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에 이어서)
휴고 샤이버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인 1910년부터 생계를 이어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오로지 그림에만 전념했습니다. 케르테스 거리에 있는 안뜰 아파트의 방 중 하나는 그의 침실이자 작업실이었는데, 그곳에서 그는 생애가 끝날 때까지 두 자매와 함께 살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가족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의 가족에 대한 묘사는 1909년경의 작품 <저녁>에 나옵니다. 여기에는 그의 어머니가 전등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있고, 두 형제가 테이블 주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위 작품 <잠자는 소녀>의 모델은 그의 여동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그림의 감정적 톤과 객관적으로 그려진 주변 환경을 통해 나타납니다. 샤이버는 반 고흐의 초기 그림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고 현상의 윤곽을 강하게 강조하는 데 영감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샤이버 작품이 가지는 독특한 초기 표현력은 오스트리아 에곤 실레의 표현주의에 비교되곤 합니다.
Dancer
얼굴을 묘사한 한 인물이 눈에 들어오길래 한 명의 댄서를 그린 것으로 단정했습니다.
제목을 보니 복수의 댄서들을 그린 작품이군요.
눈알이 땡그런 한 사람의 댄서 외엔 상세표현할 의미를 찾지 못했다는 뜻일까요?
추상이나 입체파 작품들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화가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표현한 캔버스를 받아 들일거냐 안 받아들이거냐 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저는 그걸 싫어라합니다. 왜 화가 개인적 해석을 관객인 입장에 있는 사람이 머리로 풀이해가며 감상해야하느냐 라는 짜증의 발로입니다.
큐비즘 스타일의 작품으로 표현하는데에는 한계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구상(인상파, 표현주의까지 포함)에서 구상 이외(입체, 추상)로 전환하는 게 바보짓이고 미학적(미술표현) 측면에서 뒷걸음질치는 것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작품을 바라보다가 의외로 댄서라는 동일 제목으로 제작한 두 작품에 차별성이 보입니다. 이것은 휴고 샤이버란 작가의 개인 역량때문이라고 인정해주어야 할까요?
그런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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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책과 닫힌 책이 있는 배경 속에 앉아 있는 두 인물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붓터치 기법은 넓은 윤곽을 지닌 임파스토 스타일로 제작되었습니다. 임파스토기법은 거의 반 고흐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붓질인데 그의 사후 많은 화가들이 따라했던 것 같습니다. 부다페스트 미술공예학교에서 공부한 샤이버 유고는 처음에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1920년대 베를린에서 그는 미래주의와 표현주의를 다루었습니다. 그 이후엔 거의 큐비즘에 가까운 인상을 주는 작품활동도 많이 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퇴보한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초기에 인상파 스타일의 작품을 좀 더 천착했었더라면 그가 좀 더 이름을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여성 인물화
뮤지션
밝은 색상으로 이루어진 매우 추상화된 입체파 구성입니다.
휴고 샤이버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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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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