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코엑스 - Frieze Seoul 2024 (1) / 회화작품 감상
Frieze Seoul이 2022년부터 시작하여 3년차를 맞이하였습니다.
매년 9월초에 개최되는 이 Art Fair는 어떤 성격으로 규정해야할 지 아직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국제적으로 위상을 갖추어나가는 데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듯싶습니다. 국내에 많은 갤러리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미술애호가들의 저변이 많이 넓어졌으니 어느정도 토양은 갖추어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레벨 업하고 점프하여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2022년 처음 개최되었을 때의 열기를 이어가는데 허덕이는 모습을 보이면 문제가 아닙니까?
일반인들도 미술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들이 개발되고 교육되고 소개되어야 할 것이며 참여하는 작가들의 퀄리티 역시 더욱 높여나가는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번 Frieze Seoul 2024부터는
Gallery Booth별로 작품 포스팅을 시도합니다.
Gallery Baton/C1/[Seoul]
서울특별시 용산구 독서당로 116 번지에 위치(옥수역과 한남역 중간지점)한 갤러리바톤은 2011년 개관이래 현대미술 패러다임에 대한 수준 높은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습니다. 국제적인 미술사적 흐름에 주목하며 발전시켜 온 바톤은 역량 있는 국내외 작가들을 균형 있게 소개하며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고히 해 오고 있는 갤러리입니다.
로자 로이는 ‘신 라이프치히 화파(NLS, New Leipzig School)’의 주축작가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확립했습니다. 여기서 신 라이프치히 화파가 등장합니다. 신 라이프치히 화파는 독일 라이프치히 시각예술대학교 출신 작가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미술 운동으로, 제2차 세계대전과 독일 통일 이후 떠오른 독일 현대 미술의 한 흐름입니다. 이들은 라이프치히 화파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회화 방식을 탐구하며, 구상과 추상의 혼재, 강렬한 색상 대비, 그리고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아, 팀 아이텔이라는 평소 알고 있던 독일화가도 이 화파로 분류하고 있었군요.
로자는 옛동독에 위치했던 라이프치히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 공산주의 시대의 유형적, 무형적 유물과 환상, 사회주의 리얼리즘, 프로이트주의, 페미니즘의 유산을 선택적으로 혼합하여 그녀만의 독특한 회화 스타일을 펼치고 있다고 하는군요.
작품을 조금 더 들여다보기로 합니다.
로자는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꿈의 실현에 대한 갈망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존재, 즉 삶의 주체로서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상 속 노동의 주체이자 적극적인 개척자로 묘사합니다. 때로는 쌍둥이 혹은 서로의 또 다른 자아처럼 보이는 여성들의 모습은 이상적인 사회건설을 위해 서로 지원하는 여성 연대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대충 이해는 가는데, 하늘을 날아가며 태양을 집어가려는 여성의 존재는 무얼 표현하는 걸까요?
복잡한(?) 이 작품을 볼 때 떠오르는 생각은 단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떠오르는 대세화가 우국원이 삐뚤빼뚤 글씨를 작품 속에 그려(?)넣는데 그게 바스키야를 모방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작가의 성향과도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 근데 그게 그리 중요한 사안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리너스 반 데 벨데는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가상과 실제, 평행우주 안의 무한한 개연성에 대하여 끊임없이 탐구해 온 작가라고 합니다. 더 이상 관심을 증폭시킬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작품은 아닌 듯하군요.
최수정은 처음 접하는 작가라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녀는 캔버스라는 전통적인 회화의 조건과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회화적 방식에 대한 실험을 지속해온 화가라고 합니다. 대상들을 RGB 컬러 스펙트럼으로 해체하고 다시 중첩해 그려낸 이미지 위에 형광색실로 자수를 놓음으로써 이미지와 색실 간의 또 다른 실재의 관계를 창조한다는데 이것은 유화작품이므로 관계없는 설명을 읽은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유이치 히라코는 하이브리드 형상을 가진 존재인 'tree man'을 매개로 인간과 자연, 환경과 공존 등 가볍지 않은 이슈들을 비유와 상징이 가득한 화풍으로 묘사합니다. 그림, 조각과 설치작업을 전개해 온 그의 작품에서 인간과 외형이 유사한 캐릭터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지구 저편의 숲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다른 생명체와 공생하며 일상을 보냅니다.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작가군이 주목을 받는 시대에 히라코의 작업은 고전 미술과 현대 미디어의 형식미와 구성 메커니즘의 면면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내재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가집니다.
