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남(1943~1998)作, 신시아사달 190387, 1987, oil paint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백수남은 1979년 현실비판인식을 내재한 '현실과 발언' 창립에 참여했던 작가로, 시대적 상황을 기괴하고 음울하게 표현한 초현실주의 경향을 작업을 선보인 바 있었습니다. 신시(神市)와 아사달(阿斯達)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한 이 작품은 오방색의 끈이 달려있는 거대한 당산나무와 해골이 산처럼 쌓여있는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초록빛 알들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발견한 구슬을 생명의 원형질로 해석한 것입니다.
임세텍, 서울1975, 1975, acrylic paint on canvas [MMCA]안창흥(b.1953), 인간 이후, 1979, paper, oil paint and magazine on panel, collage [MMCA]박불똥(b.1956), 현대묘파트, 1985, photograph on paper, collage [MMCA]한만영(b.1946), 시간의 복제 87-7, 1987 [MMCA]강환섭(1927~2011)作, 무한, 1977, oil paint on canvas [MMCA]곽인식, 긴머리 소녀, 1946, oil paint on canvas [대구미술관]송혜수(1913~2005), 설화, 1942, oil paint on canvas [MMCA]전화황(1909~1996)作, 춘향의 재회, 1978, oil paint on canvas [광주광역시립미술관]이중섭(1916~1956)作, 소와 여인, 1942, pencil on paper [이건희컬렉션]
이중섭은 1936년 도일하여 자유로운 학풍의 문화학원에서 수학했고 유력한 재야 전위미술단체인 '자유미술가협회'에서 활동했습니다. 1937년 김환기가 창립멤버로 참여했고, 이후 문학수, 유영국 등이 회우로 활동한 이 협회는 고전(古典)에서 전위의 가능성을 찾으며 추상과 초현실주의를 지향했습니다. 일본 유학시절 이중섭은 상상을 매개로 고대 혹은 원형적 신화세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초현실주의가 말하는 '모든 대립이 사라지는 지점'을 꿈꾸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중섭, 반우반어(反牛半魚), 1940, carbon paper painting and watercolor on paper [이건희컬렉션]이중섭, 소와 여인, 1941, carbon paper painting and watercolor on paper [이건희컬렉션]이중섭, 소와 여인과 아이들, 1950년대, incise and oil paint on tinfoil [이건희컬렉션]이중섭, 물고기와 여인, 1941, carbon paper painting and watercolor on paper [이건희컬렉션]이중섭, 줄 타는 사람들, 1941, pen and watercolor on paper [이건희컬렉션]이중섭의 추상적 경향을 나타내는 작품들김환기, 드로잉, 1941, color on paper [MMCA]
김종남(마나베 히데오), 김욱규 전
김종남, 김욱규 작품을 내건 2 전시실
김종남(마나베 히데오, 1914~1986)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1934년 일본미술학교 서양학과에 입학하였고,
졸업 후엔 일본에 처음으로 초현실주의를 소개한 후쿠자와 이치로(1898~1992)가 운영한 '후쿠자와 이치로 회화연구소'에서 수학했습니다. 태평양전쟁 말미에 항공병을 위한 교육자료 만드는 일에 징용되어 복무한 그는 전후 미군부대에서 디자인과 편집일을 하였습니다.
1950년 마나베 집안의 양자가 되어 일본 여성과 결혼한 이후로는 일본인으로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임종을 앞둔 시점에 비로소 두 아들에게 자신이 한국인임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평생 초현실주의로 일관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김종남(마나베 히데오)은 사견입니다만, 한국계 일본화가로 보는 것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면을 가득하게 채우는 원시 밀림 곳곳에 생물체를 배치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같은 해에 그린 <풍경>과 유사한 구성인데요, 에른스트(Max Ernst) 또는 루소(Herni Rousseau)의 영향을 받은 느낌이 묻어납니다.
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새들의 산아제한, 1978,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미상, 1985,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사라져가는 초록, 1982,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마른 꽃의 환상, 1981, oil paint on canvas [Fuchu Art Museum(후추시미술관)]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마른 꽃의 환상, 1981 [detail]
손에 막대기를 들고 위협하는 오렌지색 조류의 모습이 생뚱맞고 기괴합니다.
뭐, '환상'을 그린 것이라하니...
김종남의 작품이 전시된 2실 풍경.. 한산합니다.
1실 '삶은 다른 곳에 있다'외의 2, 3, 4실은 매우 한산합니다.
빨리 눈치 까고 Skip 했어야 했습니다.
즉, 이 기획전시는 1실 '삶은 다른 곳에 있다'가 메인이고 그곳 작품이 그나마 봐 줄만 합니다.
