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여행 - 21세기 국립미술관 (2) / 현대미술과 건축 속으로
(전회에 이어서)
현대미술은 이해하려고 파고들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가볍게 터치하자. 가볍게 쳐다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뿐사뿐 즈려 밟고 나아가자.
자하 하디드의 세계를 한참이나 걸어가서
히타이트 부녀는 Jimmie Durham의 Sound ans Silliness 전시장에 당도했다.
MAXXI는 예술가이자 시인, 정치 활동가인 지미 더럼(1940년 미국)을 기리는 전시로 2016년 전시 시즌을 시작합니다. 더럼은 로마 공공 미술관에서 두 번째로 자신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서정적이고 때로는 뒤샹적인, 아이러니하면서도 윤리적인 예술로 유명한 지미 더럼은 드로잉에서 글쓰기, 예상치 못한 아상블라주에서 복잡한 조각, 퍼포먼스에서 비디오와 건축, 그리고 국가의 서사와 정치권력과 종교적 신념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춘 주제적 핵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현 방식을 아우르는 무한한 재능을 가진 작가입니다.
MAXXI에서 더럼은 이탈리아에서 녹음하고 촬영한 두 점의 오디오 작품과 두 점의 비디오 작품을 선보입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최대한 유연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미술관 공간에 맞춰 조율하여, 관람객이 건축물이 선사하는 구불구불한 곡선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curated by Hou Hanru and Giulia Ferracci
히타이트는 자신만 현대미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리 느낀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디스플레이하는 대형 화면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통창으로 마감되어 있어서 외부 경치를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창가에 모여있었다.
지미 밥 더럼(Jimmie Bob Durham, 1940~2021)은 미국의 조각가, 수필가, 시인이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만 해도 생존 작가였는데... 지금은 고인이 되었군.
그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시민권 운동에 참여했으며,
미국 인디언 운동(AIM)의 중앙 위원회에서 활동했었다고 한다. 이타적인 인물이었네..
하지만, 지미 더럼이 무얼 전달하려 했는지 1도 파악하지 못한 채
히타이트는 다음 공간을 찾아 나선다..
Casa-Atelier Kostner, 작품제목을 영어로 번역하니 Kostner House-Atelier(코스트너 하우스 아틀리에)로 번역된다. Casa는 영어로 House이다.
렌조 피아노는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1998년)한 이태리의 유명 건축가이다.
그의 전시작 <Parco della Musica Auditorium>는 영어로 바꾸어 쓰면 <Music Park Auditorium>이 된다. 영어로 바꾸어 읽으니 그나마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다. 히타이트는 미국의 문화권 안에서 태어나 자란 탓임을 다시 한번 자각한다.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건축물로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현대 미술관 퐁피두 센터(Centre Georges Pompidou(Richard Rogers와 함께, 1977)), 런던의 피라미드 타입 빌딩 The Shard(2012), 뉴욕시의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2015), 튀르키에 이스탄불의 Istanbul Modern(2022), 아테네의 Stavros Niarchos Foundation Cultural Center(2016) 등이 있다.
Ninfee(닌피)는 이태리어인데 영어로 번역하면 Water lilies(수련)이 된다. 건축전시물 중에 어찌 회화작품이 걸려 있는 걸까? 작품 밑에 붙어있는 설명문을 읽어본다.
작가 Arienti는 모네의 수련을 재현한 작품을 전시한 것이었다.
그는 손으로 표면에 플라스틱을 여러 겹 입히는 작업을 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사진 인화에서 사라진 원래 그림의 촉각적 특성을 회복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 Arienti는 그림에서 재현으로, 다시 그림으로 이어지는 순환을 마무리한다. 잘 알려진 작품, 예술 상품화의 고전(포스터, 엽서, 다양한 디자이너 물건)을 선택하면 예술가는 대량 생산의 흐름에서 물건을 골라내고 다시 독특한 표본으로 바꿀 수 있다. 장난기 어린 행동으로 평범한 물건이 예술 작품이 된다. 플라스틱을 적용하는 데 사용된 기법조차도 원래 인상파의 페인트 스트로크와 비슷하다. 두 평면에서 작업하는 구성은 물질의 계층화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사본과 원본 간의 개념적 중첩에도 기반을 두고 있다.
철학자이자 건축가이자 도시 이론가인 솔레리(Soleri)는 토리노(Turin)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을 입양 고향으로 선택했다. 그는 애리조나에 설립한 '도시 연구소'인 코산티(Cosanti, 1961년 개관)와 아르코산티(Arcosanti, 1970년 개관)에서 건축과 자연 세계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전통적인 도시 거주 개념에 대안이 되는 인간 거주지에 대한 솔루션을 고안했다. 8개의 포스터는 솔레리가 두 가지 힘의 시너지 효과에 기반한 Two Suns Arcology 프로젝트의 원리를 설명한 1976년 전시회를 위해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철학적 분석에 대한 에이버리(Avery)의 독특한 관심을 표현한다.
사면체(삼각형 면이 있는 4면체, 플라톤의 전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남)가 테이블 위에 서 있고, 벽에 있는 그림의 주제이기도 하다. 내러티브 시퀀스로 구상된 그림은 신비한 물건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려는 상상의 인물 그룹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작품은 평면과 입체 도형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며, 구성적 규칙성의 상징인 동시에 모든 면에서 동시에 관찰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기하학적 구조인 사면체를 특권적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작가는 평범한 사물의 모양을 가장 본질적인 형태,
즉 기하학적 추상으로 벗겨내어 순전히 개념적인 차원을 표면에 드러낸다. 그러나 규모를 벗어나 어울리지 않는 재료로 만들어진 이러한 친숙한 사물은 또한 실용적인 목적이 없다. 히타이트는 현대미술의 늪에 빠진 채 허우적거리는 형국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