Galerie Eva Presenhuber/C2/[Zurich, Vienna]
소피아 미솔라는 주로 여성의 몸을 조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데,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조각, 일본 애니메이션, 포르노의 인물을 보면서 그녀 자신만의 신화적 인물을 구성한 다음 기하학적이고 무대와 같은 구성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이들에게 생생한 색상이 칠해짐으로써 생명력이 부여되고 워시와 임파스토로 겹쳐서 입체감을 부여합니다.
MAI 36 Galerie/C4/[Zurich, Madrid]
벽체에다 큼직하게 'Frieze Masters'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고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는 한 작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뭔가 대단한 작품인가보다라며 기린처럼 목을 길게 빼내어 그 무리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도대체 뭔가? 추상작품인가?
도무지 뭘 그렸는지 감을 잡기 힘든 그림 앞에 왜 이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가까이 다가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사진부터 찍고보자. 그렇게 판단하고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대단한 작품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작품이 대단하기 보다 그림을 그린 작가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느낌이랄까?
그러나 작품이 가지는 예술품으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생깁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이 그린 작품이라는 것 말고는 작품을 통하여 아름다움을 느끼는 단초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 제가 눈이 장님된 자라서 그리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붓으로 칠한 작품이 아니라 잭 워른이 그린 디지털 그림이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의 장면이 꿈과 같은 멍한 상태로 필터링되어 탐구되면서 기억의 실마리가 계속됩니다. 흐릿한 어린 시절 VHS 스냅샷은 현실로 합쳐질 수 없는 과거의 환상처럼 살아납니다.
잭은 각막의 희귀 유전 질환으로 인해 실명되어 삶의 순간을 완전한 어둠 속에서 보냈습니다.
그의 그림은 디지털 안개, 글리칭 안개, 얼룩과 알아볼 수 없는 형태, 자신의 과거를 엿보는 것,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것으로, 주로 시력 너머를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진 개인적 운명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Thaddaeus Ropac(타데우스 로팍)/C5/[London, Paris, Salzburg, Seoul]
타데우스 로팍은 독서당로 갤러리 바톤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소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독서당로 122-1입니다.
타데우스 로팍은 유럽의 런던, 파리, 잘츠부르크, 그리고 아시아의 서울까지 네 도시에 걸쳐 각각 다른 역사적 배경이 담긴 6개의 갤러리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983년 잘츠부르크에 첫 갤러리를 설립한 로팍은 뉴욕에 거주할 당시 맺은 인연을 계기로 장 미셸 바스키아, 요셉 보이스, 로버트 메이플소프, 앤디 워홀 등의 작가들과 첫 전시를 개최하였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사이건축 박주환 건축가의 설계로 201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및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한 포트힐 건물 2층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모토: sexuelle Niete sagt Heidegger sagt Celan(2023)>은 독수리를 중심으로 한 Georg Baselitz(게오르그 바셀리츠)의 최근 작품입니다. 게오르그 바셀리츠의 추상에 호감도가 없는 1인으로서 그의 작품각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 또한 이해불가의 영역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암튼, 작품해설에 따르면 촉각적이고 다양한 색상의 임파스토로 묘사된 독수리는 하늘색 배경의 통일된 공간을 배경에서 몸짓으로 렌더링 됩니다.
바셀리츠가 맹금류를 즐겨그렸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맹금류에 대하여 Baselitz가 매력을 느끼는 것은 독일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의 이력과 관계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야생 동물 및 자연 풍경과의 깊은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데요, 그러나 동시에 '독일 국가의 전령'이라는 상징으로 기능하는 이 모티프는 예술가의 지속적인 국가 정체성 탐구, 특히 제2차 세계 대전의 트라우마 이후 국가 정체성의 재건에 대한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쥘 드 발린쿠르(b.1972)는 점점 더 세계화되어가고 있는 지구별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역동성을 성찰하는 그림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을 그림으로 탐구하며, 종종 심리적 함의를 화면에 불어넣습니다.
<도착과 출발>(2023)에서 길 양쪽으로 늘어선 나무들은 마치 푸른색, 녹색, 노란색의 풍성한 색조로 물든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듯합니다. 이런 풍광을 이태리 베니스 여행 가서 베니스 비엔날레가 개최되었던 공원 인근을 거닐 때 느껴본 적이 있습니다. 그림 속에서 나무들은 추상화되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회화적 붓놀림으로 녹아듭니다. 인물들은 건물을 향해 걸어가면서 점점 길어지고, 다시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모호한 배경은 작품 제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상상의 시간과 공간에 뿌리를 둔 풍경으로 분화합니다.
