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라하 국립미술관 Trade Fair Palace 개요
- 대략 6개로 구성된 국립미술관 그룹 중 하나로 체코 국립 미술관 중에서 가장 볼만한 곳임.
- 국립미술관 구성 : 무역박람회 궁전 / 슈테른베르크 궁전 / 발트슈타인 승마 학교 / 슈바르첸베르크 궁전 / 보헤미아의 성 아그네스 수도원 / 킨스키 팰리스
1) 주요 전시정책
- Art of the Long Century / 1796–1918 [무역박람회 궁전(TFP) 4층]
- First Czechoslovak Republic / 1918–1938 [무역박람회 궁전(TFP) 3층]
- Architecture for All / 1956–1989 [무역박람회 궁전(TFP) 2층]
- The End of the Black-and-White Era / 1939–2021
2) 건축
- 1925~1928년, Josef Fuchs와 Oldřich Tyl
3) 입장료
- 성인 : 250 CZK(체코 코루나)
- 학생 : 140 CZK(체코 코루나)
4) 개관일
- 화요일~일요일 : 오전 10시~오후 6시
- 매월 첫 번째 수요일 : 오전 10시~오후 8시
5) 휴관일
- 월요일
2. 위치
지하철 C – 블타프스카
트램 6, 17 – 무역 박람회 궁전
트램 1, 2, 6, 8, 12, 17, 25, 26 – 스트로스마이어 광장
카를교 인근에서 국립미술관 가는 법은 Karlovy lázně역으로 가서 17번 트램 Vozovna Kobylisy(?)을 타고 5 정거장 가서 Veletržní palác역에서 내리면 된다.
3. 주요 작품
3.1) 1796–1918: Art of the Long Century [무역박람회 궁전(TFP) 4층]
(1) Gustav Klimt, Virgin, 1913
(2) Luisa Max-Ehrler, Telegram, 1894
(3) Edvard Munch, Dancing on a Shore, 1900
(4) Egon Schiele, Pregnant Woman and Death (Mother and Death), 1911
(5) František Kupka, Amorpha. Fugue in Two Colors, 1912
(6) Pablo Picasso, Self-Portrait, 1907
(7) Antonín Slavíček, Birch mood, 1897
3.2) 1918–1938: First Czechoslovak Republic [무역박람회 궁전(TFP) 3층]
(1) Claude Monet, Two Women among the Flowers, 1875
(2) Henri Matisse, Joaquina, 1911
(3) Joan Miró, Composition, 1933
(4) Josef Čapek, African King, 1920
(5) Josef Šíma, Baloon, 1926
(6) Paul Gauguin, Escape, 1902
(7) Vincent van Gogh, Green Wheat, 1889
............................
(들어가며)
체코 당국과 프라하 시는 여러 개의 국립미술관을 세트(대략 6개)로 운영하고 있다. 히타이트는 각 미술관의 운영 컨셉과 전시 프로그램을 확인한 후 무역박람회 궁전을 순례지로 낙점하였다. 나머지는? 글쎄, 다시 프라하에 올 날을 기약하기 위한 장치로 남겨두었다고나 할까.
히타이트가 무역박람회 궁전을 선택한 이유는 Trade Fair Palace가 인상파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상설 전시 중에 있기 때문이었다. 중심부인 프라하 성에서 떨어진 감도 없지 않지만 실제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프라하의 대부분 관광지가 프라하 성을 중심으로 도보로 접근 가능할 정도이니 조금 벗어난 지역에 있는 무역박람회 궁전이 멀다고 느껴지는 것뿐이었다.
히타이트는 Trade Fair란 단어가 붙어있지만 궁(Palace)이라고 하니 단지 필요에 의해 무역박람회용으로 이용된 궁전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실제로 도착해서 현대식 빌딩 건물을 올려다보고는 '이거 잘못 찾아온 건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아라.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니었으며, 외양과 달리 그곳에서 히타이트는 꽤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
심플한 디자인의 로비 바닥을 밟으며 안으로 들어가니 발자크 아저씨가 반겨주었다.
'발자크 아저씨는 왜?'
발자크 아저씨가 포스 뿜뿜하고 있었지만 히타이트에게는 검은색으로 처발라진 조각상보다 바닥 디자인이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미술이란 형상과 색상으로 크게 대별할 수 있는데 그럼 색상의 파워가 더 강한 것일까?
요기까지!
히타이트는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걸 싫어하는 인물이다. 질문만 던져놓고는 빠져버린다. 코레아 의회 소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는 국회의원처럼.. 암튼, 디자인된 바닥의 색깔도 문양도 특별하지 않은데 강한 에너지를 발휘한다.
미술의 힘은 참 묘하다...
작품감상
히타이트는 로비에 자리 잡은 설치미술 작품들을 지나서 엘베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미술관 관람은 항상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 후 한 층 한 층 내려오면서 각 전시실을 섭렵하는 방식이다. 그것이 히타이트의 미술관 순례 제1 원칙이다.
"보고 싶은 명작관을 먼저 찾아가는 게 현명하지 않아요?"
딸의 말에 히타이트는 이렇게 대꾸한다.
"그건 시간에 쫓길 때 쓰는 편법이지. 그러다가 작품을 놓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왕왕 생길 수 있거든."
"올라가면서 작품 감상하려면 힘들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물론 그런 장점도 있긴 해.."
