키 성을 배경으로..

 

 

체스키 에곤 실레 미술관 관람에는

핑크우산도 열일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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