Gladstone Gallery/C7/[New York, Seoul]
동시대 현대미술계의 첨예한 면면을 반영하는 ‘작가주의’로 유명한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고, 로스앤젤레스, 브뤼셀, 로마에 지점을 두었으며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서 청담동에 서울점을 개장하였습니다. 외벽이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진 건물입니다. 글래드스톤의 일곱 번째 지점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단독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알렉스 카츠의 작품은 Art Fair가 열리는 곳엔 빠지지 않고 출품됩니다.
인기때문일까요, 아니면 다작의 작가이기 때문일까요.
그렇다고 현대미술의 대세라고 말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화가라 생각하므로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듯싶습니다.
Lehmann Maupin(리만 머핀)/C11/[New York, Seoul, London]
리만 머핀 갤러리는 이태원역 2번 출구에서 한남동쪽으로 7분정도 걸어가면 위치해있는 갤러리로 제가 자주 그림 감상하러 들리는 곳입니다. 지난 5월 달에도 헤르난 바스 작가 개인전 관람을 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출생한 베트남계 미국작가 태미 응우옌(b.1984)은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회화, 드로잉, 판화, 책 만들기에 걸쳐 작업하며 지정학적 현실과 허구를 교차시키는 그녀의 작업은 신화와 시각적 서사를 혼합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다룹니다. 그녀는 과학자, 저널리스트, 창작 작가, 예술가의 작업을 결합하여 정치적으로 미묘하고 학제 간 프로젝트를 만드는 독립 출판사인 Passenger Pigeon Press의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아시아계 작가 치고(?) 작품 가격이 꽤 높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데이비드 살레(b. 1952)는 현대 미국 화가, 판화가, 사진작가입니다. 저명한 신표현주의 예술가인 그는 잡지, 실내 장식, 미술사와 같은 다양한 출처에서 가져온 중첩된 이미지를 콜라주와 같은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그의 다채로운 구성은 간단하고 복잡하지 않은 스타일로 표현되어 다양한 인물과 패턴을 겹쳐 놓습니다. 위 작품에 대한 예상 책정가격도 꽤 높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갤러리 부스에는 더 굉장히 비싼 그림도 많이 있지만, 이 작품의 품질만 놓고 볼 때 비싸다(가성비가 낮다)는 느낌이 아주 건방진 생각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Michael Werner Gallery(마이클 베르너 갤러리)/C16/[New York, London, Beverly Hills, Athens]
Per Kirkeby는 20세기 중반 추상 표현주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던 인물로, 종종 신 표현주의 작가로 불렸습니다.
작품제목을 정하지 못한 이 그림에서 작가는 흙빛 색조의 두껍고 공격적인 획과 노란색과 파란색의 반짝임으로 장면을 묘사했습니다. 그는 나무, 바위, 인물의 검은색 윤곽을 그리면서 순수한 추상화에서 벗어난 작업을 해왔습니다. Kirkeby는 50년 동안의 경력 동안 건축, 시, 조각에도 관심을 가졌고 Lars von Trier(라스 폰 테리에, 덴마크 영화감독)의 영화를 위한 시각 효과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아티스트로서 그는 실험적 Fluxus 그룹의 초기 멤버였고 Joseph Beuys와 Jörg Immendorff가 조직한 공연과 Happenings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플럭서스(Fluxus)는 1960년대에 형성된 국제적인 전위예술가 집단을 말합니다. 그 시초는 미국의 리투아니아계 예술가인 조지 마치우나스가 사용한 플럭서스라는 용어에서 유래합니다. 플럭서스라는 이름은 '흐름', '끊임없는 변화', '움직임'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플럭스(flux)를 기원으로 합니다.
Per Kirkeby(1938~2018)는 덴마크의 화가, 시인, 영화 제작자 및 조각가였습니다.
생존 아티스트가 아니었군요.
1~3억으로 가격이 책정된 걸 보니 비교적 인정받는 화가였던 모양입니다.
Gallery2/C18/[Seoul]
2007년에 개관한 갤러리2는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주와 서울에 전시공간이 있으며 서울점 주소지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길 204번지 입니다.
Gallery2에 소속된 신예화가 이은새의 작품이 한 점 걸려 있었습니다.
술 취한 젊은 여성들의 예민한 자기보호본능이 '밤의 괴물들'처럼 비친다고 묘사해 낸 시리즈 작품입니다. 아마 작가의 최근 발표 작품이 없어서인지 기존 작품 하나를 전시해 놓은 것 같은데 그래도 아트 잡배에게 친숙한 작품을 만나니 왠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Galerie Lelong & Co.(갤러리 렐롱 & 코.)/C19/[Paris, New York]
데이비드 호크니의 iPad화가 반겨줍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코로나 19시대가 엄습해 온 시대, 외출이 어려워지자 iPad화 그리기를 시도했던 할아버지입니다. 그런데 1m가 넘는 작품을 어떻게 iPad로 그릴 수 있었을까요? 혹시 확대기능을 활용하여 그림을 그린 후 크게 출력해 낸 것은 아닌지... 제작과정은 차치하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끝없는 창작열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게 됩니다.