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부식하는 대지(공해A), 1976, oil paint on canvas [Tamashin Art Museum]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부식하는 대지(공해A), 1976 [detail]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황야에서 날개짓하다, 1969,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황야에서 날개짓하다, 1969 [detail]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대치하는 풍경, 1967, oil paint on canvas [Fuchu Art Museum]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비행기가 있는 풍경, 1955, oil paint on canvas [Itabashi Art Museum]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비행기가 있는 풍경, 1955 [detail]
김종남(마나베)은 태평양 전쟁 후 부서진 비행기를 종종 작품에 등장시킵니다. 이것은 태평양 전쟁 당시 육군항공정비부대에 징용되어 자동폭격 조준기의 도면을 그려 항공병을 위한 교육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하였던 전쟁체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패전 후 전투기가 부서진 채 밭에 뒹굴던 장면을 보았을 때 그 장면이 강하게 뇌리에 남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전시실 풍경전시실 풍경
김종남의 작품들은 대부분 일본 지방미술관 소장품이거나 그의 유족(아마도 일본인으로 살고 있으리라 추정되는) 소유입니다. 즉 협상으로 전시를 위해 대여받았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날 지방에서 올라온 고딩들의 수학여행(?) 중 관람차 입장한 학생들이 보입니다.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초록의 감시자들, 1982,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
초현실주의 작품이라 하지만 비교적 소박한 구성입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자연 풍광을 담았고 그 속에 곤충이나 사람 얼굴을 집어넣은 형식의 그림들입니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얼굴(자화상이라 해야 하나요?)도 등장합니다.
전시장 풍경... 역시 한산합니다.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버려진 기억, 1978,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
기존 화풍과 결이 다른 작품이 하나 있네요.
해독하기 어려운 신문기사의 글자들로 작가는 무슨 의미를 담으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언뜻 드러나는 요시다 시게루 수상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보입니다. 요시다 수상은 1951년 미일안전보장조약 체결에 관여했던 인물입니다. 이 조약과 같이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일본 내 재일조선인은 외국인 신분이 됩니다.
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제목미상, 1976,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의 작품전시가 계속 이어집니다. 지겨워지기 시작합니다.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안개의 숲에서, 1978, pencil on paper [Tamashin Art Museum]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제목미상, 연도미상,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나의 풍경, 1980,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제목미상, 1985,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마른 꽃, 1979,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마른 꽃, 1979 [detail]김종남(마나베 히데오)作, 창(Window), 1979, oil paint on canvas [Fuchu Art Museum]
김종남(마나베 히데오)의 작품을 둘러보는 도중에 이번 전시회의 기획이 너무 작위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스며 나오기 시작합니다. 김종남(마나베 히데오)의 작품이 우리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가치는 거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완전 '구색 맞추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김종남의 작품은 미술품으로 어느 정도 퀄리티는 확보하고 있다고 봐줄만했고 이후 등장하는 근대화단의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모두 처음 접하는 분들입니다. 그들의 작품에 대한 지식도 인지도도 없는 상태에서 만난 그림들은 도무지 공감이 가질 않습니다.
낯설어서 그런 걸까요?
김욱규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이내 싫증과 권태로움이 몰려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김종하, 박광호, 김영환, 신영헌으로 이어지는 초현실주의 작품들은 바쁘게 걸어가면서 skip!, skip!, pass!, pass! 를 외쳤습니다.
이런 전시 피곤합니다.
김욱규作, 제목미상, 1960년중반~1970년초,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욱규作, 제목미상, 1960년중반~1970년초,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욱규作, 제목미상, 1970년대,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욱규作, 제목미상, 1970년대,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욱규作, 제목미상, 1960년중반~1970년초,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욱규作, 제목미상, 1970년대~1980년초,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욱규作, 제목미상, 1970년대~1980년초,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2전시실 풍경김종하作, 돛단배와 지구모형이 있는 정물, 1969, oil paint on canvas [MMCA]김종하作, 실내의 정물들, 1982, oil paint on canvas [private collection]김종하作, 색장갑, 1957, oil paint on canvas [MMCA]김종하作, 달밤의 유혹, 1973, oil paint on canvas [private collection]김종하作, 화실의 여인, 1980, oil paint on canvas [private collection]김종하作, 여인과 체리, 1981, oil paint on canvas [MMCA]김종하作, 부채와 여인, 1980, oil paint on canvas [MMCA]김종하作, 제목미상, 1978, oil paint on canvas [private collection]김종하作, 마리나의 휴식, 2000, oil paint on canvas [private collection]김종하作, 제목미상, 연도미상, oil paint on canvas [private collection]박광호作, 역사의 장, 1960년대초, oil paint on canvas [유족소장]김영환作퇴실합니다.미술관 앞 고궁풍경