맨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세네갈 화가 El Hadji Sy(엘 하지 시)의 작품 여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상당수의 작품이 개인 소장품인걸 보니 미술관에서 상설 전시하는 것은 아닌 듯했다. 히타이트는 호기 좋게 올라가서 최상층부터 아래층으로 룰루랄라 작품감상하려 했는데 첫 끗발이 개끗발 된 기분이었다.
"아, 내가 듣보잡 아프리카 작가 그림을 보러 수고하여 이곳까지 온 게 아닌데.. 이런 작품들은 슬렁슬렁 보고 지나가도록 하자. 이다음에 미술에 대한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면 그때 가서나 감상해야 할 작품들이다."
딸은 그래도 한 두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근데 보카르 디옹은 또 누구냐?"
딸이 인터넷 검색을 하더니 알려준다.
"세네갈 화가예요. '다카르 파'의 첫 세대에 속하는 세네갈 현대 미술가.."
"오케이. 다카르 파는 넘어가고."
"오, 이 작품은 봐 줄만 하네. 색감이 멋져. 아프리카의 색이랄까.."
히타이트가 괜스레 아는 체한다. 작품 제목이 뭔지 알았다면 거품을 물었을 텐데..
<나선의 우연(Coincidence en spirales)>, '나는 추상화예요'라고 광고해 대는 제목에 분명 히타이트는 얼굴을 찡그렸을 것이다.
"이건 꽃병이네.. 작가는 안나 부도바 수차도바이고.. 체코인인가?"
"맞아요. 체코 여류작가.. 그런데, 재미있는 게 보여요."
한나가 인터넷으로 뭔가 발견한 모양이었다.
"뭔데?"
"꽃병에 조각된 아기모습이 작가와 닮았어요."
ㅋㅋㅋ
히타이트는 웃음이 나왔다.
"그건 아티스트들이 자주 하는 짓거리인데.."
"이 사진 보세요. Wikipedia에 올려있는 건데. 꼭 닮았잖아요."
"정말, 그러네.."
히타이트도 딸의 눈썰미를 인정했다.
불현듯 한나가 유아기일 때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때 히타이트는 방 안에서 뭔가를 찾고 있었는데 아기 한나가 저기 있잖아요, 하면서 찾아준 일이 있었던 것!
때로, 여행은 지나간 추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체코 건축가이자 화가였던 Alois Bílek(1887~1961)의 작품 두 점이 히타이트 부녀가 지나가는 길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곳 국립미술관은 서유럽 국가들보다 레벨이 떨어지나? 왼통 모르는 화가들만 나오네.."
"글쎄요. 체코니까 자기네 나라 화가들 작품을 많이 소장하는 것일 수도 있죠."
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긴 히타이트는 작가 프로필을 살펴본다.
"음.. 빌렉은 건축을 전공했다가 화가의 길로 나섰던 인물이고.. 파리에 머무를 때 František Kupka의 영향을 받아 추상화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프란티세크 쿠프카는 누구예요?"
"나도 모르는 인물이지. 너 말대로 체코화가인가?"
"Otakar Nejedly(오타카르 네예들리)도 체코인이고, Jaroslav Panuska(야로슬라프 파누슈카)도 체코인이네."
"모르는 화가들이다 했던 사람은 다 체코인으로 보면 맞을 듯.."
"그래, 한나 네 말이 맞는 모양이다."
앞에서 이름만 나왔던 Frantisek Kupka(프란세티크 쿠프카)의 추상화가 실제로 전시실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알아보니 쿠프카는 추상 미술 운동과 Orphic Cubism (Orphism, 오르피즘은 큐비즘이 더욱 발전된 미술사조임)의 초기 단계 선구자이자 공동 창립자였다고 한다.
"이것도 쿠프카의 작품인데.. 아래에 보이는 손가락은 피아노 건반을 치는 것 같군.."
"구상과 추상이 섞여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매력적인 작품이라 할 수는 없는데. 그냥 서로 다른 구상을 한 화면에 배치한 것이 아닐까?"
"그게 일종의 추상이죠.."
"음.."
히타이트는 반박을 하지 않기로 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딸이 미술에 대해서는 한 수 위에 있겠거니 해서.
"오, 쿠프카의 아내가 미인이네."
"화가들이 미인을 아내로 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겠지. 허구한 날 예쁜 여인이나 매력적인 여성을 모델로 삼아 작업하는 사람들이니.."
"단순히 그렇게 보는 건 여성에 대한 비하발언일 수 있어요."
"어? 어찌 그런 논리가."
순간 히타이트는 당황했다. 딸은 페미니스트였기 때문이다.
"화가들이 매력적인 사람이었겠죠. 미를 탐구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미인들이 화가와 결혼을 많이 했을 거예요."
"아, 그럴 수도 있네. 너의 해석이 명쾌하다.."
히타이트는 바로 꼬랑지를 내렸다.
히타이트는 쿠프카 작품 앞에서 포즈 취하는 딸의 인증샷을 찍는다.
딸의 표정을 조심스레 살피면서..
"오~ 이 남자가 미인을 아내로 둔 쿠프카이구나."
"봐요, 매력적으로 생겼잖아요."
딸은 쿠프카의 자화상을 가리키며 자신의 논리를 입증시키는 듯한 자세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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