경의를 표할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사견이지만, iPad화가 서양회화의 대세가 될 수는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데이비드 호크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죠?
개인적으로는 그의 동성애 성향에 비호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작품까지 배척하지는 않습니다. iPad 작화는 표현기술에서 한계가 있지만 그의 유화 작품은 세련되고 군더더기가 없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의 성정체성에 비호감을 가지는 것과 비슷하게 iPad로 그린 그림들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습니다.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취향과 작품 선구안에 태클 걸 수는 없는 일이죠.
그들의 태도와 혜안에 경의를 표합니다.
생존 작가 중 최고가격으로 작품이 팔리는 화가인데 이 작품의 책정가는 3~7억에 불과합니다.
왜 이렇게 싼가요?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은 영국계 아일랜드 화가로 16세기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배다른 형인 니컬러스 베이컨의 후손입니다. 그의 작품은 기괴하게 형상화된 독창성(?)으로 유명한데 특유의 강렬하고 원초적인 화풍으로 인간의 내면을 극단적인 암울함으로 표현한 작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미래를 묘사한 위대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생전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그의 컬렉션에 프랜시스 베이컨을 포함시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모두, 저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베이컨의 작품에 전혀 호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Marc Desgrandchamps(b.1960)의 작품인데 화면을 세로방향으로 가로지르게 쭉쭉 그려놓은 저것은 무엇일까요?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니 프로펠러를 삽입한 그림들이 더러 눈에 띄는데 일종의 프로펠러를 묘사한건지.. 그리고 제목을 보고 작품을 보아도 해석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그의 프로필 기사를 찾아서 읽어봅니다. 마크 데그랑샹은 프랑스 리옹에서 거주하며 작업하는 프랑스 미술계의 대표적인 인물 화가인데 불투명성, 투명성, 중첩의 개념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그의 그림이 비유적이라면, 실제로 우리는 신체와 풍경을 인식하고, 관점은 종종 뒤틀리고, 공간은 불확실하며, 갑자기 이상 현상이 발생합니다. 신체와 사물은 파편화됩니다. 그의 작품은 여러 우주(미술사, 사진, 영화, 문학, 음악)에서 참조되며, 매체의 특수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형상의 한계를 경험합니다. 아... 덴장 해설을 읽어봐도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이럴 땐 그냥 지나치기만 하면 됩니다.
Timothy Taylor(티모시 테일러)/C24/[런던, 뉴욕]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에서 Frieze Seoul 2024에 내세운 것은 Honor Titus(오너 타이터스)의 신작 전시회인 'Consider Me Charmed(나를 매료된 사람으로 여겨주세요)'였습니다.
Honor Titus(오너 타이터스)는 독학화가 및 음악가로, 2020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Henry Taylor의 동명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그 이전에 Titus는 펑크 록 밴드 Cerebral Ballzy(세레브럴 볼지)의 가수였습니다. 오너 타이터스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며, 이번에 출품한 작품들은 여성성에 전념한 시리즈물입니다. 그는 출품된 캔버스를 통하여 계급, 아름다움, 패션, 사회적 관습에 대한 개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타이터스는 여성 초상화에 집중했습니다. 미국 팝의 전통을 바탕으로 여성의 매력, 특히 광고와 상업적 미학에서의 역할에 대해 성찰한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팝아트에 기반을 두고 있어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현대미술은 불편한 요소를 안고 있어 당혹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Titus의 작품은 Édouard Vuillard, Pierre Bonnard, Félix Vallotton을 포함한 프랑스 후기 인상파 그룹인 Les Nabis(나비파)의 평면 색상, 장식 패턴, 단순화된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Titus의 인물들은 느긋하게 쉬고, 몸단장을 하고, 놀거나 유혹하기까지 하는 등 편안한 세계관에 보호받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쟁 간과 후의 미학을 즐기는 Titus는 재즈 시대와 삭홉 패션(sock-hop fashions), 잔디밭 게임, 테니스 화이트를 언급하며 섬세한 감성으로 피사체를 포착합니다. 여기서 삭홉(Sock-Hop)이란 '양말을 신고 춤을 추는 비공식 댄스'를 의미하는데 특히 1950년대 고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습니다.
타이터스는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그룹인 Les Nabis(나비파)의 기법을 활용하여 초상화가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나비파는 양식화된 패턴과 장식 요소를 사용하여 피사체(모델) 내면세계의 복잡성을 전달하였던 화파입니다. 타이터스의 그림은 미묘하고 은밀하며 조용합니다. 그는 자신의 캔버스에 숭배와 비판을 함께 유지하는 능력으로 아름다움에는 도덕적 차원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나비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타이터스의 작품을 보는 순간 아렉스 카츠가 떠올랐습니다. 왜 그랬던걸까요?
작품을 보면 홀에 꽂혀있는 막대기가 화면과 인물을 양분하고 있는 듯합니다. 인물의 상부는 공을 홀에 집어넣으려는 집중력으로 가득 차 있는 심경을 묘사하고 있으며 인물의 하부는 그런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데 아낌없는 헌신을 감당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책정된 예상가격이 싼 건지 비싼 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작품의 퀄리티가 높건 낮건 상관없이 한 장에 1억을 호가하는 작품은 구매할 의사타진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은 서글픈 이야기입니다.
작품 <유행(In fashion)>은 진홍색 정장을 입은 1940년대 중국계(?) 여성모델이 Runway를 걷고 있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인민복 패션인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공산주의 사회의 여성인물로 비칩니다. 그(공산주의) 컨셉에 맞춘 것일까요? 패션쇼 런웨이를 걷는 그녀는 차갑게 앞을 바라보고 있으며, 세련되지만 뚫을 수 없는 엄정한 군기(?)가 잡혀있는 느낌이 전달되어 옵니다. 그녀의 그림자는 바로 너머 몇 인치 떨어진 부르고뉴 벽(the burgundy wall)에 드리워져 있고, 작품 왼쪽 아래 모서리에는 모호하지만 위협적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드레스 슈즈가 포지션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모델이 있으니 당연히 바라보는 구경꾼들이 바글거릴 것입니다.
여성 발레리나가 드레스 차림으로 밤하늘을 치켜봅니다.
여성은 슬픔의 심로를 걷는 중인가요?
이 작품은 20세기 중반 남녀공학의 미학을 스타일링한 젊은 여성을 그렸습니다. 큰 벽돌 건물의 창틀에 천연덕스럽게 앉아서 햇볕을 쬐고 있는 여학생! 추정컨대 저 여성은 땅에서 떠 있는 위치에 포지션을 잡고 있으므로 추락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아래에 있는 위험이나 혹은 럭비 선수와 장난치는 상황이지만 아마도 그녀는 자신의 안전성을 신뢰하고 있는 듯합니다. 타이터스는 이처럼 세련되고 미묘한 그림에서 아름다움, 힘, 부족, 욕망에 대한 명상을 제공합니다.
Mazzoleni/M5
Galerie du Monde(갤러리 뒤 몽드)/M6/[Hong Kong]
왕공이(王公懿)는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현재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R+V(Robilant+Voena, 로빌란트+보에나)/M15/[London, Milan, New York]
프랑스 북부 루베(Roubaix)에서 벨기에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장-조제프 위르츠(Jean-Joseph Weerts)는 파리의 에콜 데 보자르(the École des Beaux-Arts)에 입학하여 이시도르 필스(Isidore Pils)와 알렉상드르 카바넬(Alexandre Cabanel)에게서 수학했습니다. 위르츠는 1869년 살롱에서 데뷔하여 성공적인 초상화가이자 역사 화가로서의 길을 걸었습니다.
<Picasso Lacerato(2001)>는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Mimmo Rotella(미모 로텔라)의 선구적인 데콜라주 기법이 사용된 작품입니다. Rotella는 이탈리아 전후 예술의 최전선에 서서 새로운 실험적 실천을 위해 회화를 재빨리 포기하고 캔버스 조각과 도시 성벽에서 찢어낸 광고 포스터 조각을 붙여 데콜라주를 제작했던 아티스트였습니다.
세자르 산토스(b.1982)는 현대 쿠바계 미국인 예술가이자 초상화가입니다. 그는 두 가지 이상의 예술적 경향을 미학적 균형으로 표현하는 그림 즉, "싱크레티즘(Syncretism)"이라는 작품군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Wooson Gallery(우손 갤러리)/M17/[Daegu, Seoul]
우손갤러리는 2012년 개관 이래
‘예술과 인간과 문화’가 서로 만나는 새로운 의미의 문화공간이라는 고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오고 있습니다.
대구와 서울에 전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서울점의 주소는 서울특별시 성북구 선잠로2나길 9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